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639-코리아 킨더 가든 휴교

천마리학 2011. 1. 27. 06:32

 

 

 

 

*2010년 12월 18일(토)-코리아 킨더 가든 휴교.

 

 


간밤, 자정이 막 넘은 시간, 12시 반에 아리의 울음소리를 듣고 뛰어 내려갔지. 자다가 깨어서 울고 있더구나. 다른 날엔 잠이 깨면 할머니이~ 하고 부르며 문밖으로 나오는데 오늘은 왠일인지 울고 있었어.

아마 꿈을 꾼 모양이야. 아빠가 재우면서 옷을 입은 채로 그냥 재워서 조끼까지 입고 있었는데 모두 젖어 있지 뭐야.

속옷까지 벗기도 다시 입혀서 재웠지. 아리는 할머니가 곁에 누우니까 안심이 돼서 금새 잠이 들었지만 할머니는 그길로 영영 잠이 깨어버린 거야. 견디다 못해 컴 앞에 앉아서 아침까지 버텼지.

할머닌 정말 잠 때문에 맥을 못추는 나날이라서 너무나 힘이 든다.

오전 중에 커피 두 잔을 마시면서 겨우 생기를 찾는데 요즘 또다시 힘이 들고 피로가 가시지 않아서 걱정이란다.

빨리 힘을 내야 할 텐데…








겨우 아침을 먹고 아빠랑 아리가 코리아 킨더 가든에 간 뒤에 누워버렸어. 그런데 아빠와 아리가 12시경에 돌아온 소리에 잠이 깨었지. 12시 경이었어.

알고 보니 코리아 킨더 가든이 문을 닫은 거야. 아마 이번 토요일부터 방학에 들어간 모양인데 지난 토요일에 감기 때문에 가지 않아서 그 내용을 몰랐던 거지.

학교가 문을 열지 않으니까 돌아오면서 코리아타운에 가서 점심거리와 떡 등을 사왔더구나.

그때까지도 할머닌 피곤에서 깨어날 수가 없어서 커피를 마셔야 했지.

도리는 어김없이 두 시간 간격으로 깨고 먹고 하는데, 그냥 깨어있는 동안에도 절대로 혼자 있지 않으려고 울어대는 거야. 울음소리가 얼마나 큰지…

그래도 열심히 먹고, 열심히 누어서 하루에 적셔내는 다이퍼가 15장이나 되는구나.

계속해서 엄마 아빠가 번갈아가며 안고 어르고…

아리는 참 착해. 가끔씩 자신도 베이비가 되고 싶은지 스스로 ‘베이비’라고 하면서 도리의 아기바구니 속에도 억지로 들어가 구부리고 눕기도 하고, 아빠한테 ‘뽁데’(불어로 ‘안아주세요’)해달라고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도리에게 책도 읽어주고 울면 다가가서 볼을 만지며 달래기도 하는 아리.

그래도 행여 아리가 외로움 내지 소외감을 느낄까봐서 엄마아빠는 물론 할머니까지 신경 쓴단다.

할머니가 한 시도 빠트리지 않고 함께 놀아주잖아. 그래서 할머닌 시간도 뺏기지만 몸이 힘들어. 정말 땀이 나고 피곤하지.






이층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함께 뛰어다녀야하고, 볼 차기도 함께 해야 하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해야 하지 당연하잖아.

아리의 넘치는 에너지를 누가 막아.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놀기를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함께 놀기를 강요하는 아리는 이마에 딸이 송글송글 베이고 온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워서도 지칠 줄 모르니, 할머니의 속옷이 땀으로 젖을 정도지.

어디 뛰어노는 것 뿐인가?

할머니의 컴퓨터와 할머니방의 tv로도 you tuve와 영화보기도 하잖아. 잠자리에 들면 여전히

“할머니 얘기 해주세요.”를 멈추지 않고.

그러니 잠이 들 때까지 할머닌 한 얘기 반복해서 하기도 하고, 때론 창작동화를 즉석에서 지어내기도 하고.

어떤 땐 할머니가 너무나 피곤해서 이야기 하는 도중에 할머니가 먼저 잠이 쏟아져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를 할머니 스스로도 모르게 지껄이기도 하지.^*^

그럴 땐 아리가 ‘할머니, 할머니’하고 깨워서 채근하기도 하고 어떤 땐 할머니가 그만 자자고 사정하기도 하지.

이런 것들을 나중에 기억이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