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807-억척배기 도리. 홈메이드 아이스크림. 양말깁기,

천마리학 2012. 3. 8. 06:25

 

 

 

*2011년 7월 15일(금)-억척배기 도리. 홈메이드 아이스크림. 양말깁기, 807

 

 

 

오늘도 7시에 할머니방으로 외출 나온 도리가 오늘은 좀 달랐다.

엄마가 손에 흔들이 장난감을 쥐어서 할머니 침대위에 눕혀놓고 돌아간 후에도 아무소리 하지 않고 잘 놀았다. 그래서 할머니는 컴퓨터작업을 잠시 더 계속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큰소리로 옹알이를 하기 시작한 도리.

“아아악, 아악, 끙끄응, 끙! 아앙, 아아아앙·····”

목소리가 얼마나 크고 옹골차던지, 싸낙빼기 같았다. 우는 줄 알고 놀라서 돌아볼 지경이었다. 그런데 천만의 말씀. 우는 게 아니고 노는 것이었다. 아직도 자고 있는 아리의 발치에 누워서 손에 쥔 장난감을 가지고 움직이면서 혼자서 하는 소리였다.

10 분 이상을 그렇게 놀았다.

할머니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도리야, 그렇게 재미있어? 장난감이 말을 안 들어? ·····”

할머니가 바라보는 기색을 안 도리가 잠시 할머니를 바라보고는 방끗 웃고는 다시 계속한다.

 

 

 

 

 

 

 

 

요즘 도리는 절대로 혼자 있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주변의 사람이나 물건을 얼마나 샅샅히, 꼼꼼히 살펴보고 응시한다.

엄마는 육아지침서에서 봤는데, 그 시기의 아기들이 그런다고 한다.

우리 도리, 정상!

도리의 눈빛, 몸짓을 포함한 행동표현이 정확하고 강렬하다.

엑서소서에서 나오고 싶으면 아악, 아아앙, 소리를 지르며 풀쩍풀쩍 뛴다.

누워 있다가 일어나고 싶으면 끄응, 끙, 끙, 소리를 내고 다가가면 얼른 일으켜달라는 눈빛으로 팔다리를 버둥버둥, 하늘 자전거를 돌리며 팔을 내 뻗는다.

엎드려 있다가 일어나고 싶으면 아악, 앙, 소리를 내며 팔과 다리를 나르는 형상으로 들어 올려 허공에서 수영하듯 저어댄다. 어쩜 곧 기어다닐 수 있겠구나 짐작이 된다.

 

 

 

 

 

 

 

하이췌어나 스트롤러에 앉아 있다가 나오고 싶으면 으응, 으으, 아앙, 소리를 내며 몸통을 벌떡벌떡 들어 올리며 손을 휘젓는다.

도리를 안고 소파나 의자에 앉아있으면 일어서서 돌아다니라고 몸을 꾸불텅거리며 쭉쭉 뻗어대며 앙앙 거린다. 그러다가 일어서면 아주 기분 좋아한다. 요즘은 아침마다 발코니에 안고 나갔더니 안고 일어서면 발코니 쪽을 바라본다. 나가면 두리번두리번 바쁘다.

아리가 곁에 오면 잘 놀 때도 있지만 때로 싫어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아리가 무안해 할까봐 신경 쓴다. 아리가 큰소리를 치고, 몸을 억지로 조이거나 흔들기 때문이다. 아리는 그게 애정표현이다.

아리가 춤을 추거나 이야기를 하면서 볼을 부비고, 이유식을 먹이고, 책도 읽어주고, 노래도 불러준다. 그 모습을 보면서 방실방실, 눈을 마주하다가도 어느 순간에 아리의 행동이 과하다 싶으면 바로 거부하며 운다. 할머니와 놀고 있을 때 아리가 다가오면 눈에 띄게 싫어하며 큰소리로 울어댄다. 그럴 때 아리에게도 상처가 안 되도록 중간역할 하기에 신경 쓴다. 아리를 많이 설득도 한다.

“도리야, 오빠가 도리를 아주 사랑하는구나. ··· 오빠, 미안해. ···오빠, 목소리 좀 낮춰줘. ··· 나도 오빠가 좋아. ···” 등등.

“아리야, 도리는 어려서 못 알아듣는 거야. ··· 아리도 어렸을 때 이랬다. ··· 도리는 아기라서 겁이 많은 거야. ··· 도리도 오빠를 좋아하는데, 지금 놀라서 그런 거야, ··· 아리가 오빠니까 동생을 잘 보살펴줘야지, ··· ” 등등.

 

 

 

 

 

 

 

 

나흘 전부터 시작한 아이스크림 타임. 한국식으로 부르자면 할머니 어렸을 때 먹었던 아이스케잌이다.

엄마가 과일을 갈아서 직접 만들어서 저녁식후의 디저트로 둘러앉아 먹는데 매일 과일의 종류를 블루베리, 호두, 아몬드, 맹고, 크랜베리, 바나나, 딸기 등 달리하여 만든다. 엄마는 반찬도 잘 만들고, 케잌도 잘 만들어 우리 식구는 모두 홈 메이드 케잌을 가장 좋아하는데 이젠 홈 메이드 아이스크림까지 만든다. 우리 엄마 최고!

오늘은 초컬릿까지 넣어 만들었다.

 

 

 

 

 

 

 

엄마가 정성들여 만들어주는 홈 메이드 아이스크림으로 올 여름 내내 저녁시간이 즐거울 것이다. 아이스크림을 먹는 동안 가족끼리 이야기 하고 장난도 치고··· 특히 아리의 발언이 기발하여 계속 웃어댄다.

할머니는 오늘, 양말 깁는 것 까지 모두 마쳤다. 당분간은 바늘 잡을 일 없따!^*^

나흘간 계속되던 아빠의 FDA 감사가 오늘 무사히 끝났다. 아빠만이 아니라 엄마와 할머니까지 모두 홀가분하다. 아빠, 부라보!

우리 모두 홀가분한 주말을 보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