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717-하와이, 쿠알루아 렌치와 선셋비치...

천마리학 2011. 6. 18. 23:47

 

 

 

*2011년 4월 6일(수)-열이틀째 날-쿠알루아 렌치와 선셋비치.

 

 

오늘은 아침부터 하와이의 오하우 섬 일주예정. 해안선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우리의 리더인 아빠, 부 리더인 아리, 그리고 엄마와 도리, 할머니는 그저 즐거운 기분으로, 신나는 이야기로, 행복한 웃음으로 즐겼다.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태평양의 물결, 솟구쳐 오르는 파도와 물줄기, 경관···이 그저 감탄을 자아낸다.

가다가 곳곳에 차를 세우고 돌아보고 구경하고 감탄하면서···

줄이어 늘어선 해안마다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고, 거기 깃들어있는 사람사는 집들과 아열대의 식물들이 모두 자연으로 아름답고 신기할 뿐이었다.

 

 

 

 

다이아몬드 헤드, 칼라마 비치, 썬셋 비치,

다이아몬드 헤드는 오하우섬의 시가지 가까운 곳에 바다를 내려다보며 솟아있는 산봉우리 이름이다.

영국사람들이 처음 상륙했을 때 검은 돌이 반짝이는 것이 마치 다이아몬드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뾰족하지 않고 두루뭉실, 할머니 눈에는 마치 커다란 동물의 모습으로 보여, 오래 전 제주도에 갔을 때 멀리서 바라본 한라산의 모습이 연상되었다.

  

 

 

가는 도중에 곳곳에 세워져있는 시닉포인트마다 내려서 바다구경을 했다.

구비구비, 해안선을 따라 들어차고 있는 태평양의 모습은 넉넉하기도 했지만 광활하기도 해서 갖가지 모습을 다 보여주었다. 그 사이사이에 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펼치고 있는 모습들이 모두 그림같은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어떤 곳은 마치 서해안의 곰소근처의 풍경을 떠올리게도 했고 어떤 곳은 남해의 사량섬 근처의 풍경을 떠올리게도 했다.

 

칼라마 비치(KALAMA BEACH)에선 아빠와 아리는 모래사장으로 걸어 들어가고 바다에 뛰어들어 수영도 하며 즐겼다. 그 사이 엄마와 도리 그리고 할머니는 주변의 풍경을 구경하였는데 특히 엄마는 도리를 안은 채로 노트북을 켜들고 영상담기와 영상보기를 즐겼다.

 

 

 

썬셋비치(SUNSET BEACH)에서 본 바다는 정말 잊을 수가 없다.

써퍼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 꿈의 장소라고 한다는 썬셋 비치.

충분이 알만하다.

차를 내리기도 전에 눈에 들어온 바다 때문에 가슴이 벅찼다. 우리 식구들은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아! 탄성을 지르고 말았다.

 

차를 세우고 모래사장에서 그만 우리식구 모두가 넋을 잃을 지경이었다. 마침 적당히 불어오는 바람에 바다는 그야말로 탄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게 요동치며 끊임없이 달려왔다.

 

 

 

 

이미 상당한 사람들이 와서 바다구경에 빠져있고, 무비카메라를 고정시켜놓고 영상을 찍는 전문 촬영가도 눈에 띄고,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넋 놓고 바다를 바라보는 커플들도 있고, 바람이 자기를 기다리는 써퍼들도 있었다.

할머니는 그저 바라만 보았다.

바다를 마음에만 담느라고.

그러나 이어 카메라로 담기 시작했다.

 

 

 

 

아리와 엄마는 모래사장을 거닐며 파도와 장난을 치고 놀았다. 정말 떠나기 싫은 바다였다. 지금까지 할머니가 생각하여왔고 보아온 그 어느 바다보다도 아름다운, 바다다운 바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와 아리가 노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나중에 아리가 자라서 이 아름다운 우리 가족들의 모습을, 아름다운 어린 시적의 추억을 모두 간직할 수나 있을까?

 

쿠알루아 렌치(KUALOA RANCH)에서는 아리는 오로지 관심인 말 타기. 할머니는 오래전 그곳의 역사와 슈가공장(Kualoa Sugar Mill) 등 역사적인 것에 관심을 갖고 돌아보았다. 할머니는 문득, 어릴 때 하던 방앗간이 생각났다.

아리는 말을 타고 싶어 했지만, 마침 그때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말 타기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는데, 아리는 섭섭해서 울며 보챘다. 그런 아리를 보고 말태우리가 아리를 말 잔등에 올려주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해 주었고. 도 아리가 말을 만질 수 있도록 특별히 배려해주었다.

그래도 못내 아쉬워하는 아리. 아리마음을 우리 모두 알지. 말은 아리의 페이브릿 동물이니까.^*^

 

 

 

영화 촬영 장소들도 있다고 했지만 별로 흥미가 없는데다 마침 비도 내리고 해서 기프트 가게에 들러 몇 가지 선물만(할머니의 하늘 색 귀걸이와 존 아저씨의 남방셔츠) 사고 그냥 돌아 나왔다.

 

주변에 있는 아프리카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커다랗게 가지를 뻗고 있는, 할머니에겐 ‘천수관음’을 연상시키는 열대나무들이 눈길을 끌었다. 그 나무그늘 아래 한가로이 바다를 배경으로 풀을 뜯고 있는 하얀 말이 아리의 눈을 사로잡았다. 또 우연히 멧돼지 한 마디라 골목을 쓸고 가는 바람에 아리가 잠시나마 신기한 눈으로 지켜보는 즐거움도 가졌다.

 

폴리네이시안 문화센터(POLYNESIAN CULTURAL CENTER)에서는 더더욱 오랜 그곳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를 맛보면서 둘러 볼 수 있어 좋았다.

달리는 동안 비가 개었다.

SAMOA, RAPANUI, AOTEAROA,```의 특이한 이곳의 시초가 되는 인디언 문화들을 둘러보았다.

 

 

 

 

폴리네시안 문화센터를 지나자 터들비치.

하와이에만 있다는 초록 바다거북이가 사는 곳이라는데, 지금은 산란시즌이 아니어서 볼 수가 없다고 해서 그냥 보면서 지나쳤다.

아리에게 못 보여주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가슴에 바다거북이가 프린트된 빨간 티셔츠를 아리에게 사 주었다.

 

서서히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구역임이 표가 나는 비치들이 나타났다.

길가에 천막들이 들어서있고, 천막 속에 구질구질한 살림살이들이 보였고 주변에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어느 곳이나 천국과 지옥이,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이, 다 있는 법.

조금 전에 봤던 아름다운 바다가 이곳의 사람들에겐 막막한 가로막이가 될지도 모른다.

그 근방부터는 주위 풍경들조차 을씨년스럽고 개발도 안 된 모습들이었다.

푸른 숲과 나무들이 울창한 다른 지역의 풍경과는 대조적이었다.

 

 

 

섬의 3분의 2정도를 해안선을 따라 돌아보고 숙소로 돌아오기 위해서, 어둑어둑 해 질 무렵에 마지막으로 맥시칸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그 곳에서도

아리는 곳곳에서 그저 잘 뛰어놀고, 요구사항도 많지만 그게 다 건강하다는 증거라서 여간 기특한 것이 아니다.

도리 역시 아무 탈 없이 여행 내내 잘 견뎌주어서 기특하다.

이런 손자손녀가 있어서, 이런 행복한 가정이 있어서 할머닌 정말 생각할수록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감사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