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리포트
이런 현실이 초래된 이유는 인성교육의 부재 때문이다. 인성교육의 부재는 한 개인의 차원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제까지 연결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내 아이만 생각하는 배타적인 가족이기주의가 팽배한 가운데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다. 가족 해체의 위기뿐만 아니라 지역이기주의, 집단이기주의는 고질적인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또, 극단적으로는 패륜적 범죄나 아무 가책 없이 사람을 죽이는 범죄도 결국 인성교육의 부재로 인간성이 상실된 우리 사회의 단면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사회가 경제는 발전하고 있지만, 건강, 행복, 인성교육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가면 우리 사회는 더 삭막해지고, 인간이 모여 살지만 인간답지 못한 불행한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인간성 회복이 중요하다. 인간성 회복은 곧 사람을 사람답게 만든다는 것이다. 교육의 기본 목적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데 있고 그 중심에 인성교육이 있다. 인성이란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본래부터 타고난 성품, 즉 본성을 말한다. 인간의 본래 성품은 밝고 순수하다. 인성교육은 인간이 타고난 성품을 발현하도록 하고 인간성을 회복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뇌 속 정보를 바꿔주는 교육 인간성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인성교육이 제대로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동안 인성교육을 강조해왔고 다양한 방식으로 인성교육을 해왔지만, 그 실효성이 크지 않았던 게 현실이다. 그 원인은 인성교육이 좋은 정보를 전달하는 수준, 혹은 한 번의 체험적 정보를 주는 생각 차원의 교육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친구들을 자주 때리는 학생을 지도할 때 “다른 사람을 때리는 것은 나쁜 행동이니 때리지 마라. 다음에 또 그러면 벌을 받을 것이다”라고 하는 것은 행동 차원의 교육이다. 이런 교육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 다음은 생각 차원의 교육이다. “네가 다른 아이를 때린다면 맞은 아이의 마음이 어떨까? 너도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렴. 네가 정말 바라는 것이 뭐지? 문제가 생길 때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니?” 하는 식으로 생각을 다뤄주는 교육이다. 행동 차원보다는 생각 차원의 교육이 좀 더 발전된 개념이다. 그러나 이 방식도 역시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생각은 감정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화난 감정일 때 폭력적인 생각이 일어나고, 두려운 감정일 때 자신 없는 생각이 일어난다. 그런 감정을 통제하는 생각은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부정적인 감정 자체를 정화하고, 감정을 조절해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네가 화가 나서 그랬구나. 어떻게 하면 그 감정을 다룰 수 있을까? 이렇게 해보지 않을래?” 하며 감정을 스스로 인식하고 조절하게 해주는 교육이어야 한다. 아이들의 문제 행동을 상담하다 보면 어떤 행동이 옳고 그른지, 마음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 옳은지 알아도 자기 마음대로 감정 조절이 안 되고, 생각처럼 행동이 따르지 않는 것이다. 생각 차원의 교육으로는 인성의 변화를 가져오기 어렵다. 지속적인 행동의 변화, 나아가 습관의 변화를 불러오려면 습관 차원의 교육이 절실하다. 습관 차원의 교육이란 인성적 정보들을 지식적 차원에서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뇌 속의 정보를 근본적으로 바꿔주고 긍정적인 습관으로 변화될 수 있게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행복한 학교, 어떻게 가능한가? 21세기는 뇌의 시대라고 한다. 뇌를 잘 쓰는 인재가 미래 사회를 이끌 인재가 될 것이다. 