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638-설정 바꾼 늑대산 이야기에 아리가 배꼽 쥐다.

천마리학 2011. 1. 24. 20:54

 

 

 

 

*2010년 12월 11일(토)-설정 바꾼 늑대산 이야기에 아리가 배꼽 쥐다.

 

 

간밤에도 아래층과 이층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아리와 잠을 자고 이른 새벽부터 놀아주느라 정말 할머닌 녹초.

아침 8시가 넘어서 아빠가 아침을 준비하고 코리아 킨더가든에 갈 준비를 서두르는 걸 보고 할머니가 권했지.

감기기운이 심한 건 아니지만 아직 완전한 상태는 아니니 코리아 킨더가든도 하루 쉬게 하는 게 좋겠다고.

그렇게 하기로 하고 오늘도 집에서 쉬었지.

어제도 데이케어를 안가고 쉬던 끝인데, 그래도 안전을 기하기 위해서였어.

 

도리는 태어난 지 일 개월도 안 되는 아기들의 정상치보다 더 많이 먹고 많이 누는 아기. 다이퍼가 예정보다 많이 들어가고(하루에 15매 정도) 엄마 아빠의 수고가 더 많지만 그래도 흡족해하는 엄마아빠란다.

이런 사랑을 아기들은 알까?

 

 

 

 

아리는 가끔씩 도리에게 책도 읽어주고 노래도 불러주었지.

읽어주는 책은 동화책을 들고 읽어주기는 하지만 글자를 아는 것은 아니므로 그 동안 엄마나 할머니가 읽어주거나 만들어서 해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도리에게 들려주는 거야.

또 아리가 도리에게 불러주는 노래는 ‘Down by the bay', 요즘 아리가 즐겨 부르는 노래지.

도리가 오빠의 노래 소리를 알아듣나봐. 울다가도 멈추고 눈을 굴리지.

책을 읽어 줄 때도 마찬가지.

 

아리는 할머니가 놀아주고 놀아주고… 끝없이 놀아주어도 끝이 없이 놀아달라고 조른다. 할머니가 지치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어떡 허니. 우리 아리가 이쁘기만 한걸.^*^

오늘도 정말 아리와 놀아주느라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할머니 등에 땀이 날 정도이다.

숨바꼭질에 책읽어주기에... 새벽부터 레고로 기차를 만들고… 엄마는 도리를 돌보느라 정신이 없고 아빠는 주말이라서 집안청소를 하는 짬에도 아리는 여전히 조른다.

 

그런데 오늘 낮에는 아리가 배꼽을 쥐고 웃더구나.

할머니가 들려주던 ‘늑대산’이야기의 상황을 바꾸어서 해주었지.

늑대산에 사는 늑대가 배가 고파서 토끼산으로 갔는데 베이비토끼들이 놀고 있는 거야. 그래서 베이비 토끼들에게 다가가서 어흥~ 했지. 그랬더니 베이비토끼들이 무서워서 어마야! 하고는 기절해 버렸거든, 늑대는 기절해버린 베이비 토끼들을 망태에 담아가지고 늑대산으로 돌아가는데…

 

 

 

 

 

 

이 이야기를,

토끼가 배가 고파서 늑대산으로 갔어요. 베이비 늑대들이 놀고 있었어요. 토끼가 베이비 늑대들에게 다가가서 깡총, 했어요. 베이비 늑대들이 무서워서 깜짝 놀라며 기절해 버렸어요. 기절한 늑대들을 자루에 담아가지고 토끼산으로 돌아갔어요. 히히히 늑대 스테이크를 먹으면 맛이 있겠지? 하며 기분이 좋아졌어요…

아리의 웃음이 터졌다.

언제나 늑대에게 잡아먹히는 토끼가 반대로 늑대를 잡아먹는다고 하니까 처음엔 할머니가 실수한 줄 알고 아, 그게 아닌데 하는 식으로 할머니의 이야기를 고치려 들었지만 할머니가 진지하게 이야기를 계속하니까 아리는 그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너무나 엉뚱한 상황설정이 재미있는 모양이었다.

이야기를 계속하는 동안에 배꼽을 쥐고 웃으며 재미있어 한다.

 

상황을 항상 바꾸어주는 것, 그것이 아이들에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고정관념을 갖지 않게 하는 것, 새로운 세계를 꿈꿀 수 있게 하는 것…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