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798-아리의 여름캠프와 도리의 다리운동 에어로빅타임

천마리학 2012. 2. 16. 05:16

 

 

*2011년 7월 6(수)-아리의 여름캠프와 도리의 다리운동 에어로빅타임. 798

 

 

오늘은 27도~ 18도.

불면증치료 기록이 계속 되고 있는데 매우 힘들다. 잠이 늘 부족하고, 쉽게 생각했던 11시 30분에 자고, 5시에 일어나는 것을 지키기가 생각보다 어렵고 지친다.

그래도 할머닌 아리와 놀아야하고, 사이사이 엄마를 도와서 도리도 돌봐야한다. 마음과 달리 몸이 힘들어서 뜻대로 못 돌봐주는 것이 안타깝고 서글프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는 가운데 오전부터 약간 흐린 기운이 있었지만 그래도 할머니는 오전 10시에 아리를 데리고 수영장에 올라갔다. 몸이 지쳐서인지 밤사이에 오른쪽 무릎이 아파서 걷기가 어려웠지만 그래서 더욱 핫텁(hottube)과 찬물풀장을 교대로 오가며 아리와 놀았다. 일요일인 첫날만 사람이 북적대었고, 그 다음부턴 약간 덜했지만, 오전에 일찍 가면 언제나 수영장은 우리 차지다.

 

 

 

 

 

 

몇 차례 오락가락하는 빗방울이 지나갔지만 상관없이 놀았다. 11시가 넘자 이웃에 사는 다른 집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 왔다. 5살, 7살, 8살의 라나, 리임, 셔얼크. 아리보다 많은 세 자매. 아리는 또 그 친구들을 사귀느라고 정신이 없다. 이미 라칸과 메리엄을 통해서 아는 사이였다.

12시가 되어서야 돌아왔다. 아이들 친구를 만나는 바람에 조금 더 오래 있었다.

오후가 되면서 날씨는 개었다.

할머니는 피곤해서 집에서 쉬고, 엄마와 아리 도리는 스파다이너 근처의 유니버시티 커뮤니티에서 운영하는 여름캠프 프로그램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서 나갔다. 8월29일부터 9월 3일까지의 한 주 동안의 프로그램에 한 명의 티오가 있다고 해서 갔는데 마침 그 전 주인 8월22일부터의 한 주 동안의 프로그램에서 한 사람이 취소를 해서 자리가 났다고 해서 2주의 캠프를 등록을 하고 돌아왔다.

 

 

 

 

 

 

 

도리는 그저 방글방글. 할머니를 보면 방글방글, 아빠를 봐도 방글방글, 엄마를 봐도 방글방글, 오빠를 봐도 요즘은 많이 방글거린다. 그래도 간혹 꺼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리는 도리를 매우 예뻐하며 늘 가까이 가려고 한다. 그러면서도 할머니가 도리를 어루거나 도리와 이야기를 나누면 할머니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는다. 또 할머니가 도리를 어루면 할머니를 가로막고 제가 도리 앞으로 가서 도리를 어룬다. 시샘을 부리는 것이다.

도리는 며칠 전에도 뉘어놓으면 스스로 엎어져서 우리 모두를 즐겁게 했는데, 더 이상 적극성을 안 보인다. 뉘어놓으면 그저 누운 채로 두리번 두리번 주변을 돌아보며 잘도 논다.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이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 그래서 할머니는 ‘열대지방에서 온 사람’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래도 도리는 기분이 좋으면 혼자서도 옹알이를 제법 하고, 할머니나 엄마나 아빠를 상대로 옹알이대화를 한다.

또 요즘 할머니가 불면증 치료 때문에 새벽 5시에 일어나니까 이른 아침이면 잠이 부족한 엄마가 도리를 안고 할머니방에 와서 놓고 간다. 할머니의 침대에 뉘어놓으면 신기한 듯 이것저것을 둘러보며 관심을 보인다. 거울 속의 제 모습과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서도 잘도 웃는다.

 

 

 

 

 

이유식도 규칙적으로 잘 먹는다.

하이췌어에 앉혀놓거나, 침대에 뉘어 놓았을 때 일어나고 싶으면 악을 쓰듯 소리를 치며 몸을 구불텅거려서 일어나고 싶다는 의사표시를 한다. 일어나고 싶어 할 때 할머니가 가서 양손을 내밀며 손! 하면 두 손의 주먹을 쥔 채로 연신 움직이며 제대로 쭉 뻗지는 못한다. 때로는 약간 내밀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이미 몸에는 일어설 준비로 힘을 주어 구부린다. 양손을 잡으면 일으켜 세우려고 하는 것을 알고 좋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때로는 스트롤러나 하이췌어, 소파 등에 오래 앉아있게 하면 일으켜 세우라고 아앙! 으윽~ 하고 소리를 질러대며 몸을 요동치듯 한다. 다가가면 손을 내밀기도 전에 다급하게 빨리 일으켜달라는 듯 몸을 벌떡거린다.

