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604-새로운 친구 알렉산더

천마리학 2011. 1. 3. 17:40

 

 

 

 

 

 

*2010년 11월 10일(수)-새로운 친구 알렉산더

 

 

 

곧 네 살이 되긴 하지만 아직도 어린 아리!

어린 아리를 보면서 가끔 놀라울 때가 많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아리의 사회성이다. 잘 놀고, 한 시도 쉼 없이 이어지는 활동 때문에 ‘익사이팅 아리’ 또는 ‘에너자이저’라고 불리기도 하고, 아리 하나 키우는 것이 둘을 키우는 것 같다고 느낄 때가 많다. 그만큼 대살 궂고 역동적이다. 힘이 들긴 하지만 그건 잠시, 그저 감사하고 흐뭇할 뿐이다.

친구관계에서도 아리는 특성을 보인다. 별것 아니라고 넘길 만도 한데 아리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별로 표 나지도 않고 또 처음엔 매우 탐색적이고 수줍음이 많아서 정말 평범하기도 하고 오히려 좀 더 뻔뻔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면 친구들과 잘 어울리기도 한다는 생각이 든다. 데이케어 선생님들로부터 듣는 이야기가 ‘아리는 굿 리더’이다.

언제나 친구들이 아리를 따라서 행동한다는 것이다. 친구들은 대개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지만 항상 아이가 어린 중에 속한다. 게 중에는 두 살 위의 친구들도 있다. 그런데도 항상 아리가 리더 격으로 한다는 것이 처음엔 믿어지지 않아서 단지 선생님이 듣기 좋게 이야기하는가보다 하는 정도로 받아들이곤 했다. 그런데 실제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생기고 비로소 아리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그 속에서 주동이 되는가보구나 하는 생각을 굳히게 된다.

 

 

 

 

아침에 데이케어에 가는 모습

 

 

 

 

예를 들면 친구들과 함께 놀 때도 아리가 중심에 있다. 또 아리가 가끔 말과 행동을 유행시키기도 한다. 아리가 ‘방구’라는 말을 퍼뜨려서 모든 아이들 사이에서 ‘방구’하는 말이 유행했었다. 또 ‘할머니’라는 말도 펴트려서 아이들이 ‘할머니’라고 외치기도 한다. 아리가 잘 하는 이상해 보이는 몸짓들을 아이들이 따라 한다는 것이다. 어른의 눈으로 이상하게 보이는 행동이 아이들에겐 재미있는 모양이다.

 

친구관계를 봐도 좀 특이하다.

처음엔 수줍어하는 아리인데도 나중엔 헤어져서는 죽고 못 사는 친구들이 꼭 있다.

먼저 다니던 데이케어(키즈 앤 컴파니)에서도 엘리스라는 여자아이는 아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엘리스의 부모들로부터 ‘아리는 엘리스의 제임스 띤’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고 아리가 그 데이케어를 떠나게 되자 그 부모들까지 아쉬워하며 ‘우리 엘리스는 어떻게 하니? 가지마라 아리야.’ 한 정도였다.

또 제이든은 데이케어 시간이 끝난 후에도 서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해서 야단이다. 살펴보면 아리는 상대가 그러니까 그 분위기에 휩싸여 그런지는 모르지만 떨어짐을 잠시 서운해 하긴 하지만 곧 다른 일에 관심이 옮겨가는데 상대는 아주 적극적으로 아리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떼를 쓰고 울어서 그 부모가 애를 먹기도 했다.

제이든의 경우가 그렇다. 그래서 제이든 엄마의 요청으로 데이케어가 없는 주말에도 시간을 내어 따로 밖에서 만나 한나절을 놀게 했다. 그 미팅은 토요일이나 일요일을 이용하여 하버프론트 쪽 놀이터에서 주로 이루어지는데 아리가 데이케어를 OEGI로 옮겨 온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지금 다니는 OEGI에서도 그런 친구가 또 생겼다. 알렉산더이다.

오후에 데이케어 끝나는 시간이 되어 픽업하러 온 엄마 손에 이끌려 돌아가야 하는 알렉산더가 아리와 떨어지지 않겠다고 악을 쓰며 울어서 애를 먹는다.

어느 날은 엄마가 아리를 픽업하러 갔더니 마침 그때 데이케어 안팎에서 야단이 났더라는 것이다. 알렉산더는 그 전에 와있던 알렉산더가 엄마의 손에 이끌려 안 가려고 문 밖에서 발버둥 치며 울고 있고, 아리는 안에서 큰소리로 울고 있더라는 것이다. 두 아이가 그야말로 대성통곡이었다고 한다. 겨우 달래어서 돌아왔다는 것이다.

 

평소에도 늘 알렉산더가 집에서도 아리 이야기를 하곤 해서 그 부모들이 이미 잘 알고 있다고 한다. 제이든의 경우와 같다.

아리가 어느 날은 알렉스 엄마에게 ‘알렉스 생일에 아리 자신을 꼭 초대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알렉스가 자신을 가장 좋아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알렉스 엄마는 물론이지. 하지만 아리야 조금만 참아주렴, 지금 집을 고치는 중이니까 그 공사가 끝나면 알렉스 생일파티를 할 것이고 그때 꼭 아리를 초대하겠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며칠 전 저녁식탁에서 아리가 픽업하러 온 엄마에게 ‘알렉스의 집으로 가겠다’고 해서 엄마가 달래었다고 했다. 그래서 할머니가 아리가 알렉스 집으로 가버리면 엄마아빠랑 할머니를 못 보는데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히어, 파이브 미닛, 데어 파이브 미닛 앤 히어 파이브 미닛, 데어 파이브 미닛……”

말하자면 알렉스네 집에서 5분, 집에서 5분씩 번갈아가며 있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를 웃겼다.

또 아이들의 생일초대에 언제나 아리가 초대되는 걸 보면 아리의 인기를 알 수 있다. 대게는 데이케어 친구 중에서 한 명 정도를 초대하는데 그동안 생일을 맞이하는 친구들의 생일파티에 언제나 아리가 초대되었다.

그런 걸 보면 아주 평범해 보이는, 오히려 좀 더 용감했으면 싶을 정도로 소극적으로 보이는 아리의 사회성이 괜찮은 모양이다.

어쨌든, 아리 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