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26일(일)-수실아저씨 점심 초대
아리야~ 할머니 좀 도와줘! 할머닌 여전히 잠 때문에 문제야. 간밤에도 새벽 1시경, 아리가 잠이 깨어 부르는 소리에 내려간 후 잠을 한숨도 못 잤지. 이런 날들의 연속이다 보니 잠에 유난히 민감한 할머닌 거의 초죽음이지. 커피에 와인에 … 그런데도 정신이 말짱해서 수면제까지. 그러다가 겨우 오후가 되면서부터 조금씩 깨어나기 시작하는 거야. 으! 할머니의 신체 사이클은 분명 저녁형이야. 저녁형 중에서도 지독한 야행성, 올빼미형!^*^ 오늘도 마찬가지. 오전엔 거의 초죽음으로 정신을 못 차리겠는데… 그러나 수실아저씨를 점심에 초대했으니 어떡 허니. 온몸의 관절이 다 아프고 욱신거려. 그뿐만이 아냐. 정신도 혼미해. 힘도 없어. 이를 악물다시피해 가며 샤워도 하고, 도리도 가끔 봐주고, 주로 아리와 놀긴 하지만 정말 힘들어. 하지만 안 그럴 수 없잖아. 할머니는 아리의 ‘베스트 프랜드’니까. 도리가 태어난 후로 아리가 외로움을 탈까봐서 더 신경을 쓰다 보니 어쩔 수 없구나. 할머닌 진짜로 우리 아리가 좋아. 알지 아리?
수실 아저씨는 베지테리언이라서 김과 두부와 김치를 이용한 메뉴를 선보이기로 했단다. 엄마가 셀러리와 올리브를 비롯해서 식탁계획을 벌써 다 짜놓고 할머니와 아빠는 돕고…, 그런데 엄마가 할머니가 힘들어하는 걸 알고 올라가 준비하라고 하더구나. 사실은 그냥 침대에 쓰러지고 싶었단다. 꾹 참고 샤워를 했지만, 눈은 여전히 충혈 돼 있어서 신경 쓰였지. 12시 30분이 조금 넘어서 수실아저씨가 오셨지. 또 다시 가져온 선물, 그리고 좋은 이야기들, 인도와 불교와 문명과 역사와 사람의 삶에 대한 끊임없는 이야기들. 그러면서도 김과 김치와 두부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어. 4시경에 돌아가셨지. 그 사이 아리는 수실아저씨의 빵떡모자와 장갑을 끼고 스쿠터를 타고 식탁주위를 돌면서 관심 보여주기를 바라며 끊임없이 소리쳤지. 할머니가 사이사이 상대해서 놀아주니까 너무 좋아하면서 그때마다 웃어대며 내는 깔깔깔 소리가 너무 좋았어.
새벽녘에 또 두 번이나 잠자다 깨어나서 부르는 소리에 할머니가 내려갔지. 3시경과 6시경. 결국 6시경부턴 할머니도 아리 곁에 함께 누웠지. 발에 묶었던 붕대도 풀려서 다시 묵기를 두 번, 결국은 아픈 왼쪽만 양말을 신겼지. 상처가 정말 거의 다 나았어. 잠결에는 아리가 걸을 때도 절뚝거리지 않아. 봐, 아리가 ‘착한쟁이’니까 빨리 낫잖아. 할머니가 산타클로즈 할아버지에게 말했댔잖아. 아리가 많이 울지 않았다고, 또 아리가 실수로 할머니 눈을 아프게 해놓고도 할머니 미안! 했다고… 그랬더니 산타클로즈가 앞으로도 용감한지, 떼를 안 쓰는지, 착한쟁이인지 말해주면 아리의 다섯 살 되는 생일과 다음 크리스마스에도 선물을 가져오겠다고 했지.
어젯밤에 아리가 할머니에게 크리스마스 송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을 한국말로 해달라더구나. 그래서 오늘 새벽부터 컴퓨터 앞에 앉아서 찾았지. 정확한 제목을 모르고 다만 아리가 아빠와 함께 부를 때 두 어 소절을 들은 것 뿐이어서 찾는데 시간이 걸렸지. ‘유 베럴 유 베럴…’하기에 제목이 ‘you`d better…’ 일 줄 알았지. 그런데 아니었어.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인 것을 알아내었지.^*^ 한국어로 된 것과 영어로 된 것 중에서 가사가 있고 그림이 좋은 것으로 골라서 즐겨찾기에 붙여놓고, 내려가서 아침잠에서 일어나지 않으려고 하는 아리에게 인심 썼지. 사실은 짜증내지 않고 일어나게 하려고 유혹한 거지. 아리야, 이렇게 착한 할머니 봤니?^*^ “할머니가 아리에게 들려 줄 좋은 소식이 있지. 뭘까요?” “말!” 망서림도 없이 말이라고 대답하는 아리. 역시 아리는 말 메니아이다. 퀴즈 문제 풀듯이 몇 번의 질문을 거치는 동안 잠이 완전히 깨어난 아리, 지금 당장 할머니 방으로 올라가서 듣자고 한다. 당근이지. 다섯 번 듣기로 약속하고 유투브를 들었지.
도리가 태어나는 날, 뉴욕에서 열렸던 날 있었던 경희재외동포문학상 시상식, 할머니는 도리를 맞이하느라고 참석하지 못했죠. 도리가 태어난 기념으로 할머니가 행운목 두 그루를 샀답니다. 각각 '아리'와 '도리'의 이름을 써서 붙여주셨죠.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산타클로즈는 우는 아이에겐 선~물을 안 주신대요. 산타할아버지는 알고 계신대, 누가 착한 아인지 나쁜 아인지 오늘밤에 다녀가신대. 잠 잘 때나 일어날 때 짜증 날 때 장난할 때 산타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신대.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산타클로즈는 우는 아이에겐 선~물을 안 주신대요.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 you better watch out, you better not cry, better not pout. I`m telling you why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 He`s making a list and checking it twice gonna find out who is naughty and nice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 He sees you when you`re sleeping, he knows when you`re awake He knows if you`ve been bad or good so be good for goodness sake you better watch out, you better not cry, better not pout I`m telling you why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 *pout;뾰루퉁하다. *naughty;버릇없는, 외설적인, 무가치한, *goodness;선량한./goodness sake;아무쪼록(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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