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643-아리, 발바닥을 다치고, 앙드레 아저씨 화상통화

천마리학 2011. 2. 2. 05:06

 

 

 

 

*2010년 12월 24일(금)-아리, 발바닥을 다치고, 앙드레 아저씨 화상통화

 

 

아리의 생일 이후 줄곧 들뜬 속에서 보내는 날들의 연속이야.

아리의 생일장식도 그대로 있고 크리스마스 장식도 있고, 선물이 가득한 속에서…

그런데 저녁에 아리가 거실에서 놀다가 장난감에게 발바닥을 다쳤지. 왼쪽 발 가운데 발가락에서 발바닥 쪽으로 1cm 조금 넘게 찢어졌어.

이런 상처는 처음이구나. 마루바닥에 뚝뚝 떨어져있는 피 자국을 닦아내면서 할머닌 정말 할머니가 대신 다쳤으면 좋을 걸 하고 생각했단다.

급하게 피를 닦고, 붕대로 감고…

할머니가 응급조치를 했지만 모두들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단다.

그래도 붕대를 감고 절뚝거리면서도 여전히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놀고 장난치고, 놀자고 졸라대고 웃어대는 아리를 보면 다행스럽기 짝이 없지. 그런 네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

 

 

 

 

발을 다쳤을때 겁을 내었지만,

이내 할머니가 안심시켜가며 붕대로 감아주었습니다.

"잠깐, 할머니 손이 약손이지? 우리 아리는 착한쟁이니까 금방 나을거야."

"밥도 잘 먹지, 잘 놀지, 게다가 우리 아리는 용감하잖아? 그렇지?"

아빠가 씻어주려고 화장실로 안고 가는 것을 할머니가 말렸습니다.

할머니는 자연치유를 믿었습니다.

 그래서 물도 대지 않게 하고, 약도 바르지 않고,

다만 마음의 위안을 얻도록 즐거운 이야기로 아리의 마음에서 두려움을 몰아냈습니다.

마음의 안정을 얻은 아리는 금방 환해졌습니다.

 

 

 

스위스의 아빠친구 앙드레 아저씨가 스카잎으로 화상통화를 걸어왔어. 스위스는 새벽 두시, 가족끼리 크리스마스 이브 파티 중이라면서 앙드레 아저씨의 부모님과 조카들까지 다 나와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더구나.

도리 사진도 보여주고, 며칠 전에 온 앙드레 아저씨의 아기의 액자사진도 보여줬지.

그런데 아리, 아리는 여전히 수줍어서 때론 아쉬워.

그렇게 씩씩하게 놀다가도 다른 사람들만 만나면 쏙 들어가버리니.

오늘도 앙드레 아저씨와 그 부모님들까지 아리에게 반갑다고 손을 흔들며 메리 크리스마스! 하며 아리를 보고 싶어 하셨는데 아리는 아빠의 등 뒤로 숨어 매달리면서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지.

왜 그럴까?

 

 

 

"할머니, 아리, 안아파요!"

할머니에게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아리가 활짝 피었습니다.

"물론이지, 우리 아리가 얼마나 착한쟁이인데..."

할머니가 맞장구를 쳐주었습니다.

 

 

 

 

다른 때도 그래.

할머니 친구를 만나거나 거리에서 어른들이 예쁘다고 말을 걸어오면 언제나 움추러 들곤 하지.

하이, 하면 아리고 방글방글 웃는 얼굴로 하이! 하고 답하고,

사람들에게 먼저 하이! 하면 좋은 거라고 일러줘도 잘 안 해.

또 사람들이 몇 살? 하고 물으면 대꾸도 잘 안 하고 숨어버리고, 할머니가 대답해야지 하면 작은 소리로 겨우 대답하고, 이름이 뭐지? 하고 물어도 마찬가지.

왜 그럴까?

 

 

 

 

마음이 가벼워진 아리,

수실아저씨가 보내주신 장갑과 모자셑트를 입고

즐거운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와, 참 예쁘구나! 아리!" 

 

 

 

 

씩씩하고, 항상 방글방글 웃어야 하고, 짜증 내지 말고 말하기 등을 가르쳐도 잘 안 될 때가 있어서 할머닌 좀 서운하단다.

어릴 땐 누구나 부끄러운 시기가 있기도 하고, 또 성격도 있을 테니 굳이 강요하거나 억지로 시키진 않지만, 그래도 아리야,

방글방글 웃는 얼굴로 말하기, 말할 땐 큰소리로 분명하게 하기, 먼저 하이 하고 인사하기, 이것만 잘 하면 좋겠어.

아리의 특징은 시키면 그땐 곧잘 하는데, 다음 기회가 되면 또다시 수줍어지는 거야.

아리, 힘내!

할머니 믿지?

 

 

 

바로 요녀석이 아리의 발을 다치게 한 범인입니다.

코부라 메두사!

할머니가 붙인 이름입니다.

존아저씨의 선물중의 하나인데

가운데의 보라색 버리부분의 뾰족한 부분. 

 

 

 

 

저녁엔 할머니 침대에서 함께 잤지.

여전히 잠들기 전에 이야기해달라고 하고, 장난치고…

우리가 잠들어있는 사이에 산타클로즈 할아버지가 다녀갈 텐데, 할머니가 아리 발 아픈 것을 이야기 해줄 거라고 했지.

발을 다쳤는데도 많이 울지 않고 잘 놀았다고. 아리가 용감했다고 말해 줄 거야, 하고. 그리고 빨리 자야 산타클로즈 할아버지가 오실 거라고. 우리가 자지 않고 있으면 그냥 지나가버릴지 모르니까 빨리 자야한다고 하면서 겨우 잠을 재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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