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655-7시간동안 잔 도리, 빅배드울프의 변형스토리

천마리학 2011. 2. 12. 22:24

 

 

*2011년 1월 13일(목)-7시간동안 잔 도리, 빅배드울프의 변형스토리

 

 

도리가 어제 밤에 처음으로 7시간동안이나 계속해서 잠을 자줘서 엄마아빠가 아주 편했단다.

아빠가 새벽에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오자마자 아침식탁을 준비하고 있는 할머니에게 하는 첫마디가 그 얘기였어.

 


 

 

 

그런데 도리가 너무 오래 동안 자니까 아빠가 자다가 걱정이 돼서 요람을 살펴봤다는 거야. 숨을 쉬나 안 쉬나.

그랬더니 새근새근 잘 자고 있더라는구나. 하하하.

엄마가 모처럼 실컷 잤는데 새벽녘에 잠 깨어보니 속옷이 흘러내린 젖으로 다 젖었더란다. 하하하.

날마다 잘 자라주는 우리 도리, 고맙구나.

 

  

 

 

저녁때 할머니가 아리를 픽업해 올 때였지.

아리는 유니온 역으로 오는 길을 좋아해서 오늘도 역시 유니온 역길로 왔지. 유니온 역에서 서브웨이를 내려 스파다이나행 스트릿 카를 타자마자 아리가 말했지.

“할머니, 아이엠 베리 타이어드!”

사실은 서브웨이에서부터 졸리는 눈치였지.

아리가 스트릿 카에서 으레 졸기 마련인데, 그때마다 우리집 앞 정거장인 브램너 블래버드 스테이션에서 내릴 때마다 할머니가 애를 먹지.

그래서 오늘은 할머니가 처음으로 꾀를 썼단다.

 

 





 

 

스트릿카 안에서 이야기를 시작했지. 아리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 빅배드 울프!

늘 하던 빅배드 울프 스토리가 서너 개 있지만 같은 이야기를 또 하자니 그래서 또 즉흥적으로 지어냈지.

“할머니가 어젯밤에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서 아리가 빅 배드 울프에게 끌려가고 있는 거야. 그래서 할머니가 아리야, 아리야 하고 아무리 불러도 목소리가 안 나는 거야. 아리는 할머니 할머니하고 도와달라고 울며 소리치는데…”

아리가 귀를 쫑끗하기 시작했어.

“할머니가 계속 소리치며 아리를 구하려고 하는데, 소리가 안 나서 너무너무 걱정이 됐거든. 그런데 아리가 저기만큼 끌려가는 거야. 그래서 할머니가 큰일 났다. 어떻게든 우리 아리를 구해야지. 그래서 할머니가 뛰어가서 커다란 몽둥이를 가져왔지. 몽둥이로 빅배드 울프의 머리를 힘껏 때렸더니 빅배드 울프가 아우이 하고 쓰러진 거야. 그래서 얼른 아리를 뺏으려고 하니까 빅배드 울프의 날카로운 발톱이 안 놔주는거야. 큰일 났다. 이번엔 할머니가 아리를 붙들고 있는 빅배드 울프의 손목을 막 때렸더니 피가 나기 시작하고, 아우이 아우이 비명을 지르며 손을 놓는 거야. 그래서 아리를 빼내어 부등켜 안았지. 아리야! 그랬더니…”

어느 새 아리의 눈이 붉어지기 시작하는 거야. 우리아리는 정말 감성이 아주 풍부해.

“아리도 기쁘지?”

고개를 끄덕이며 실제로 할머니를 파고든다. 그러는 사이 브램너 블레버드 스테이션에 도착했지. 무사히 잠을 자지 않고.

호호호 할머니 작전 성공!

 



 

 


하지만 저녁에 잠을 잘 때도 아리의 끊임없는 요청에 의해 할머니의 변형 스토리는 계속되지.

방구장이 빅 베드 울프, 배고픈 빅 베드 울프 등.

이런 이야기는 다음에 또 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