앉아 있을 때도 그렇지만 누워 있을 때도 손을 잡으면 몸을 구부리지 않고 한 번에 벌떡 일직선으로 일어선다.

안고 서서 이것 저것 돌아보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살핀다. 특히 거실에선 벽에 걸린 뻐꾸기 시계에 눈이 오래 머문다. 움직이는 추가 신기한가보다. 할머니 방에서도 벽에 걸린 둥근 시계를 오래 바라본다.

그렇게 안고 서성이다가 팔이 아파서 잠시 소파에 앉으면 일어서라고 힘을 쓰며 뻗대며 끄응! 끄응! 하고 싫어한다. 다시 일어서면 멈춘다.

발코니에 나가서 바깥세상을 보여주면 눈이 더욱 커진다.

 

 

 

 

요사이는 이유식에 브르콜리를 갈아 넣어 섞어 먹인다. 이유식을 잘 먹는 도리.

한달쯤 전인가? 할머니가 도리의 다리가 밖으로 휘어 O자형이 되고, 또 오른 쪽 다리가 약간 긴듯하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할머니 생각엔 앞 멜빵으로 메고 다니고 모르는 사이에 몸이 한쪽으로 기운 자세 탓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그때부터 가능한 한 앞 멜빵 사용을 금하고, 수시로 도리의 다리를 곧게 펴가며 운동을 매일 시키고, 또 체중을 양쪽 다리에 고루 분산시키는 서 있는 자세를 많이 취하도록 물론 할머니 스스로도 하지만, 엄마에게 권했다. 의외의 발견에 엄마가 깜짝 놀라며 걱정하는 눈치였다. 그렇지만 아직 어리기 때문에 곧 수정되리라 생각했었다.

그 후, 짬나는 대로 도리의 다리를 곧게 펴게 하여 주무르기도 하고 ‘섬마섬마’를 하며 서있는 자세를 취하기도 하며 노력했다. 물론 지금도 계속하지만.

도리의 ‘에어로빅 타임’이라고 불렀다.

그렇게 도리의 다리에 신경을 쓴 결과인지, O자형 가깝던 다리가 눈에 띠게 직선으로 펴졌다. 아직도 발목부분에서 약간 안쪽으로 구부려지는 경향이 있어서 계속 만져주긴 하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서 소아과 의사와 상담을 해볼 작정이다. 오른쪽 다리가 약간 긴 것은 여전하다. 똑바로 세워보면 오른쪽 다리가 약간 휜 자세를 취한다. 똑바로 세우면 언제나 양발을 발끝으로 서기 때문에 여러 번 다시 세워가며 양 발바닥이 모두 바닥에 닿도록 노력한다. 미세한 차이라서 곧 고쳐지지 않을까 한다.

 

 

 

 

 

새벽 1시경에 또 아리가 올라왔다. 언제나 오자마자 아리는 할머니를 파고들며 잠이 들지만 할머니는 잠의 리듬이 깨어져서 불편을 겪으면서 불면증 치료에 고전을 면치 못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할머니는 이상하게도 오늘은 무릎과 허리도 아프다. 요사이 무릎과 허리가 살짝살짝 아프더니 오늘은 좀 더 심하다. 아무래도 수영장에 다녀서 그런 것 같다. 물속에서 걷기도 하고 스트레칭도 하고 수영도 조금씩 했더니 안 쓰던 전신의 근육을 쓰게 되기 때문이다. 수영장이 작아서인지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어른들이 없고 단지 몸을 물에 담그고 전망을 보며 대화를 즐기는 터라서 할머니도 서툰 수영을 해보고 싶지만 할 수가 없다. 그래도 다른 사람이 없을 때 아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도 배영과 자유형을 조금씩 했다.

그런 탓인지 허리가 많이 아파서 금방 부서져버릴 것 같은 기분이다. 주의 깊게 짚어보니 뼈가 아픈 건 아닌 것 같고 근육이 아픈 게 아닌가 해서 은근히 마음을 놓기도 한다. 왜냐하면 디스크초기진단을 받았기 때문에 몹시 신경이 쓰인다.

그런 사정도 모르는 아리. 그저 뛰어야하고, 함께 움직일 때마다 힘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