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706-하와이둘째 날-도리와 와이키키해변과 거리구경.

천마리학 2011. 5. 22. 08:56

 

 

*2011년 3월 27일(일)-둘째 날-도리와 와이키키해변과 거리구경.

 

 

8시반경에 엄마가 내려가 행사장을 둘러보고 준비된 아침식사를 들고 올라왔다. 머핀과 빵, 맹고, 파파야, 오렌지, 딸기…

10시부터 시작되는 워크샾에 맞춰 엄마는 나갔다.

워크샾에 참석하는 엄마가 점심시간에 되어 돌아올 때까지 도리와 함께 발코니를 들락거리면서 태평양의 푸르고 아름다운 물결을 봤다. 세라톤 호텔의 비치에 수영객들, 호텔의 풀장에서 수영하거나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 모래사장의 걷거나, 수영하거나, 파도놀이를 하는 사람들… 모두모두 행복해 보인다. 보고 있는 할머니도 도리도 행복하다.

잠간씩 TV를 틀었더니 물론 하와이 현지의 방송도 있지만 하와이의 관광지에 대한 안내방송이 연속적으로 나오고 있었다. ‘아웃리거 호텔 방송국’이라는 체널로 되어있는 것이 특이했다.

 

 

엄마가 돌아오는 12시 30분까지 도리를 유모차에 태우고 거리구경을 나갔다. 방향감각 없이 낯선 도시를 걷는 기분이 새롭다. 거리는 관광객들의 울긋불긋 활기 찬 모습으로 넘친다. 키 큰 야자수들이 가로수로 있는 풍경도 이색적이다. 토론토를 떠나오던 바로 어제만 해도 쌀쌀한 날씨였는데 이곳의 날씨는 따뜻함을 지나 덥기까지 하다.

명품가게들이 있는 거리, 각종 인종들이 갖가지의 개성어린 모습으로 넘치는 거리, 유모차를 미는 할머니의 모습 또한 개성이 넘치리라. 그렇지 도리야?^*^

와이키키 해변까지 갔다 왔다. 말로만 들어온 와이키키, 하이야트 호텔 비치, 세라통 호텔비치 등 좋은 자리 차지한 호텔들의 이름으로 점령하고 있는 비치였지만 역시 활기 넘치는 태평양을 실감케 했다.

서핑의 창시자인 듀크(Duke)의 동상의 손에 레이가 걸려있었다.

호텔로 돌아와 1시 30분까지의 점심시간에는 엄마와 함께 나가서 호텔 내의 ‘Duke's Restaurant'에 가서 함께 식사를 했다.

카드키 사용에도 익숙해졌고, L(1층)과 LL(지하1층-밖에서는 약간 낮은 1층)의 로비에도 익숙하다.

엄마가 행사에 참석하러 나간 뒤 도리가 보채어서 다시 스트롤러에 태우고 내려갔다. 이번엔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의 아래층을 돌아다녔다. 풀장, 상가, 또 다른 쪽으로 나가는 통로등. 통로마다. 여기저기 공간마다 들어서있는 가게들을 구경하는 일도 꽤 재미있다.

엄마가 2시 반에 잠시 들려서 젖을 먹이고 행사장으로 간 후 다시 시내구경을 나섰다. 이번엔 와이키키 해변으로 가는 길과 반대쪽. 명품상가들을 거쳐 세라톤 호텔의 입구근처. 키큰 야자수와 키큰 나무들. 정말 한국과는 다르다.

Kokua Japan(코구아 재팬) 주위의 상가를 돌면서 역시 일본의 발빠름을 실감했다.

자꾸만 우리나라의 이민사를 돌이켜보게 된다.

도리는 피에로 인형과 소리나는 사슴인형을 주로 빨며 놀았다.

코쿠아 재팬을 지나 쉐라톤 호텔의 뒷문으로 이어지는 안쪽의 정원 길을 통과하는데 일본인 관광객인듯한 내또래의 여자와 젊은 딸로 보이는 일행을 만났다. 중녕의 일본 여자가 스트롤러로 다가와서 도리를 들여다보더니 ‘아기가 있다. 예쁜 아기가 있다’하면서 탄성을 질렀다. 도리의 까만 눈동자를 보면서 ‘흑진주 같다’고도 했다. 몇 살이냐고 묻기에 4개월이라고 했더니 ‘욘개츠, 욘개츠!’하면서 계속 탄성을 지르며 일행들을 불러대었다.

엄마가 모두 마치고 돌아온 오후 6시, 저녁식사 하러 함께 나갔다. 거리구경을 하면 미리 돌아다닌 할머니가 설명을 해주었더니 엄마가 웃는다. 할머니가 벌써 하와이 전문가 같다고.

 

 

 

 

 

중국레스토랑의 아웃테이블에 자리 잡았다. 물론 일본어와 중국어가 주류이지만 한국어로 표기된 메뉴판이 있었다. 이번 일본의 쓰나미로 일본관광객이 대폭 줄어서 그동안 일본 관광객으로 붐볐던 하와이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했다.

돌아오는 길에 또 비가 흩뿌리며 지나갔다. 어제와 같이.

지난 달에 이미 하와이여행을 한 몬트리올의 딸랏이 꼭 들려보라고 한 <크레이지 셔츠> 상점을 발견, 들려서 대충 물건들을 훑어보았다. 발코니에서 마시기 위하여 마켓에서 흑맥주 캔을 샀다.

도리가 갑자기 보채서 혹시 엄마를 찾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큰 보챔 없이 잘 넘어가주는 도리가 여간 다행스러운 게 아니다. 저녁때 기저귀를 갈면서 살펴보니 도리의 푸 속에 오렌지 알갱이 한 개가 그대로 들어있었다. 낮에 빨린 오렌지 때문이다. 소화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였다. 아직 이유식 시작하기엔 무리다.

도리는 요즘 젖병을 싫어한다. 엄마 젖을 찾는다. 엄마가 없는 동안 짜놓은 젖을 더운 물에 뎁히고 젖병의 젖꼭지부분을 따뜻하게 데워서 얼러가며 순간적으로 물려야 한다. 할머니의 꾀가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