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755-황금연휴, 치과와 11.5의 새 운동화

천마리학 2011. 10. 13. 09:44

 

 

*2011년 5월 19일(금)-황금연휴, 치과와 11.5의 새 운동화.

 

 

 

며칠도안 비가 내리던 날씨가 어제부터 개기 시작하더니 오늘도 쾌청은 아니지만 비는 오지 않는다. 회색빛 날씨. 기온은 11도~23도를 예보하고 있지만, 이미 난방시스템을 꺼버린 상태여서 오히려 실내에선 더 서늘하게 느껴진다.

 

아빠는 어제 오후 조금 일찍 퇴근해온 대신 새벽 2시에 회사에 갔다가 오늘 오후 1시경에 돌아왔다. 기계파트의 담당자가 결근하기 때문.

그런데 왜 황금연휴일까?

할머니에게만 해당된다. 다음 주 월요일, 23일이 빅토리아데이(VICTORY DAY)라서 일반 관공서나 회사들은 일하지만 학교들은 쉰다. 그래서 토, 일, 월을 쉰다. 그런데 이런 경우 금요일까지 쉬게 해서 가족들이 긴 주말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카다나 정부의 방침이다. 이런 건 한국과 다른,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리가 유치원에 가지 않게 되고 따라서 할머니도 안 가니까, 일반인들은 사흘간의 휴가기간이지만, 할머니와 아리에겐 나흘간의 황금연휴가 되는 셈이다.^*^

 

 

 

 

오빠야 놀거나 말거나, 우리 도리는 역시 예쁘다!

 

 

 

 

사실 휴가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아리와 줄곧 함께 있어야하니까 어느 면으로는 더 힘이 든다.

 

아리가 앞니 아랫니가 자꾸만 끼리끼리(간지럽다)고 하면서 손으로 만진다. 아마 이갈이를 시작하려는 것 같다. 또 음식도 안 먹으려고 한다. 그러잖아도 식사시간만 되면 먹이기 전쟁을 하는데, 오늘 따라 더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하면서 아무것도 먹지 않으려고 해서 상하게 한다.

 

오후에 엄마아빠와 아리도리가 모두 산책을 나간 길에 치과에 들렸다고 한다. 치과 의사 빅아리가 검진한 결과 유아치가 빠질 증조라면서 영구치가 벌써 잇몸 속에 자리잡고 있어 올려 밀고 있으며 앞으로 이년동안 이갈이를 할 것이라고. 이는 다 건강하고 깨끗하다고. 지금의 이가 약간 틈이 벌어진 것이 좋다고. 그래야 크고 튼튼한 영구치가 제대로 올라와 자리 잡게 된다고.

오늘은 치과에 가서도 울지 않고 잘 검진에 응했다고 자랑이다. 굿 잡 아리!

 

또 새 슈즈를 샀다고 발을 내보이며 자랑이다.

옆 부분에서 걸을 때마다 반짝반짝 불이 깜빡이는 11.5 사이즈.

 

 

 

 

장난감을 가지고 요리조리, 도리도 오빠처럼 호기심이 많다.

 

 

 

 

 

오늘 아침에 나갈 때 할머니가 새 슈즈를 조금 큰 사이즈로 사라고 했더니 11과 12사이즈만 있다고 하더니 오늘은 마침 11.5가 있고 그것도 반값세일해서 12불에 샀다고 한다.

아리는 달리기를 잘 할 수 있는 슈즈라고 신이 나서 자랑한다. 아리는 그저 달리기에 관심집중이다. 신이 크거나 작아서 달릴 때마다 불편한 것을 늘 속상해했었다.

아리는 좋겠다!

 

평소에도 아리의 성대가 약한 것 같은데 오늘도 약간 쉰 듯, 피곤함이 묻어있다. 아리의 목소리는 걸핏하면 쇤다.

감기기운이 있는 모양이다. 게다가 아빠가 집에 있으니까 더욱 아빠에게 기댄다. 아빠에게 딱 붙어서 오히려 출판할 원고정리에 매달린 할머니에겐 잘 된 일이다.

아리는 아빠를 엄청 좋아하기 때문에 아빠만 집에 있으면 할머니도 엄마도 모두 뒤로 제쳐진다.

 

저녁에도 몸이 시원찮으니 더욱 아빠에게 매달리며 사소한 일에도 까탈을 부린다. 먹는 것부터 안 먹겠다고 해서 엄마아빠를 서운케 하고, 그럴 때마다 덤으로 할머니에게 의지하며 핑계를 대어서 할머니까지 난처하게 만들기도 한다.

 

 

 

 

도리는 카메라를 의식한다.

 

 

 

 

저녁식사테이블에서 억지로 먹으라고 하는 엄마아빠를 피해서 할머니를 끌고 1층의 제 놀이방으로 가더니 할머니랑 자자고 하면서 이불과 요를 꺼낸다.

밥을 먹다가 끌려간 할머니는 할 수없이 커튼을 치고 나란히 누웠다. 미열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또 일어나서 나대더니 결국 거실로 나오고 만다.

그렇게 왔다갔다 놀면서 칭얼대면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할머니는 이층으로 올라와 버리고, 엄마도 자러 들어가고··· 아리는 아빠와 함께 1층의 놀이방에서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