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29일(화)-네째 날-불면증과 문제의 15불짜리 유료영화.
간밤에도 사실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어제까진 그래도 피로 때문에 잘 잤는데. 뒤척뒤척, 태평양 바다 때문일까. 설렘 탓일까, 하여튼 잠에 들지 못한 채 시간이 끌어지자 두통이 찾아오더니 새벽 6시경이 되자 토악질까지 났다. 버티다가 7시경에 두통약 두 알을 먹었다. 엄마는 컴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하여 새벽에 일어나 살금살금, 고양이 발걸음으로 샤워도 하고, 컬도 말고, 약식 식사를 하고 나서 도리에게 젖을 물렸다. 그런 소리를 들으면서 방해되지 않으려고 가만히 누워 있다가 도리가 젖을 빨 때쯤 해서 일어났다.
8시 30분에 엄마가 나가고, 천천히 준비한 아침을 발코니에서 먹었다. 아침식사로 어제저녁 ABC수퍼마켓에서 사온 식빵과 바나나, 콘프레이크, 채소들로 미경이가 맛있는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잠 못 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새벽에 먹은 약이 두통이 아니라 칼슘제였다. 이럴 수가. 어쨌든 두통이 나았으니 플래시보 효과라고 해야 할까?^*^
할머니가 두 번째 실수를 또 저질렀다. “어머니는 좀 쉬세요. 잠을 주무셔야죠.” 미경이가 도리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하고 오겠다면서 나간 후 잠이 올 리가 없는 할머니, 심심해서 TV를 켯다.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가 Movie 가 나왔고, 여러 영화 목록 중에서 안젤리나 졸리와 조니 뎁이 주연하는 <Traveler(여행자)>가 맘에 들었다. Order 를 클릭했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반쯤 봤을까? 미경이가 돌아와서 껐다. 그런데 저녁에 엄마가 돌아온 후에 알고보니 유료였다. 단순히 ‘오더’ 만 있었다고 하니까 틀림없이 ‘예쓰 또는 노우’ 항목이 있었을 거라고. 할머니가 발견 못하고 넘어갔을 거라고 했다. 억울한 생각이 났지만 우기기 싫어서 그만 두었다. 엄마가 전화로 데스크에 물어보니 15불 75센트가 이미 엄마의 크레딧으로 지불되었다고 했다. 엄마가 이리저리 다시 시도해보니까 역시 내 말이 맞긴 맞았다. 돈을 내고 보겠느냐 말겠느냐?고 묻는 ‘예스 또는 노우’ 단계가 없이 바로 넘어가는 시스템이었다.
와~ 이렇게 억울할 수가! ‘예스 또는 노우’가 있는 것을 못보고 넘긴 것으로 단정지워진 것도 억울하고, 묻는 단계가 생략된 시스템도 억울하다. 고객을 꼬셔서 돈을 벌다니, 아직도 힐튼이 가난한 모양이다! 하고 한바탕 웃었다. 마지막 단계가 중요하다면서 그러니까 “15불은 문제가 아니라 78센트가 문제다!” 하면서 웃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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