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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초등생들-독일의 성추행 예방 동영상

천마리학 2012. 1. 8. 05:49

 

 

 무서운 초등생들
  • 김광일 논설위원
  • 입력 : 2012.01.06 23:07

    보기만 해도 끔찍한 구렁이가 여자아이를 휘감는다. 구렁이는 사람 피부 빛을 띠고 남자 성기처럼 생겼다. 구렁이는 여자아이의 몸을 껴안고 평생 떠나지 않는다. 여자아이가 나중에 죽어서 관 속에 들어간 뒤에야 구렁이는 스르륵 빠져나간다. 독일에서 만든 성추행 예방 동영상이다. 어릴 때 당한 성추행이 얼마나 치유하기 힘든지 보여준다. 대구의 학교폭력예방센터 책임자는 "성인 남자가 봐도 섬뜩하다"고 했다.

    ▶'왕따 폭력'을 견디지 못한 대구 중학생이 자살한 지 3주 가까이 됐다. 이번에는 경기도 안산의 초등학교에서 6학년 여자아이가 같은 학년 남자아이 7명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남자아이들은 지난여름 모두 여덟 차례나 교실, 교사협의실, 기초학습실에서 여자아이의 옷을 벗기고 몸을 만졌다. 야산에서 성폭행을 하려다 실패한 일도 있었다.

    ▶성적(性的)으로 친구를 괴롭히는 가해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든 포르노를 몰래 보면서 왜곡된 생각에 젖는다. '피해 여자아이가 처음에는 싫어해도 나중에는 좋아하게 된다'는 허황된 믿음이다. 포르노에 빠진 가해 아이에겐 죄의식도 없다. 유튜브에 포르노 동영상을 링크 걸어놓고 돌려보기도 한다. 범죄피해 심리지원기관 스마일센터는 "우리에겐 아직 가해아동용 치료 프로그램이 없다"고 걱정했다.

    ▶몇 년 전 아이들끼리 '커버(cover) 놀이'가 유행했다. 격투기 유행에 휩쓸린 악동들이 어쭙잖은 기술로 또래 아이들을 괴롭히는 짓이다. 친구를 세워놓고 두 손으로 얼굴과 가슴을 가리게 한 뒤 나머지 몸을 때렸다. 당하는 아이들은 80%가 피해를 알리지 못했다. "보복이 두렵고, 부모에게 미안하고, 자신이 한심하다"고 했다. 이 아이들은 속을 털어놓을 수 있는 '알림이' 교사나 '지킴이' 상담사가 있다는 것도 잘 모른다.

    ▶초등생들의 비행과 폭력을 그린 80년대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옛날 얘기다. '깨끗공주와 깔끔왕자' '뽀뽀하기 싫어요' 같은 성교육 동화가 포르노를 섭렵한 아이들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어른들의 예방 프로그램은 되바라진 아이들을 따라잡지 못하고, 피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고 있다. 플라톤은 "아이들은 가장 교활한 동물"이라고 했고 스펜서는 "어린이는 부모의 행위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했다. 아이들이 무섭고, 부모인 내가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