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795-캐나다 데이, Trinity Bellwoods Park에 가다

천마리학 2012. 2. 11. 10:28

 

 

 

*2011년 7월 1일(금)-캐나다 데이, Trinity Bellwoods Park에 가다. 795

 

‘카나다 데이’라서 공휴일이다. 아빠는 어제밤 늦게 까지 회사일로 바빠서 늦게 퇴근했었지만 오늘은 쉰다.

점심을 먹고 나서 온 식구가 트리니티 벨로우 공원에 갔다.

킹스트리트를 지나서 공원 근처까지 갔을 때 도리의 모자가 없어진 것을 발견, 우리는 길가의 벤치에 앉아서 기다리기로 하고, 아빠가 오던 길을 되돌아가서 한참 만에 찾아왔다.

그동안 몇 번의 경험으로 봐서 이곳 카나다에서는 물건을 잃어버려도 곧잘 그 자리에 가면 찾을 수 있는 점이다. 한국에선 잃어버리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아빠가 도리의 모자를 찾으러 간 사이 길가 벤치에서.

 

 

 

공원엔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무료로 나눠주는 카나다 깃발과 카나다를 상징하는 빨간 단풍잎의 뺏지, 햄버거, 특히 햄버거를 나눠주는 곳엔 오후까지 긴 줄이 이어졌다.

 

이 지역의 하원의원인 올리비아 차오(Olivia Chow-NDP 신민당 당수 Jack Layton 의 부인, 중국계)가 제공하는 것이었다.

많이 느끼는 것이지만 허례가 없는 점, 과사하지 않는 점, 검소하고 소박한 점 등이 여전히 드러난다. 예를 들어 차오만 해도 그렇다 그냥 편한 평상복으로 나와서 자기 지역구 사람들과 마치 이웃집 아줌마처럼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고 이야기 나누고, 그러면서 행사진행을 같이 즐기고 리드한다.

 

 

 

 

하원의원 챠오와 무료 페이스 페인팅을 한 아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마치 이웃집 아줌마 같다.

누가 최고의 신뢰를 받고 있는 신민당 당수 잭 레이튼의 부인이며 하원의원이라고 생각할까.

아리 역시 공원에서 만나는 아줌마 정도로 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이라면 과연 그럴까?

옷차림부터, 주변에 호위병처럼 줄줄이 싸여있을 것이고 잠간 얼굴 비치고 바쁘다고 사라질 것이다. 그런데 차오는 끝까지 함께 있었다. 있을 뿐만 아니라 짧은 연설을 하고, 생사진행을 하는 자원봉사자들을 일일이 소개하고 공연하는 사람들도 소개하며 함께 손뼉치고 가끔 추임새까지 넣고 사이사이 주민들과 이야기 나누고···

무료로 제공하는 햄버거를 타기 위해서 줄을 선 사람들이 꼬리를 이었지만 누구하나 독촉하거나 짜증내는 사람들이 없었다.

 

 

 

나무 아래 깔아놓은 돗자리에서 도리도 즐겁다.

 

 

 

곳곳에서 무료로 어린이들을 위하여 제공하는 프로그램들도 있다. 이 행사에서만이 토론토의 다른 모든 행사들이 항상 어린이들에게 사소한 것들일망정 무료로 나누어주는 것이 많은 것도 우리와 달랐다. 장사꾼이 없다. 돈 받고 파는 일? 전혀 없다.

그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함께 어울려 즐기면 된다.

 

 

 

 

공원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에서 미끄럼틀을 즐기고 있는 아리.

일반 미끄럼틀보다 더 기술을 요하는 미끄럼틀.

윗통을 벗어부친 아리는 스릴을 즐긴다.

 

 

 

노래와 춤의 공연, 놀이터·····,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여기저기 자리를 깔고 햇볕을 즐겼다. 우리도 공연무대 앞의 큰 나무 아래에 돗자리를 깔았다.

 

아리는 놀이터에서 물장난을 비롯하여 놀이기구를 섭렵하며 엄마랑 아빠랑 할머니랑 모두모두 즐거운 시간. 얼굴에 라이언과 유니콘 모양의 페인팅까지 했다.

 

 

 

 

이젠 신발도 벗어버렸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멈출 줄 모른다.

햇볕도 두렵지 않다.

 

 

 

도리 역시 돗자리 위에서 방글방글, 엄마, 아빠, 할머니의 손을 교대로 즐겁게 잘 논다.

오후 4시경, 행사가 끝나도 돌아오는 길에 일본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저녁을 먹었는데, 아리는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긴 의자에 누워서 잠에 골아 떨어졌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