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646-Ari는 키즈앤컴파니, Dori는 패밀리닥터방문

천마리학 2011. 2. 7. 07:52

 

 

 

*2010년 12월 29일(수)-Ari는 키즈앤컴파니, Dori는 패밀리닥터방문

 

 

오늘은 아빠가 집에 있기 때문에 아침에 아리가 키즈앤컴파니 데이케어에 가는 것을 데려가기로 했지. 처음엔 왜 할머니랑 함께 안 가는가 하고 꺼려했지만 이내 수긍하고 마음을 마꾸는 아리. 그것이 아리의 장점이기도 하다. 무슨 일이든 자신이 이해만 하면 거의 모두 그 의견에 따른다.

할머니하고 가면 차로 가지만 아빠하고 가면 차로 간다. 오늘 어차피 10시에 도리의 체크를 위해서 패밀리닥터와 예약이 되어있기 때문에 가는 길에 아리도 함께 데려다 준다.

“오, 오케이. 앤 어나더 데이, 위드 할머니. 우이 투게더 워크, 고우 투더 익스히비션. 오케이? 후후후”

(오, 알았어요. 다음에 할머니랑 갈땐 걸어서 익스히비션에 가는 거예요. 후후후)

이 말은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스트리트 카를 탈 때 익스히비션 로선의 스트리트 카를 떠올리고, ‘익스히비션’은 ‘아리의 방’에 아리의 작품들을 걸어주며 익스히비션 룸이라고 한 할머니의 말을 상기하고 빗대어 하는 말이다. 말하자면 아리의 유모어다.

 

평소에도 아리가 유모어도 잘 꾸며내는 편이고, 요즘엔 거의 모든 단어들까지 틀어서 발음하며 즐기는 아리다.

예를 들면 할머니가 ‘안녕히 주무셨어요?’하고 말해보라고 하면, 아리는 ‘안녕히 우까따 다까따 룰루루…’ 한다던가, ‘뮤제엄은 한국말로 박물관 이라고 해. 자, 따라 해봐. 박 물 관’하면, ‘방물아쿠따까쿠타랄라라방구’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말끝마다 ‘방구’라는 말을 달기도 한다. ‘녜방구, 할머니 방구…’

 

 

 

 

며칠 전,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아리가 발바닥을 다쳤을 때 물로 씻지 않고 약도 바르지 않고 붕대로 처매어서 그대로 낫게 하는 방법을 쓴 결과 어제는 완전히 아물어서 붕대를 벗고, 샤워를 했다. 말하자면 그런 식으로 자연치유의 힘을 길러주고 스스로 견뎌내도록 유도하는 것이 현대인들에겐 필요하다는 것이 할머니의 생각이다. 요즘을 아기들을 너무 감싸서 기르고, 너무 의사의 말에 따르는 것이 오히려 아기를 연약하게 만들게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살기 좋아진 덕분에 그리고 적은 숫자의 자식을 낳아 기르기 때문에 과잉보호와 무균상태로 아이들을 기르고, 약이나 의료에만 의지하게 하여 오히려 아이들을 약하게 만들고 몸 안에 축적되는 약성분으로 하여 나중엔 약을 써도 효과를 보지 못하게 되어 더욱 강하게 써야하는 악순환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하여 가능한 한 아기를 스스로 낫게 하고 강하게 되도록 키우라고 당부하곤 한다.

어쨋거나 오늘은 아리가 데이케어에 가는 덕분에 모처럼 얻는 낮 시간.

이 금쪽같은 시간에 할머닌 할머니의 원고수정을 시작했단다. 12월초에 6일 동안에 걸쳐 급하게 써 내린 600매 정도의 중장편소설 <등대섬>!

 

너무 급하게 써 내렸기 때문에 다시 수정보완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시간이 없어 못했잖아. 밀린 블로그 정리도 해야 하고, 쓰고자하는 다른 원고들도 써야하고…

으! 할머닌 늘 바쁘다!

 

정오가 막 지났을 무렵 아빠가 패밀리닥터와 한국정육점에 들려서 김치 두 통을 사왔고, 샤펄스 마켓에 다녀서 돌아왔는데, 도리의 샤펄스 마켓에서의 여권사진 찍기는 실패했다는 구나. 도리가 흰옷을 입었기 때문, 좀더 어두운 색이 필요하다는 거야. 이그, 그렇다고 그냥 와? 적당히 거기 있는 짙은 색의 천이나 다른 옷으로 가리고 찍으면 되지. 융통성 없기는… 쯔쯧!

도리의 여권사진을 찍기 위해서 다시 외출을 해야 되잖아? 이 추운 겨울날에. 이그!

도리는 내년 3월에 엄마의 학회세미나 참석 때에 할머니와 함께 하와이에 가야하기 때문에 여권이 필요하다.

아리는 태어난 지 3 개월 만에 한국에 가기 위한 여권을 만들었는데 도리는 그 보다 더 빠른, 태어난 지 1 개월 만에 여권을 만들어야 한다.

아리 아빠도 그렇고 여기 사람들이 평소에도 너무 고지식한 나머지 융통성이 없다는 걸 느끼고 지적하는 할머니이다.^*^

 

도리의 체중 4.2kg( 태어났을 때 체중은 3.625kg, 아리는3.422kg)

키는 55cm(태어났을 때는 53cm, 아리는 52cm)

 

 

 

 

지금 도리는 태어난 지 29일 째니까 조금 자란 것을 사실이나, 패밀리 닥터가 잰 체중이나 키를 정확하다고는 볼 수 없고 그저 참고로 삼을 뿐이다.

어쨌든 건강하고 잘 자라고 있어서 고맙고 좋다.

요즘 도리가 삼칠이 지나면서 젖 먹는 양이 는 것이 표 난다.

벌써 고개도 스스로 이기고, 20cm 정도로 얼굴을 가까이 대면 움직이는 얼굴 따라 고개를 돌리고, 다리의 힘도 세어져서 스스로의 힘으로 선다.

도리의 양 겨드랑이를 손으로 받치고 들면, 두 다리를 할머니의 배 위에 딛고 서서 자꾸만 위로 기어오르듯이 발의 스텝을 한 두 걸음 옮기곤 한다.

 

패밀리 닥터가 무슨 바이러스 백신을 맞아야하는데 그것은 오힙(건강보험)으로 커버가 되지 않는 것이라고 해서 아빠가 컴퓨터로 검색을 해보았다. 할머니는 거기에 대해서 ‘중요한 예방접종이 아니라면 굳이 맞힐 필요 없다. 그냥 지나가게 하고, 가끔 앓기도 하면서 스스로의 면역체계를 강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 그러니 맞히지 말자.’고 한 의견이었는데, 검색결과 아빠도 동감이라고 해서 맞히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