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805-아리의 여름캠프 등록과 Grange Park.

천마리학 2012. 3. 4. 14:56

 

 

 

*2011년 7월 12일(화)-아리의 여름캠프 등록과 Grange Park. 805

 

 

26도, 18도. 맑은 날씨

통통통통통··· 할머니이·····

들어오자마자 할머니 침대로 파고드는 아리.

오늘은 웬일로 새벽 5분 전 5시에 아리가 올라왔다. 평소보다 늦은 시간이다.

언제나처럼 올라오자마자 할머니에게 파고드는 아리는 한손으로 할머니의 옷깃을 더듬어 잡고 잠나라로 들어간다. 불면증치료 프로그램에 의해 5시에 일어나야하는 할머니가 바로 일어날 수가 없었다.

“할머니, 얘기!”

할머니가 가만가만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리가 잠이 들 때까지. 아리가 잠이 든 20분경, 살며시 일어났다.

 

 

 

 

 

 

 

오늘은 얼굴이 쓰라려서 수영장에 올라가는 것을 쉬기로 하고 운동삼아 외출하기로 했다.

지난 번에 그랑쥐 파크(Grange Park)에 있는 커뮤니티에서 등록해놓은 아리의 여름 캠프에 대한 서류를 제출할 겸. 걸어서 30분정도. 스트롤러도 밀고가기 때문에 좀 느리긴 하지만 걷기에 좋은 거리다.

 

아리에게도 선스크린을 발라주고, 모자를 쓰게 했다.

아리는 모자나 선그라스 등을 싫어한다. 언제나 집을 나설 때 뿐이다. 처음엔 마음이 내켜서 하겠다고 했다가도 이내 벗어부쳐서 할머니에게 짐만 만들어준다.^*^

 

 

 

 

 

 

오늘 아리는 스쿠터를 타고 갔다. 안전모에 무릎과 팔꿈치 보호대를 착용. 스쿠터가 이젠 제법 익숙하다. 조그만 녀석이 스쿠터를 타고 사람들 사이를 지나서 달려가는 모습이 사람들의 눈길을 모은다. 귀엽다!고 한마디씩 하기도 한다.

거리 곳곳에서 멈추기를 한다. 횡단보도 앞에서, 주차장이 있는 길목에서, 특별한 장식이 있는 가게 앞에서, 스코셔뱅크 앞에서, 멋진 거리풍경을 보면서··· 등.

길을 건널 때마다 엄마는 스톱! 체크!를 주지시키고, 뒤 따라 가는 할머니 역시 주변을 살펴가며 주의를 하고. 자세를 바로 잡게 한다.

 

 

 

 

 

 

 

 

스파다이나 에비뉴와 킹스트리트에 있는 스코셔뱅크에서 엄마가 일을 보고, 킹스트리트로 접어들었다. 오랜만에 지나가는 거리풍경을 보면서 눈에 띠는 대로 기억에 얽힌 이야기를 해가며 그랑쥐 파크에 도착할 때까지 아리와 엄마의 대화는 끊임이 없다. 아리가 어렸을 때, 할머니가 스트롤러를 밀고 수없이 돌아다녔었다.

 

그랑쥐 파크(Grange Park)에 도착하자마자 엄마가 서류제출을 하기 위하여, 공원 안 한 쪽에 커뮤니티 사무실에 가고, 우리는 놀이터에서 놀기 시작했다.

친한 친구가 없어 아리는 약간 어색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내 적응하며 오르락내리락. 그 중에서도 멍키 바를 많이 한다. 그곳의 멍키 바는 바 길이가 서너 개 밖에 안돼서 너무 수월하긴 했지만 이내 흥미를 잃었다.

 

 

 

 

 

 

 

 

할머니는 놀이터 옆 나무그늘 아래의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아리가 노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한편으로는 도리와 놀고 있는데 도리가 스트롤러에서 나오고 싶어서 팔을 휘저으며 소리를 한다. 도리를 꺼내어 무릎에 세웠더니 도리가 펄쩍펄쩍 뛰어오르는 시늉을 하며 좋아한다. 지나가는 바람과 만나 이마 위의 머리카락이 나풀거리자 도리는 더욱 신이 난다.

시간을 보내는 동안 점심때가 되어 엄마가 주변의 식당에서 음식을 사와서 먹고, 아리는 여전히 잘 논다.

도리를 베이비용 그네에 태우기도 했다.

마침 뚱뚱한 체격의 아저씨가 웃통을 벗고 경보로 공원길을 도는 것을 보고 아리가 흉내를 내어 할머니를 웃기기도 한다.

 

 

 

 

 

 

오후엔 자리를 조금 옮겨 나무그늘에 돗자리를 깔았다. 아리는 놀이기구의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시도해가면서 잘도 노는데, 가끔씩 마땅한 놀이상대가 없거나 혼자 놀기 지루하면 엄마와 할머니에게 함께 놀자고 요청하기도 한다. 주로 엄마가 놀아주었다.

 

 

 

 

4시경.

돌아오면서 퀸스트리트의 코너에 있는 커피샾에 들어가서 잠시 쉬었다. 맞은편 방송국 문 앞의 길에서 한 떼의 청소년들이 가끔씩 함성을 질러댔다. 누군가 연예인이 있는 모양이다. 세월이 지나 우리 아리, 도리도 저 때가 되면 저러겠지··· 하고 상상했다.

아리는 핫쵸컬릿과 씨리얼 요쿠르트.

할머니와 엄마는 냉커피.

화분에 있는 가랑고 꽃잎을 도리 원탁 위에 올려놨더니 팔을 뻗어 화분에 피어있는 가랑고 꽃잎을 뜯으며 놀았다.

돌아오는 길에도 스쿠터를 타는 아리를 조심시키는 일이 보통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