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2일(수)-눈폭풍, ‘도리 에어로빅’
눈 폭풍이 온다고 어제부터 예보가 있었고, 그에 따라 대학과 데이케어가 쉬게 될지도 모른다고, 오늘 아침 6시에 결정, 통보하겠다고 했는데, 오늘 아침, 킨더 가든을 토로론 시내 모든 킨더 가든이 휴교하기로 해서 쉬지만, 토론토대학은 문을 닫지 않기 때문에 아리는 데이케어에 가야했다. 아리는 두어 번, 가지 않겠다고 하다가 마음을 돌려주었다.
새벽에 할머니가 아래층으로 내려와 발코니를 살폈더니 발코니에 10cm 가량? 제법 눈이 쌓여있고, 허공을 가득 눈송이가 메우고 있었다. 발코니에 놓인 작은 항아리 두 개도 눈모자를 소복하게 쓰고 있었다. 그러나 예보했던 것만큼은 아닌 것 같았다. 아침 7시 반경, 집을 나서는 아빠가 걱정이 되어 운전 조심하라고 당부하기도 했지만 낮 동안에도 전화를 걸기도 했단다. 아빠 회사가 있는 지역에는 토론토 시내보다 눈이 많이 쌓이고 있다는구나. 그리고 눈이 와서 결근한 직원들이 많아서 일이 더 복잡하다고. 아리 도리야, 아빠가 춥지 않고, 운전도 조심할 것을 우리 함께 기도하자. 아빠는 오후에 회사에서 평소보다 좀 이르게, 5시경에 출발한다고 전화가 왔다.
할머니의 헤드 셑을 빼앗아 아리가 독차지하고 있답니다. 할머니는 장사익, 패티김, 마이클 잭슨의 노래를 들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지난 여름 한국에 갔을 때 선물 받은 것인데, 데이케어를 오가며, 너무 좋아하는데, 도대체 아리에겐 당해낼 수가 없어!
이삼일 전부터 눈폭풍 예보를 하면서 토론토 시가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그래도 아침에 토론토대학이 휴교가 되지 않는다는 걸 보니 눈폭풍이 예상보다는 낮은 모양이다.
완전무장을 하고 밖으로 나서자마자 흩날리는 눈보라를 보고 기분이 좋아진 아리, “와우!” 소리치며 하늘을 보고, 얼굴에 떨어지는 눈송이를 차갑다고 하면서도 즐기고, 눈이 쌓인 곳만 디디며 발자국을 내고 … 소비즈 앞을 지나면서도 눈 장난치며 즐겁게. 눈이 오면 어린아이와 강아지가 좋아한다더니, 역시. 할머니도 덩달아 기분이 좋다.
이렇게 완전무장을 하지 않으면 안될만큼 토론토의 겨울은 춥답니다. 보통 기온을 -15도 내외, 체감온도는 -25도 내외. 지금 막 데이케어에서 아리를 픽업해서 돌아왔습니다. 아리가 빼앗이 덧 끼고 있는 빨간 장갑도 할머니 친구 수실아저씨가 할머니에게 준 선물이랍니다.
스파다이나 역 쪽으로 갔다. 요즘은 아리가 스파다이너 역 쪽을 좋아한다.
아리를 데이케어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세인 죠지 역의 플렛폼에서 크리스티로 가기 위하여 블로어 라인 웨스트 방면의 서브웨이를 기다리며 본 안내전광판에 나타난 보도에 의하면, 아침 현재의 기온이 -10도, 최저기온은 -18도, 그러나 오전의 체감온도는 -23도. 할머닌 그 길로 크리스티에 있는 코리아 타운에 갔지. 한국식품점에서 식품쇼핑을 해가지고 돌아왔어. 그 바람에 OIGE 빌딩의 카페의 창가에 앉아서 하는 영어공부를 공쳤지.^*^ 그래도 오며가며 이어폰으로 장사익 노래, 마이클 잭슨의 노래, 그리고 패티 김의 노래를 들을 수 있어 좋아.
아리는 언제나 방실방실! 또렷또렷! 어쩌다 맘에 안들어 울땐 카랑카랑! 그래서 엄마는 늘 제 주장이 뚜렷하다고 한답니다.
도리 손을 잡고 살살 움직이는 ‘도리 에어로빅’, 물론 할머니가 붙인 명칭이다. “하나 둘, 셋 넷, 하나 둘, 셋넷,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라 오너라, 노랑나비 흰나비, 춤을 추며 오너라…” 이렇게 한 곡조 꽝. 길어봤자 두 곡조다. 노래의 리듬에 맞춰서 도리의 고사리 같은 손가락 사이에 할머니의 손가락을 넣어 잡는다. 도리의 손가락 힘을 기르기 위하여서다. 물론 할머니의 손가락을 쥔 도리의 작은 손을 할머니의 손으로 감싸 쥐고, 손목과 팔의 자세와 힘을 조정하며 쥐고 좌, 우, 위, 아래, 동작을 살짝살짝. 제법 목의 힘이 붙어 살짝 들어 올릴 때 목이 뒤로 젖혀지지 않고 빳빳하게 올라온다. 두어 번 연습했다. 그렇게 ‘도리 에어로빅’를 마치고 나면 도리와의 대화시간에 들어간다. 도리는 할머니의 말에 옹알이로 응답을 하는데 제법 간격을 맞춰가며 한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아니 기분 좋게도 도리는 할머니와 마주하면 제법 옹알이를 길게, 소리까지 내며 한다. 그래서 늘 할머니와 도리의 대화시간이 길어지지. 엄마도 말하지. 도리가 할머니를 분명히 알아보고 좋아한다고, 할머니의 노래도 좋아한다고.
|
'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670-할머니는 왜 고추가 없어? (0) | 2011.03.04 |
---|---|
669-아리, 도리는 행복 앤돌핀, 에디뜨 할머니의 선물 도착 (0) | 2011.03.02 |
667-2월 1일:‘블루 스트릿 카’ 그리고 도나와 웬선생님의 차이 (0) | 2011.02.28 |
666-<아바타> 감상, 도리의 햇볕목욕 (0) | 2011.02.28 |
665-도리의 옹알이 (0) | 2011.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