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802-아빠회사의 가족 피크닠

천마리학 2012. 2. 23. 05:17

 

 

 

*2011년 7월 9일(토)-아빠회사의 가족 피크닠 802

 

 

 

1년에 한번 있는 아빠 회사의 가족 피크닉. 10시 반에 집을 나섰다. 제작년에 할머니와 함께 갔었고, 작년 여름엔 할머니가 한국에 있어서, 도리는 태어나지 않아서 엄마 아빠 아리, 셋이서 참여했었다. 그러니까 이번이 할머니에겐 두 번째, 도리는 처음이다.

31도, 21도의 쾌청한 날씨.

아빠의 동료들과 그 가족들. 인사 나누고 함께 놀기도 하고···

회사에서 제공되는 무료점심은 최고책임자가 담당부서원들과 함께 직접 요리를 하는 것이 할머니의 눈에는 색다르게 보인다. 한국 같으면 그럴까? 아니다. 높은 사람은 말쑥하게 차려입고 근엄한 자세를 취하면서 격식 갖춰가며 둘러보고 지나갈 것이다.

온종일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운동장 한 곳에서 계속 진행되고 있었지만 아리는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고, 주로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볼을 가지고 아빠와 함께 네트를 넘기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서 온갖 퀴즈문제를 내는 프로그램에서 여러 가지 선물도 받았다. 그러나 아리는 분명히 그런 일에는 적극적이지 않다. 물론 어린 탓도 있겠지만 타고난 성격 탓인 거 같다. 퀴즈문제를 내면 다른 아이들은 저요, 저요, 하면서 상품을 받기 위해서 매우 적극적이고 날쌔다. 그런데 아리는 그저 구경하듯 관망만 하는 쪽이고 어쩌다 할머니나 엄마가 채근을 하면 마지못해 손을 들기도 하는데, 손을 들고도 소극적이다. 때론 안타깝기도 하지만 성품이 그런 걸 어쩌겠는가.

돌아오는 길에 새로운 장소로 이사한 한국수퍼마켓 겔러리아에 저녁 식사를 하고 쇼핑을 했다. 채소와 과일 등. 먹을거리. 마침 내일이 엄마의 생일이어서 한국옷가게에서 엄마의 바지를 생일선물로 사고 할머니의 쫄바지도 샀다. 팥빙수 한 그릇을 사서 둘러앉아 먹기도 했다.

 

 

 

 

 

 

 

 

할머니는 여전히 불면증치료를 위한 규칙을 지키기에 너무 힘이 든다. 11시 반의 취침시간까지 기다리는 일. 평소 같으면 그 시간까지 잠이 안와서 걱정이었는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부터는 그 시간이 되기 전부터 졸음이 와서 견디기 어렵다. 매일 수영도 1시간씩 하는 탓도 있을 것이지만, 또 하나 몸속에서 새로운 규칙을 만드느라고 그런 모양이다.

할머니에게 있어서 잠을 쫒는 데는 책을 읽거나 컴퓨터가 그만이다. 책보다는 컴퓨터이다. 책은 더러 잠이 올 때도 있다. 그렇다고 컴퓨터를 마냥 할 수가 없다. 어젯밤에도 견디다 못해 11시까지만 하기로 작심하고 10시경부터 컴퓨터작업을 시작했는데, 11시가 되어 끄고 30분까지 책을 읽었는데도 잠이 쉬 들지 않았었다. 게다가 아래층에서 자던 아리가 중간에 잠이 깨면 할머니를 부르며 올라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또 깨어나야 한다.

 

 

 

 

 

 

이래저래 불면증 치료는 정말 어렵다.

역시 그동안 컴퓨터 작업으로 수면시스템이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 확실하다. 컴퓨터는 잠을 달아나게 하는 대신, 잠자리에 들었을 때 잠이 오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