이제 자라나는 아이들 뇌의 무한한 가능성을 살려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성적이 우수한 상위 몇 %만이 박수를 받는 교육이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하고 성장하며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그런 교육이 가능할 수 있도록 뇌를 잘 쓰는 학교, 교사와 학생이 서로 통하는 학교, 흡연과 폭력이 없는 건강한 학교를 만드는 해피스쿨 캠페인이 교육현장에서 전개되고 있다. 이 캠페인은 2007년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이승헌 총장의 제안으로 시작되어, 현재까지 3백여 개 학교에서 협약을 맺고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해피스쿨 뇌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학습과 인성 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기본적으로 해피스쿨 뇌교육 프로그램은 하루 10분 뇌체조와 명상으로 아이들의 뇌를 깨우고 뇌파를 조절 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하고 인사하기, 서로 스킨십을 통해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사랑 주기, 웃음과 칭찬 등으로 두뇌 우호적이고 긍정적인 학교 문화를 만들고 있다. 이런 뇌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아이들이 자신을 사랑하게 되고 긍정적이 되었으며, 감정 조절 능력이 좋아지고, 친구관계가 좋아졌다. 긍정적인 자아 정체성이 형성되면서 흡연, 학교 폭력이 줄어들고, 안전 사고율이 낮아지는 효과도 나타났다. 또한 아이들은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뇌파가 안정되었다. 따라서 집중력이 좋아지고 학습 효과가 높아졌다. 무엇보다도 공부하는 목적이 정립되면서 자신을 더 소중하게 대하게 된다. 특히 같은 반 친구를 이겨야 하는 경쟁 대상자로 보던 것에서 벗어나 협력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함에 따라 우호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게 되었다. 진정한 인성교육은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게 하는 교육이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화로울 수 있게 하는 교육, 인간성이 회복된 교육이 되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자신의 뇌를 믿고 쓰는 힘을 키워주는 교육, 모두 같이 행복할 수 있는 교육 문화가 그것을 실현할 열쇠다. 글·김수정 사단법인 한국뇌교육원 www.hanedu.org |
[기획 리포트- 청소년기의 뇌]
남자아이 키우기와 여자아이 키우기는 뭔가 다르다는 것을 부모들은 막연히 알고 있다. “누나는 얘 나이에 읽기 쓰기를 했는데 얘는 남자아이라서 그런지 좀 늦네요”, “딸아이는 유치원에 잘 다녔는데 아들아이는 가기 싫다고 해서 아침마다 옷 입히고 버스 태우느라 전쟁이에요.” 교사들도 여학생과 남학생의 학습 방식과 반응이 사뭇 다르다는 것을 교실에서의 경험을 통해 잘 안다. 여자아이의 뇌와 남자아이의 뇌는 서로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차이가 있다면 그에 따라 부모의 양육 태도와 교사의 지도 방식은 어떻게 달라야 할까?
감정을 처리하는 방식에도 뇌 발달의 차이가 나타나는데, 일곱 살 무렵에는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불쾌함이나 불안 같은 감정을 편도체에서 처리한다. 그러나 청소년기가 되면 소녀는 감정을 처리하는 부위가 대뇌피질로 이동하는 반면, 소년은 여전히 편도체 중심으로 감정을 처리한다. 이로 인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일이 소녀에게는 가능하지만, 소년에게는 그것이 전혀 관계없는 뇌의 두 부위를 연결하라는 요구와 다를 바 없다. 부모가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에게 “네 감정을 말해 보라”고 아무리 사정해도 제대로 된 답을 들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교사들은 여학생에게는 따뜻한 지지와 친절한 태도로 지도할 때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이와 달리 남학생들에게는 퀴즈 같은 방식으로 서로 대결하게 하고, 과제를 수행할 때 시간 제한을 둠으로써 더 효과적인 학습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여학생은 교사와 친하게 지내려 하고, 남학생은 교사와 친하게 지내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차이는 모르는 장소를 찾아갈 때 여자의 경우 주변사람에게 길을 물어보며 찾아가지만, 남자는 여간해서는 묻지 않고 스스로 찾으려고 하는 형태로도 나타난다. 