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662-휴론스쿨의 퍼펫쇼와 흥미없는 아리.

천마리학 2011. 2. 19. 19:44

 

 

 

*2011년 1월 21일(금)-휴론스쿨의 퍼펫쇼와 흥미없는 아리.

 

 

 

오늘은 아리가 다니는 킨더 가든인 휴론 스쿨(Huron School)에서 퍼펫 쇼(puppet show)가 있는 날. 학부모 참관이 있기 때문에 할머니가 함께 갔다.

주택가 골목에 쌓인 눈과 바람에 날리는 눈가루들. 노란 마크 자켓을 입은 오이지

(OIGE) 데이케어 어린이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퍼펫 쇼는 아리에겐 별로 흥미가 느껴지지 않았다. 공연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리는 지루해 하며 할머니에게 등을 기대어 눕곤 했다. 가끔 일으켜 끝까지 관람을 마치긴 했지만 요즘 아리가 데이케어에 대해서 흥미를 잃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할머니의 생각이 많아졌다.

솔직히 요 근래 아리를 계속해서 데이케어에 보내야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려중이다.

개성이 보장되지 못하는 제도권 교육에 대한 회의가 일었기 때문이다.

 

 

 

 

 

 

 

아리는 개인적으로 놓고 봐선 꽤 생각이 깊고, 상상력도 풍부하고, 운동신경도 또래들에 비해서 잘 발달돼있다. 그러나 목소리가 작고, 수줍음도 타고, 탐색적인 형이기 때문에 선생님이나 다른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띄거나 표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의 의견이 분명하고 또 나름대로의 생각이 제법 논리를 갖추고 있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달고 살아서인지 상상력도 풍부하다. 더딘 점은 언어다. 영어야 문제가 없지만 한국어와 불어를 동시에 습득시키다보니 아리에겐 버겁다. 그래도 이 기간이 지나면 별일 없이 해결되리라 믿는다. 다만, 큰 목소리로 자기주장을 외치지 않는다 해서 의견이 없거나 생각이 뒤늦은 것은 아니다.

 

획일적인 룰과 규칙을 강요하는 선생님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다보니 아리는 힘이 들것이다. 또 아리의 주장이 강하지 않으니 선생님의 귀에 혹은 눈에 띄지 않는다. 눈에 띄지 않거나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의견이 없거나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여러 학생을 다스리고 보살펴야 하다 보니 획일적으로 제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리가 점점 흥미를 잃어간다는 생각이다.

 

 

 

 

 

 

다분히 탐색적이고, 수줍음을 타는 형의 아리에겐 아리에게 맞는 방법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문제가 많다. 우선 아리를 감당할 수 있어야하는데 내가 시간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자신할 수 있을 지 그것이 문제다.

월 2천불에 가까운 경비를 들여가면서 데이케어에 보내야하는가?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

또 엄마의 출산휴가가 끝나는 금년 11월부터는 도리까지 데이케어에 보내야하므로 월 4천불의 비용이 나간다.

11월 이전까지는 아리를 데이케어에 보내지 않고 할머니가 전담한다고 해도 그 이후엔 어떻게 할 것인가. 할머니 혼자서 두 명의 아기를 맡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내니(nanny)를 쓰는 일도 신중해야 한다.

그래서 요즘 할머니가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