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10일(일)-엄마생일축하. 도리의 재롱 핵! 핵! 핵! 803
31도~25도. 맑은 날씨이긴 했지만 비가 올 것 처럼 은근히 더운 날씨였다. 5시에 일어나 컴 작업을 시작했다. 7시경에 도리의 아침외출, 오늘 아침엔 약간 늦다. 엄마는 자러 돌아가고 도리는 아직도 할머니 침대에서 쿨쿨 자고 있는 아리 곁에 뉘어놓았더니 옹알옹알 두리번 두리번 잘 논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할머니하고 함께 놀자고 보채서 컴 작업을 계속 할 수가 없다. 기분이 좋아서 할머니가 쥐어주는 폴라베어, 마우스, 토끼 인형을 가지고 놀다가 지루해 해서 안고 컴 앞에 앉았더니, 표지가 알록달록한 수첩으로 손이 가고, 종이를 끌어당겨 쥐고는 구기기도 하고 볼펜을 끌어다 쥐고 놀다가 입에 물기도 했다. 어쩔 수 없이 컴 작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
침대 위에 뉘어놓고 뒤집기를 하도록 시도하며 노는데 아리가 선잠결에 도리 곁으로 다가들자 처음에는 방긋 웃더니 가까이 올 기색이 보이자 겁을 내며 운다. 그런 줄도 모르고 아리가 다시 팔을 뻗어 도리를 안고, 얼굴을 맞대자 장난하는 줄 알고 잠시 가만히 있더니 또 이내 밀어낸다. 거울 앞에 놓아둔 엑서소서에 세워놓았더니 손에 잡히는 장난감들을 가지고 놀면서 들썩들썩, 옹알댄다. 핵! 핵! 핵! 으로도 들리고, 어찌 들으면 캑! 캑! 캑! 으로도 들린다. 도리의 재롱이다. 할머니 저랑 놀아요! 하는 의사표현이다. 얼마 전에 도리가 엣취! 하고 재채기를 하기에 블래스 유! 했더니 도리가 재미있는 듯 빵긋 웃었다. 할머니의 반응이 재미있었던지 억지로 꾸며서 앳취! 하며 재체기 하는 시늉을 해서 할 때 마다 블래스 유! 를 해주었더니 재미를 붙이고 반복하곤 했다. 그 후론 기분이 좋을 땐 할머니에게 그 조그만 입술을 오므려가면서 재채기 흉내를 내기도 하고, 또 재채기가 나오면 일부러 더 계속하면서 할머니의 반응을 보며 즐기기도 한다. 오늘 아침에도 엑서소서에서 장난감들을 입에 물고 할머니를 올려다보며 소리를 내는 것이다. 할머니가 블래스 유! 하거나 에취! 하고 반응을 보이면 혀를 꼬부려 빼물면서까지 출렁출렁 논다.
모두들 늦잠. 8시경에 도리를 안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더니 식탁위에 크림색 장미꽃다발이 놓여있다. 아하! 엄마생일이어서 아빠가 사놓고 회사에 갔구나! 이번 주에 FDA의 감사가 있어서 오늘도 오전에 회사에 나간 것이다. 할머니는 도리를 아래층의 엑서소서에 세워놓기도 하고 소파에 앉히기도 해가면서 장미를 다듬어 꽂고, 아침 식사 준비를 했다. 9시경에 아리가 나오고, 엄마도 내려왔다. 아침은 평소처럼 우리끼리 식빵과 베이글, 과일로 먹고 할머니는 엄마의 생일을 위한 점심식사를 한국식으로 준비했다. 밥을 앉히고 호박나물, 두부조림, 콩나물 무침, 풋고추초무침, 무말랭이, 달걀 올리브 볶음 등을 준비했더니 엄마는 케잌을 만들었다. 식탁을 차리려는데, 아리가 발코니에 나가서 먹자고 제안했다. 오케이! 아빠가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서 식사준비를 했는데 1시경에 돌아온 아빠는 와인을 준비하고 마지막 식탁준비를 도왔다. 즐거운 축하! 생일축하노래를 아리가 리드하여 합창으로 부르고, 와인잔을 건배하고, 즐겁게 식사. 식사 후에 대충 치우고나서 케잌에 초불을 켜고 다시 생일축하 노래를 하고, 아리가 엄마에게 축하 뽀뽀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
식사 후에 아빠가 엄마에게 어디 가고 싶으냐고 물었지만 엄마는 그냥 집에 있는 것이 좋다고 해서 온가족이 수영장에 올라갔다. 아리는 그야말로 물 만난 물고기. 소리를 지르고 신이 났다. 도리는 엄마의 손에 들려서 물에 뜨며 물장난. 보는 사람들마다 탄성을 지르며 시선 집중. 아리는 이제 많이 물과 친해졌다. 할머니가 갑자기 풍덩 밀어넣기도 하고 물속을 걷는 아리의 발을 걸어서 넘어지게도 하면서 흡! 할머니의 수영 트레이닝이다. 물에 들어갈 때 입을 다물고 흡! 하는 순간 숨도 멈추기! 제법 익숙해졌다. 그런 모습을 보고 엄마가 흐뭇해한다. 한 시간 정도 물에서 놀다가 내려와서 남겨놓은 케잌을 곁들인 티 타임. 다큐멘타리 <아마존의 눈물>을 보았다.
저녁식사는 할머니가 국수를 준비하겠다고 했더니 아빠가 계획이 있다고 하더니 레스토랑에 생선회와 초밥을 주문했다. 저녁 식사 후에 <헤리포터> 1부를 함께 보는데 할머니는 졸음이 쏟아져서 애를 먹었다. 9시 경, 잘 시간이 되어서 중단했다.
할머니가 올라와 있는데 아리가 올라오더니 “할머니, 캔유 잇 오트밀 위드 아리. 플리즈!” 할 수 없이 같이 내려갔다. 아리는 에플 오트밀을 먹는데 할머니더러 복숭아 오트밀을 먹으라기에 할머닌 배가 불러서 아리 먹는 것을 보기만 하겠다고 했지만 막무가내. 그래서 반 정도를 준비했는데 아리가 할머니 무릎에 앉더니 먹어버리고는 제 몫의 사과오트밀까지 먹었다. 먹으면서 할머니 귀에 대고. “이티이즈 씨크릿. 할머니, 아이 윌 슬립 위즈 할머니!”
그럼 그렇지. 그런 꿍꿍이가 있어 이층까지 올라와 오트밀 핑계를 대면서 할머니를 끌어내렸지. 미리 아리방에 들어가 대기 중이던 아빠를 밀어내고 할머니가 수고하는 수 밖에. 신이 난 아리가 책 <내 장화는 소리가 나>와 <뽀돌이와 뽀순이> 두 권을 읽어달라고 골라내고 불을 켠다. 될 수 있으면 일찍 자게 하려고 불을 켜지 못하게 했지만 어쩔 수 없다. “할머니 스토리 플리이즈!” 책을 읽어주는데 이야기를 붙여가면서 실제로 하는 것처럼 하니까 시간이 많이 걸린다. 두 권을 다 읽어주고 불을 끄고, 행여 할머니가 갈까봐 전전긍긍하는 아리가 할머니의 손을 놓지않고 이불위에 눕는다. 곁에 누워 손깍지를 끼며 안심시켜서 이야기를 엮어 들려주었더니 이내 잠이 든다. 잠이 든 뒤에 살며시 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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