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658- TTC 카드와 ‘bad guy’와 ‘good guy’

천마리학 2011. 2. 16. 20:05

 

 

 

*2011년 1월 17일(월)-오, TTC 카드,!

 

 

 

눈이 내리고, 바람이 심하여 영하 18도를 예보하는 추운 아침, 집 앞의 브램너 블레버드 역에서 스트리트 카를 탈 때 장갑 낀 손으로 할머니의 시니어카드를 쥔 손으로 아리의 어린이 티켓을 티켓박스에 넣다가 함께 들고 있던 할머니의 TTC 카드가 미끄러져서 티켓박스로 들어가 버렸다.

오, 마이!

드라이버 왈, 자기는 티켓박스를 열지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멀건 표정으로 대답한다. 하루에도 두 번씩이나 사용하는데… 발을 굴러도 얄밉도록 무심하다.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트렌스퍼 티켓을 주면서 뒤 면에 있는 고객사무실의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었다. 내심, 크게 걱정은 안됐고, 별 경험을 다한다싶어 오히려 재미있었다.

지켜보던 아리가 사뭇 걱정 어린 표정이다. 괜찮다고, 나중에 고객사무실로 연락하여 찾으면 된다고 설명해주며 안심시켰다.

어린 소견이지만 할머니가 당하는 일을 매우 걱정스러워하는 것이 기특하다.

며칠 전 스파다이나 스테이션의 플렛폼에서 어떤 노인이 바닥에 쓰러져있는 것을 보았을 때 일이 생각난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노인에게 무엇인가를 묻고 돕느라고 애를 쓰고 있었고 잠시 후 911요원들이 오는 것을 보았다.

빙 둘러서있는 사람들 틈으로 그 광경을 보고 으아해 하는 아리에게 “저 할아버지가 아파서 쓰러졌나봐. 그래서 사람들이 도와주는 거야. 사람들은 서로서로 도와야잖아. 아리도 크면 다른 사람들을 도와야 돼.”

아리가 끄덕끄덕했다.

그 장소를 떠나면서

“만약 할머니가 저렇게 쓰러지면 사람들이 돕겠지. … 그땐 아리가 할머니를 돕겠지?”

“Yes, We are family. and than I help you!"

"뭐라구?"

“음 음, 우이 아, 가족, 가족, 쏘우, 아이 핼프 할머니!”

제 뜻을 할머니가 제대로 이해했나싶어 한국말을 섞어가며 눈빛을 반짝, 할머니의 눈을 바라보았다.

“아하, 가족이니까 도와야한다고?”

그제서야 아리가 할머니가 충분히 이해한 것을 알고 흡족해했다.

 

 

 

 

 

 

물론 당연한 일이겠지만, 어린 아리가 ‘가족’이라는 것에 특별한 애착과 의미를 두고 있음이 대견스러웠다. 평소에도 아리는

“You are my best friend!”라는 말을 자주 쓰고, 강조하곤 한다.

제 엄마든 아빠든 때때로 자기 뜻대로 들어주지 않으면 ‘You are not my best friend!'하며 뾰루퉁 하곤 한다.

 

그 외에도 아리는 장난감이나 사람들을 구별할 때 ‘bad guy’와 ‘good guy’로 구별하곤 한다.

공룡과 호랑이는 ‘bad guy’이고 기타 다른 동물들은 대개 ‘good guy’이다. 또 망태아저씨와 빅배드 울프, 모스키토, 스파이더, 아이언 맨, 슈퍼맨, 개스통(뷰티 앤 비스트에 나오는 인물) 등은 ‘bad guy’이고, 도깨비는 ‘bad guy’에 속하는 것도 있고, ‘good guy’에 속하는 것도 있다.

아리야,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다면 얼마나 좋겠니? 네가 모르는 세상이 얼마든지 있단다. 그걸 다 배워나가야 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