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558-할머니가 늦었다!

천마리학 2010. 5. 23. 09:54

      할머니랑 아리랑 558

 

 

*2010년 3월 25일 목요일-할머니가 늦었다!

 

 

오늘 아침엔 레벨 4의 플렛홈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레벨 2에서 내리려고 했더니 아리가 강력하게 할머니의 손을 잡아당겼다.

“노우 노우, 할머니”

“와이? 우리 여기서 내려야 돼.”

옆 사람들이 무슨 영문인가하고 우리를 바라보는데도 아리는 아니라고 하며 할머니 손을 놓지 않았다.

“할머니, 노우노우, 우리 밖에, 할머니 밖에, 예스터데이, 유노우?”

아하, 할머니더러 어제처럼 밖으로 나가는 길로 가자는 것이었다.

“어제처럼 밖으로 해서 가자고?”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끄덕, 아리는 시원한 밖으로 가는 길을 좋아하는구나.

 

어제까진 아리를 데이케어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걸어서 오고 저녁때 데리러 갈 때도 걸어가서 타고 왔는데 오늘은 다리가 뻐근하게 아픈 것이 개지 않아서 데리러 가는 길에도 스트리트 카를 탔다. 그런데 스파다이너 종점에 이르러서 앞에 두 대의 스트리트 카가 정차해있는 상태여서 할머니가 탄 스트리트 카도 멈추어 섰다. 무슨 문제가 있는 모양인데 거의 20분쯤 아무 안내도 없이 지체되고 말았다.

6시 5분?

늦어진 시간 때문에 부랴부랴 데이케어에 도착했을 때 마침 걸어 나오는 웬선생님과 마주쳤다. 이미 아빠에게 전화를 했다고 했다. 늦었다는 서류에 싸인하고 아리와 함께 나왔다.

스트리트 카가 멈추면 속수무책이다.

 

 

 

상쾌한 바람이 아주 싱그럽습니다.

아리는 이곳 저곳을 휘젖고 다닙니다.

타고 온 자전거도 멀리 내박쳐버리고 할머니더러 가져오라 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집 근처의 스트리트 카에서 내려 오고 있는데 아리가 피가 하고 싶다고 한다. 또다시 소비로 들어갔다. 마침 식빵과 달걀도 살 겸.

아리와 함께 소비의 매장에서 식빵과 달걀을 고르고 계산대에서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와, 아웃 오브 오더! 쏘리 마담!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해, 아리 조금 더 참을 수 있어? 하면서 서둘러 계산대를 빠져 나오는데, 거기에 마침 조금 전 스트리트 카에서 보았던 동양인 아줌마가 서 있는 거야.

“저기, 화장실 있는데 다녀 오세요 여기다 놓고”

물건을 봐주겠다고 하는 그 아줌마가 한국인이었던 거야. 우리를 보고 있었던 모양이야. 아리가 쉬 마렵다는 것 듣고 기다려 준거야.

“한국인이세요? 반가워요. 여기 사시나 봐요?”했더니

33층에 산다고 하면서 우리가 어디 사느냐고 묻는 거야. 8층이라고 대답했지.

“저기가 화장실인데, 다녀 오세요” 하는 거야.

그래서 할머니가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는다네요 했더니 그 아줌마도 왜 그러지? 하기에 혹시 몰라 할머니는 아리 손을 잡고 화장실 쪽으로 갔는데 정말 문이 잠겨있었어. 되돌아봐서 보니까 그 아줌마는 가 버렸지.

아줌마는 소비가 있는 바로 그 건물의 콘도인가 봐. 길 건너있는 우리 콘도는 33층 건물이 아니거든.

 

서둘러 집으로 왔지. 길 하나만 건너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