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779-[아리랑]과 [도리송] [오, 샹제리제·····] 게이트 볼

천마리학 2011. 12. 21. 13:22

 

 

 

*2011년 6월 14일(화)-[아리랑]과 [도리송] [오, 샹제리제·····] 게이트 볼

 

 

 

요즘 아리의 입에서 ‘아리랑’과 ‘오, 샹제리제’가 수시로 터져 나온다.

“오~ 샹제리제~”

오직 이 한 줄.^*^

우리집에선 ‘아리랑’을 ‘아리송’으로, ‘도라지’는 ‘도리송’으로 지정하고 있다. 그동안 ‘아리랑’을 진즉 알려주며 불러줬지만 한국말이 어려워선지 선듯 하려고 들지 않더니 요사이 스스로 입에 올리곤 한다. 물론 서툴긴 하지만 그래도 전에 알려준 것들이 잠재적으로 때가 되면 혹은 어느 정도의 기간이 지나면 배어나오거나, 기억이 되살려지는 모양이다. 이것도 어린아이들의 육아교육 중의 중요한 참고사항이 될 것이다.

그렇긴 한데, 아직도 ‘아리랑’의 구절 중 어려워하는 부분도 있고, 군데군데 혀가 제대로 돌지 않거나 과잉으로 돌아가는 걸 볼 수 있다.

 

 

 

 

 

 

 

 

어려워하는 부분은 ‘십리도 못가서’와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과 ‘발병 난다’

‘십니못하는’ ‘가시는 님’을 ‘가심님’으로, ‘발병난다’를 ‘발난다’하고 적당히 얼버무린다. 그래도 ‘아라리요오~’ 후의 ‘음음음~’하는 부분은 챙긴다. ‘어어어~’하면서. 그 부분이 아주 귀엽다.

‘발병난다’, ‘십리’ 등의 뜻을 이해시키는데 좀 어렵긴 하지만 반복해서 이야기해준다. 그랬더니 요즘은 학교 가는 길에서도 집에서 놀면서도 한동안 입에 올리던 <학교종이 땡땡땡> 대신 <아리랑>을 올린다.

그리고 사이사이 <아리랑>이 어렵다싶으면 막간에 쉽게 튀어나오는 것이 ‘오, 샹제리제~’이다. 오직 그 한 구절이지만.

 

 

 

 

 

 

 

 

오늘도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길 위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다가

“할머닌 그 구절밖에 몰라.”했더니

“아리도!”하고는 그 노래는 불어라서 아빠가 아니까 끝까지 물어보자!고 하면서 할머니를 안심시키는 눈빛으로 올려다본다.

“그러자, 아리! ^*^”

 

<아리랑>을 부르다가 더러 <도라지>를 뜸뜸이 흥얼거리기도 하는 아리.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산천에 백도라지.

한 두 뿌리만 캐어도 네가 내 간장 사리살상 다 녹인다.

에헤야 에헤야 ~ ]

 

‘도리송’이긴 하지만 할머니가 늘 도리에게 들려주긴 하는데 아직 강요하진 않는다. 도리가 어리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리의 귀에 그게 익어진 모양이다. 할머니는 속으로만 빙그레 웃는다.

 

오늘은 아리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코리아 타운으로 갔다. 이용우씨가 말하는 <캐나다 한국인>이란 신문을 찾아보기 위해서. 그러나 한국식품에 <캐나다 한국인>이 없었다. 설문조사용지만 있는 것을 보고 두 장 뽑아왔다.

 

 

 

 

 

 

오는 길에 ‘모다’ 간판이 사라지고 유리의 내부에 신문지로 발라져있는 것을 보았다. 내부수리중인 모양.

맞은편 옷가게의 진열장에 걸려있는 여름용 화사한 롱드레스를 보고 들어갔다. 한국인이라고 짐작하고 있었는데 중국인으로 한국말을 전혀 몰랐다. 롱드레서를 골라 한 개 샀다.

전철을 타려고 Saint Crispy 공원 횡단보도를 건너오면서 어디 벤치에 앉아 잠시 쉬려고 둘러보는데, 공원입구에 게이트 볼을 하고 있는 할머니를 보았다. 벤치에 앉았더니 할머니가 말을 건네오는데 한국사람이었다.

노인회 회원들로 매일 월 화 수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게이트 볼을 한다고, 함께 하자고 적극적으로 권했다. 난생 처음으로 한 번 쳐봤다.

한국인심으로 마침 누구 생일이었다면서 파티를 마치고 오는 노인들이 가지고 온 떡을 한 쪽 얻어먹고 다음에 시간 되면 나오겠다고 하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