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622-Beauty and Beast 보고 퍽퍽 흐느끼는 아리

천마리학 2011. 1. 3. 17:18

 

 

 

 

 

 

*2010년 11월 4일(목)-Beauty and Beast 보고 퍽퍽 흐느끼는 아리 

 

 

오, 놀라워라.

‘작년 다르고 올 다르다.’는 말은 할머니에게만 사용되는 줄 알았더니 아니었구나^*^ 우리 아리에게도 해당되다니.

 

요즘은 솔직히 말해서 아리의 힘에 세지고 몸무게도 무거워져서 할머니가 감당하기에 너무 벅차지. 하지만 아리는 단 한시도 할머니를 가만 놔두지 않지. 데이케어에서 돌아오기가 무섭게 아리 입에서 나오는 말, “할머니~”그리고 “플레이 위드 미!”

그리고 거실에서 식탁 주변을 돌아 한바탕 소란을 피우며 달리는 놀이에 재미를 붙인 아리는 “할머니, 컴, 컴, 캣치 미!”

정말 끝도 없이 놀고 또 노는 아리.

 

 

 

 

 

 

저녁에 잠자리에 들어서도 언제나 하는 말, “얘기 해 주세요 할머니”

그리고는 언제나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잠이 드는 아리.

그래선지 또는 할머니에게만 그렇게 보이는지 모르긴 하지만 아리의 상상력이나 이야기 꾸미는 능력이나, 어휘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생각이다.

작년만 해도 할머니가 자장가를 불러줘야 했는데, 지금은 노래는 안 통한다. 오직 이야기.

사실 날마다 다른 이야기를 꾸며서 해주다보니 이야기가 창작일 뿐만 아니라 그때 그때 즉흥적이고 상황에 따라 전개가 달라진다. 아무튼 이야기 공장노릇을 하기가 매우 어렵다.

 

오늘은 오랜만에 다시 비디오를 보도록 유도했다. 지난 봄 쯤 까지 열심히 보았던 비디오 테잎들, 정글 북, 뷰티 앤 비스트, 구조대원(황금 깃털), 그리고 유 튜브에서 보는 클리포드, 라이온 킹,

 

오늘 본 것은 뷰티 앤 비스트.

그런데 간간이 할머니의 해설이 끼어들면서 끝까지 집중하여 보는 아리의 눈매가 전과 다르다. 이해의 폭이 훨씬 깊어졌다. 이해가 깊어지자 느끼는 강도도 분명 다르다. 옆에서 건드려도, 말을 걸어도 꿈쩍도 안하고 집중한다. 극의 진행에 따라 감정도 변하는 것이 역력하다. 집중하면서 질문도 한다.

 

 

 

 

 

 

오, 놀라워라. 마지막 부분의 비스트가 개스통과 싸움에서 죽게 되자 흑흑, 흐느끼는 정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완전 몰입! 슬픈 감정을 못 이겨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눈물이 줄줄 흐르는 얼굴로 소리 내어 흐느끼면서 이불 위에 얼굴을 묻는다. 비스트가 왕자로 변신하는데도 울음은 그치지 않는다. 할머니 가슴을 파고들면서 슬픔을 표현한다.

개스통이 이기면 푸~ 하고 침을 뱉는 시늉을 하고, 비스트와 벨이 행복한 장면을 보면 아리도 행복한 표정으로 할머니를 껴안는다.

 

노는 시간에도 “아이엠 비스트, 앤 유아 개스통” 하면서 비디오 속에서의 격투장면을 재현한다. 할머니가 몸살이 날 지경이다.

 

아리가 감정몰입이 되는 것이 정말 어른 못지 않다. 아니 감정이 너무나 풍부하고 센스티브하다.

 

비디오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어서도 “할머니, 얘기 해주세요”

“무슨 얘기 할까요?” 하면, “비스트” 한다.

오, 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