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637-Ari, 감기로 데에케어 조퇴.

천마리학 2011. 1. 20. 14:24



 

*2010년 12월 9일(목)-Ari, 감기로 데에케어 조퇴.



오늘, 정오가 막 지났을 무렵에 데이케어 도나 선생님으로부터 아리가 열이 있으니 데려가라는 전화를 받았다.

마침 아빠가 재택을 하고 있는 날이라서 어린이용 해열제 에드빌(Advil)을 들고 픽업하러 갔지만 집에서 기다리는 엄마랑 할머니는 마음을 졸였단다.

요사이 할머니가 시간에 쫒기는 원고쓰기 때문에 거의 밤을 세워가며 작업을 하고 있는 지라 아빠의 도움이 컸지.

죄퇴해 온 아리는 약 덕분에 열이 잠시 내리긴 했지만 모두가 걱정하며, 조심하며 살펴보았지.

그래도 아리가 가끔씩 보채긴 했지만 여전히 잘 놀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다른 때 같으면 할머니가 놀아줄 터인데 워낙 시간에 쫒기고 있는지라 그 사정을 아는 아빠가 많이 도와줬지.

떼를 쓰다가도 워낙 파파보이인 아리는 아빠가 놀아준다고만 하면 금새 할머니의 존재를 잊어버리지. 흐음!






그깟 감기쯤이야!
아리의 권투 폼.
이게 다 할머니가 트레이닝 한거랍니다.
그런데 가끔 이 폼으로 할머니를 공격한답니다.
^*^



잠이 들 때도 아래층 아리의 방에서 아빠가 재웠어.

밤 11시경에야 겨우 작품을 보낸 할머니는 홀가분해지긴 했지만 거의 일주일을 잠을 설치며 집중적인 작업을 하느라고 녹초가 된 상태라서 지쳐있었어.

송고를 마치고 새벽에 샤워를 마치고 어떨떨한 기분이긴 했지만 그래도 아리가 보채는 소리를 듣고 아리 방으로 내려가서 아리의 열을 체크하고 물을 마셔주어 가면서 곁에서 잤지.

우리 아리는 그깟 감기쯤이야 금방 끝내버릴 거야. 그렇지?


“할머니, I want sleep with 엄마 앤 아빠.”

아리가 할머니에게 오늘 새벽에 한 말.

할머닌 아리의 그 마음을 이해하지. 하지만 아리야 엄마아빠는 지금 도리 때문에 피곤해서 곤히 자고 있으니까 방해하지 말자하고 달래며 이해 시켰더니 순순히 들어주었어.

안쓰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해.





오빠! 그깟 감기에 걸려 쩔쩔 맨단말야?
도리도 응원할게 빨리 나아!
오빠 파이팅!



할머니가 가끔 도리를 부러워하는 듯한 아리에겐 그 마음을 위로(?)해주기 위해서 아리도 그랬단다, 하고 아리의 아기 때 이야기를 들려주면 아주 좋아해.

“아리도 도리처럼 아기 때는 말을 할 수 없어서 응아응아 울었는데, 할머니가 안고 달래어 주었단다. 아리가 아주 요만하게 조그마했지. 지금은 이렇게 커서 빅 보이인데 말야. 아리, 기억나니?”

그러면 고개를 끄덕인다. 아기 때의 일이 다 기억날까만 그래도 그런 이야기로 동생 때문에 벌써부터 찾아드는 허전함을 메꾸기 위해서 해주는 이야기들이 아리에겐 많이 위로가 되는 모양이다.

지금도 여전히 할머니와 함께 자리에 눕기만 하면, 입에 붙은 말이 되어버렸다.

“할머니, 이야기 해 주세요.”

“무슨 이야기 해줄까요?”

“으음, 도깨비 이야기.”

아직도 아리는 도깨비이야기와 늑대산 이야기를 아주 좋아한다.

그리고 낮에는 할머니 컴퓨터로 ‘클리포드’와 ‘까이유’를 즐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