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804-쓰라린 살결, 수실아저씨.

천마리학 2012. 2. 26. 22:05

 

 

 

*2011년 7월 11일(월)-쓰라린 살결, 수실아저씨. 804

 

 

아리가 새벽 3시에 올라와 함께 잤고,

도리는 아침 6시에 아침외출을 왔다.

9시가 가까워서 할머니가 도리를 데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사이사이 아침준비를 하는데 도리가 할머니를 놔주지 않아서 힘들었다.

9시가 넘어서 엄마가 내려왔고, 아침준비가 대충 끝나서 할머니가 아리를 깨우러 2층으로 올라갔는데 마침 아리가 나오고 있었다.

아리가 깨어날 때마다 할머니가 곁에 없으면 트집을 잡기 때문에 얼른 할머니가 너스레를 떨며 아리의 기분을 다둑거렸다.

“오, 지금 할머니가 아리를 데리러 올라오는데, 아리도 그렇구나. 우리가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생각을 했구나!”

떨떠름하게 나오던 아리가 마음이 풀려 할머니 손을 잡고 층계를 내려섰다.

 

 

 

 

 

 

10시 35분, 다른 날보다 30분 늦게 수영장에 올라갔다. 한 아저씨가 일광욕을 하고 있을 뿐.

풀에 들어가는 순간 아리가 얼굴이 아프다고 감싸 쥐며 비명을 지른다. 쓰라린 모양이다. 며칠 전부터 따끔거렸는데 할머니도 많이 쓰라렸다. 그냥 갈까? 했지만 노우. 그러나 쓰라려서··· 겉으론 햇볕에 그을러서 검어지긴 했지만 햇볓화상을 입지는 않은 상태이고 겉으로 보기엔 아무렇지도 않은데, 소독약 때문일까? 아리나 할머니 모두 피부가 약한 탓인듯 하다.

샤워를 하고 얼굴에 밀크로션을 발라줄 때 또 한 번 아프다고 비명을 질러대는 아리. 조금만 참으라고 했지만 못견뎌한다. 그때 마침, 멀리서 싸이렌 소리가 들렸다.

“봐, 경찰이 오나봐.”

아리의 눈이 똥그랗게 변한다.

 

 

 

 

 

 

 

“와이?”

“아리가 큰소리로 우니까 할머니가 아리를 때리는 줄 알고 누군가가 911에 전화를 했나봐.”

아리가 정말 겁먹은 표정이다.

“할머니 잡혀가면 좋아?”

“노우.”

“아마 할머니 경찰서로 잡아갈 거야.”

“앤 유 고우 투 제일?”(그리고 감옥에 가?)

이그, 어디서 감옥에 가는 건 알아가지고^*^.

“메이비!”

갑자기 걱정스러운 얼굴이 된 아리가 좋은 생각이 났다고 하면서 얼른 집으로 내려가자고 하더니, 다시 828로 찾아올지도 모른다고 하며 궁리를 한다. 어떻튼 빨리 내려가자고 했더니 행동이 민첩해진다. 걱정이 되긴 되는 모양이다. 할머니의 장난이 너무 비약했나?^*^

 

 

 

 

 

 

오후에 수실아저씨가 또 전달할 것이 있다면서··· 3시경에 물건들을 가지고 로비로 왔다. 수실 아저씨의 전화만 오면 모두가 질색을 한다. 너무 잘 해주니까 고맙긴 하지만 너무 자주하고 한번 통화가 시작되면 오래 끌기 때문이다. 오늘도 여러 차례 미루어오다가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한 약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닌 아리랑 도서관에 가고 없는 걸로 하고 엄마가 도리를 데리고 로비로 가서 만나고 들어왔다. 할머니에게 주는 노년을 위한 책과 엄마와 아리를 위한 책, 도리의 팔찌, 턱받이, 아리의 책 ··· 등을 주셨다. 수실아저씨 미안!

 

 

 

 

오늘도 아빠는 11시경에 퇴근했다. FDA의 감사가 내일 있기 때문이다. 대비를 하느라고 그동안 퇴근이 늦었고, 쉬는 날에도 출근을 했었다. 아빠가 하는 일이 매우 중요해서 책임이 크다. 무사히 통과하길!

할머니는 여전히 불면증치료 프로그램 진행 때문에 낮에도 간간이 졸음이 오는 걸 참느라고 애를 쓴다. 할 일들이 쌓여가니 마음이 불편하고 몸은 힘들다.

오후엔 발코니에 돗자리를 깔고 아리 도리랑 놀았다.

오늘 저녁에도 할머니가 아리를 재우고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