여학생은 교사나 부모에게 지체 없이 도움을 청하는 것을 자연스럽고 친근한 행동으로 여기지만, 남학생의 경우는 혼자 끙끙거리다가 도저히 감당이 안 될 때 마지막으로 도움을 청한다. 한편 여자아이는 뭔가를 시도했다가 실패하면 남자아이보다 일찍 포기하고 자신감을 잃는 경우가 많다. 부모와 교사는 여자아이에게도 남자아이들에게 하듯이 도전과 모험을 지지하고, 실패했을 때 자신감을 잃지 않고 다시 도전하도록 격려하는 역할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남녀공학보다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나뉘어 공부하는 학교에서 성별에 따른 교육적 차이가 적게 나타난다고 한다. 예를 들면 남학교에서 문학과 예술에 관심을 갖는 남학생의 비율이 남녀공학의 경우보다 높고, 여학교에서 과학과 수학을 잘하는 여학생의 비율이 남녀공학의 경우보다 높다. 남자와 여자의 뇌의 차이를 이해한 교사라면 남학생에게 책을 읽게 한 다음 “네가 주인공이면 어떻게 하겠니?”라고 질문하기보다는 책의 배경이 된 지역의 지도를 만들어보라고 할 것이다. 여학생이 교사에게 수학 문제를 들고 와 도움을 청할 경우 “너 혼자 힘으로 풀어보라”며 돌려보내기보다는 친절하게 설명해주면서 자신감을 갖도록 격려할 것이다. 부모의 입장이라면 청소년기의 자녀가 잘못했을 때 “상대방과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라”는 말은 딸에게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아들에게는 단도직입적으로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크고 분명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효과적임을 알게 될 것이다. 글·강윤정 chiw55@brainmedia.co.kr 도움 받은 책·《남자 아이 여자 아이》 레너드 삭스, 《십대들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바버라 스트로치 |
* 기획 리포트
최근에 자기주도 학습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것 같지만, 사실 대안교육에서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시작한 일이다. 대안교육은 자연친화적이고 공동체적인 삶의 전수를 교육 목표로 삼는다.
지난 2008년 세계 경제 위기는 우연이 아니었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베스트셀러 《화폐전쟁》의 작가 쑹훙빙(宋鴻兵)의 신작 《화폐전쟁 2》에서 작가는 “영국과 미국의 특별 관계 구축을 실현하기 위한 ‘앵글로-아메리카 파워 그룹’으로 대표되는 국제 금융 엘리트들이 달러화 몰락을 위한 치밀한 각본을 세웠다”라고 한다. 세계 위기와 금융 엘리트의 관계는 2008년에 국한되지 않는다. 산업혁명기 이후 발흥한 신흥 금융 엘리트들은 전쟁으로 얼룩진 20세기에, 세계 경제사의 중요한 순간마다 함께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금융 선진국의 상당수 중앙은행은 민간이 지배한다. 이 민간은 책에 인용된 금융 엘리트 가문이다. 세계의 주요 화폐 공급 결정권이 국가가 아닌 극소수 금융 가문의 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소수의 엘리트들이 가진 가치관이 세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상상을 초월한다. 그들의 인성을 완성하는 교육의 중요도는 한 인간의 성공을 넘어서는 것이다. 경제적 또는 권력적인 성취로 존경을 받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 우리나라도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요구하는 사회가 되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프랑스어로 ‘귀족의 의무’를 의미한다. 보통 부와 권력, 명성은 사회에 대한 책임과 함께해야 한다는 의미로 사회 지도층에게 사회에 대한 책임과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 인성과 학습을 따로 떼어놓고 교육하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도 그와 같은 교육으로 아이들을 몰고 가는 교육자와 부모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미래에 이와 같은 교육은 힘이 되어주지 못한다. 특히, 정보 시대로 대표되는 21세기에는 학습의 개념도 정보 이해 능력보다 활용 능력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때문에 무엇보다 정보 네트워크화에 따른 인간관계 형성이 중요하다. 인성이 뛰어난 인재가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글·최유리 yuri2u@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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