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714-하와이 바다온천과 코나행.

천마리학 2011. 6. 11. 13:28

 

 

714.

 

*2011년 4월 3일(일)-아홉째 날-바다온천과 코나행.

 

 

새벽 4시경에 아리가 잠을 깨어 할머니랑 소곤소곤.

“할머니, 아리 헝그리!”

집에서 하던 버릇 그대로다.

할머니는 어제 남은 토스토와 우유를 먹였다.

“할머니, 우크렐레 치고 싶어요.”

결국 소리 안 나게 문을 열고 살금살금 고양이 발걸음으로 발코니로 나왔다.

희미하게 밝아오는 새벽빛 속의 바닷가. 아무래도 추울 것 같아 침대시트를 끌고나와 몸을 둘러주었다.

 

 

 

 

 

 

아리는 우크렐레를 퉁기며 노래를 불러댔다. 정말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해피 버쓰데이 투 할머니!”를 비롯하여 “올라아밍고 올라!” “다운바이 더 베이!” 등 생각나는 대로 노래를 섭렵하였다. 옆방의 발코니에 투숙객 여자가 나타났다. 우크렐레를 퉁기며 노래하는 아리를 보더니 뭐라 말은 못하고 잠을 자자는 시늉만 해보이고 다시 들어갔다.

아리에 게 목소리를 낮추게 했다. 마침 새들이 빵조각을 보고 날아들었다. 빵조각을 던져주는 일에 잠시 노래를 멈추긴 했지만 얼마 되지 않아서 다시 시작했다. 가능한한 소리를 작게, 요령을 피워가며 노는 동안 아침이 밝아지자 다시 목소리가 커졌다.

 

 

 

 

아침을 방에서 있는대로 먹고 서둘러 체크아웃하고 코나 쪽으로 향했다. 서두른 것은 코나까지 가자면 시간이 넉넉지 않은데다 어제 본 아블라나 나누이 바다온천에 들려서 수영을 하기 위해서였다.

10시경, 아블라나 나누이 바다온천에 도착, 엄마만 빼고 모두 물속으로 들어갔다. 가엾은 엄마!

아리는 아빠와. 도리는 할머니와 함께 따뜻한 바닷물을 즐겼다.

화산석이 구멍이 숭숭하여 햇볕을 많이 빨아들이고 그 열로 물이 뎁혀진다고 한다.

한 시간 정도 즐기고 다시 출발, 가는 길에 벌판 가운데에 몇 개의 상점들이 있는 갈림길에서 중국레스토랑 간판을 건 음식점에 들어갔다. 한식 비슷한 메뉴도 있었다. 컵라면, 갈비구이, 치킨바베큐, 등으로 점심을 먹었다. 양이 넉넉했다.

잘 먹지 않는 아리는 할머니가 요령껏 밥과 고기를 먹이고, 도리는 간간이 보챌때마다 엄마와 아빠가 교대로 돌봤다.

1시 50분에 볼케이노(volcano) 입구에 도착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흙구덩이 틈, 근처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몽골에서 본 것 같이 사막화되어가고 있는 허허벌판 사이로 난 길을 지나 볼케이노가 가까이 보이는 곳으로 갔다. 평소에도 가끔 마그마가 쏟아질 때가 있고, 요즘 일본의 지진 때문인지 용암이 흘러내린다고 하더니 그렇진 않았다. 뭉게뭉게 김들이 뿜어 오르고 있는 모습을 접근금지구역을 알리는 줄 밖에 서서 볼 수 있었다. 길을 따라 가장 근접한 전망대들을 따라 내려서 보곤 했다.

사막 같은 곳에 피어있는 꽃이 신기했다.

전시관에 들려서 볼케이노 관광을 마무리하고나니 5시 30분. 코나(Kona)로 향했다.

코나에 도착한 것이 밤 7시경.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시가지의 도로를 따라 예약한 콘도 아웃리거에 들기 전에 또다시 맥도날도에서 식사를 챙겼다. 평소에는 맥도널드를 한 번도 이용하지 않았는데 하와이에 와서는 곳곳에 있는 맥도널드를 이용하게 되었다. 하와이에 와보니 맥도날드가 곳곳에 포진하고 있어 이용하기도 편리했다. 역시 자본주의의 발상이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은 어두어서 잘 모르겠지만 콘도는 생각보다 좋았다. 방 2개와 커다란 거실, 주방기구들이 다 갖추어져 있고 전기밥솟까지 있었다. 세탁기며 드라이기까지 있었다. 넓고 깨끗하고 편안한 느낌이었다. 예약된 것보다 큰 것을 준다고 했다. 일본인 여행객들의 취소 때문에 방이 남아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