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636-첫 눈! 아리의 아빠 닮은 건망증?

천마리학 2011. 1. 20. 14:12





*2010년 12월 6일(월)-첫 눈! 아리의 아빠 닮은 건망증?




오늘아침에 처음으로 내린 눈다운 눈, 발코니에 얇게 쌓이고, 맞은편 건물사이로 보이는 글로벌 메일(Gloval Mail)신문사 앞길에도 눈이 쌓인 모습이 보인다.

“엄마 창밖을 보세요.”

엄마가 할머니에게 소리쳤다.

“아, 첫눈이구나.”

할머니가 소리쳤지. 그랬더니 이어서 아리도 소리쳤다.

“오우, 마이 버쓰데이!”

모두 웃었다.

아리는 눈만 오면 자기 생일이라고 한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야기만 하면 자기 생일을 말한다.

21일, 작은 노엘 데이!

아리가 태어났을 때 할머니가 우리가족의 작은 노엘 데이로 선포했었기 때문이다.

아리의 건망증.

며칠 전엔 간식그릇을 두고 오더니, 오늘은 또 백 팩을 데이케어에서 킨더 가든으로 가는 길에 매고 가는 걸 잊고 가다가 도중에 알고 말했더니 선생님이 시간이 늦었으니 그냥 가라고 했단다. 간식시간에 다른 친구가 준 쿠키 두 개를 먹었다고 한다.

또 책을 킨더 가든의 도서관에 돌려주지 않았다. 그것은 벌써 여러 번째 있는 일.

아빠를 닮았나?









오 늘은 첫눈이 온 오늘 아침, 할머니가 엄마대신 아리를 데리고 데이케어에 갔지. 눈만 내리면 마이 버쓰 데이! 하고 외치는 아리. 벌써 세 번쯤 그랬지만 그때마다 첫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시시할 만큼 조금 내리다말아서 첫눈이라고 치지 않았는데 오늘아침에 발코니에 제법 쌓여서 정말 첫눈이 되었다. 발코니에 놓아두었던 슬리퍼용 아빠의 구두가 눈 속에 파묻혔으니까. 거리에도 눈이 살포시 깔려 있었다.

아 리는 어제 밤에 종이에 그려서 오린 스페이스 쉽(우주선)을 손에 드느라고 한쪽 손에는 장감을 끼지 않았다. 가방에 넣자고 해도 친구들에게 보여줄 거라면서 넣지 않고 손에 들고 갔다. 세인 죠지역 지하에서 깨금발로 겨우 키를 높여 로또 판매대에서 진열된 카드 한 장을 뽑아든다. 친구에게 준다는 것이다.

그 러더니 데이케어에 도착하자마자. 카밀라의 사물함에 로또 카드를 넣어주고 알렉산더의 사물함에 스페이스 쉽을 넣어놓는다. 자기가 친구들에게 선물로 주는 것이라고 했다. 할머니가 감동 먹었다. 아, 아리의 친구 생각하는 순수한 마음을 알았기 때문이지. 그동안 아리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여럿 있었고, 또 늘 아리는 은근히 인기가 많은 편이어서 사랑을 받기만 하는 걸로 알았는데 아리에게 그런 마음이 있었다니. 정말 예쁘구나 아리.






흐앵? 아빠 닮았다구요?




마침 그때 조금 늦게 알렉산더가 엄마와 함께 들어와 사물함 앞에서 겉 옷을 벗고 있었지. 아리가 얼른 사물함에서 스페이스 쉽을 꺼내어 알렉산더에게 주면서 너에게 주는 선물이야. 너를 위해서 그렸어. 하는 것을 보았다. 알렉산더와 알렉산더 엄마가 고맙다고 하면서 좋아했지. 그 말에 더 기뻐하는 아리의 모습을 보면서 할머닌 정말 우리 아리가 예쁜 아이구나 하고 마음이 뿌듯했단다.

저녁때 픽업하러 갔을 때 할머니가 카밀라에게도 주었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대답했지. 카밀라가 좋아했어?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하면서 함빡 웃음을 웃는 우리 이쁜 아리.

와, 오늘저녁엔 아빠가 저녁식사준비를 해온다고 미리 알려왔지. 지금 할머니가 원고를 쓰느라고 너무나 쫒기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엄마아빠가 부엌일은 최소한으로 줄여주고 있는 중이어서 그런 줄만 알았지. 그런데 아빠회사근처의 레스토랑에서 커다란 생선회를 사왔어. 물론 할머니의 일손을 덜어주기도 하지만 이틀 전에 이번에 해외동포 대상상금을 엄마아빠에게 선물로 주었더니 그 감사의 표시로 사왔다는구나. 고마워.

오늘 도리는 피피는 충분히 푸푸도 충분히. 그래서 텔레 널쓰의 안내에 통과. 건강한 아리. 바쁜 중에도 잠간씩 안아주면 웃는 도리. 우는 소리는 여전히 카랑카랑.

의사들도 말하기를 첫째보다 둘째가 훨씬 잘 한다더니 정말 도리는 젖 먹는 것도 잘하고 우는 것도 힘차고.

하지만 우리 아리도 지금은 건강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