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랑 아리랑 575
*2010년 5월 22일 토요일-몬트리올에서 온 메일
아리 네가 엄마아빠와 다른 침대에서 혼자 잤다고? 아리는 빅아리니까 혼자자야 한다고 했다면서? 또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어제밤에 혼자 잤는데 몬스터가 없었다고 했다면서? 엄마아빠가 피곤해서 늦게까지 자니까 너에게도 좀 더 자라고 했더니 조금 자다가 다시 일어나 따따쟌이랑 똥똥 달랏에게 가서 놀아도 되냐고 물었다면서?
네가 얼마나 어른스러운지 너무나 대견해하는 엄마의 메일이었어. 작년에도 몬트리올에 갔을 때 밀크를 젖병으로 먹는 습관을 컵으로 바꾸었잖아. 이번엔 혼자 자는 습관을 갖게 되는 모양이구나. 그래야지. 그래야 이번 여름에 할머니 한국에 나가고 나면 혼자 잘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어차피 우리 아리는 빅보이니까 그렇게 할 수 있을 거야. 빅 보이 우리 아리! 잘한다!
아침마다 밥 시간이면 늘 벌어지는 신경전. 할머니의 밥 먹으라는 말에 신경도 안 쓰고 제 동물들에게 밥 먹으라고 갖다 대는 아리.
할머니는 온종일 원고 정리하면서, 너희들 생각하면서 보냈단다. ^*^
정리가 밀려서 아리가 전에 비해서 먹는 것이 왕성하지 않은 것 같아 할머니가 걱정이었는데, 안심하게 됐지. 전에 다니던 키즈앤컴파니에선 그날그날 먹는 음식을 적어 보내니까 대충 알 수 있었는데 지금 다니는 곳은 그런게 없어서 무얼 먹는지, 얼마나 먹는지를 모르는데다 아리가 아침마다 먹지 않으려고 해서 고민이고, 또 평소에도 전처럼 왕성한 식욕을 보이지 않고 곧잘 ‘아리 배불러’하고 꾀를 부리기까지 하니 할머니가 왜 걱정이 안 되겠니.
보세요.아리의 동물 친구들이 모두 밥공기에 붙어있잖아요. 지금 아리 대신 식사 중이랍니다.
그래서 며칠 전에 할머니가 엄마더러 아리를 픽업할 때에 낮 동안에 음식 먹는 일에 대해서 물어보라고 했지. 그랬더니 엄마에게 한 프리스쿨 선생님의 대답. 아리가 점심시간에 아주 음식을 잘 먹는다는 구나. 특히 파스타나 라이스가 나오는 날은 더 잘 먹는데, 한번 먹고 두 번째 더 달라는 건 매번 있는 일이고 어떤 땐 세 번까지 더 달라고 해서 먹는데 그걸 보면서 선생님이 저렇게 많이 먹어도 될까? 하고 걱정스러울 정도이기도 하다는 거야. 그렇다니까 다행이다. 그렇게 많이 먹어도 살 안 찌는 걸 보면 아리가 운동량이 얼마나 많은지 알겠지. 물론 체질도 있겠지만, 아리는 단 1분도, 아니 1초도 가만히 있질 안찮아. 저녁때 픽업하러가서 보면 유난히 아리의 옷이나 얼굴이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더 더럽고 구겨져있지. 어디 그뿐이니? 아리의 바지 모두가 무릎이 성한 데가 없이 다 떨어졌잖아. 가끔 식사를 할 때 ‘오우, 이거 프리스쿨에서 먹었어’하고 말하기도 하지. 어제저녁, 비치스에 있는 레스토랑 ‘타이 하우스’에서 저녁식사를 할 때도 아리가 주문한 ‘맹고 앤 치킨’이 나오자 치킨을 보면서 ‘오우, 아 에잇 치킨 엣 데이케어’ 했었지. 그런 걸 보면 아리가 데이케어에서 먹긴 먹는구나 하는 생각에 다소 안심이 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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