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557-길을 바꿔봤다!

천마리학 2010. 5. 20. 00:16

      할머니랑 아리랑 557

 

 

*2010년 3월 24일 수요일-길을 바꿔봤다!

 

 

아침에 스트리트 카를 탈 때 아리를 할머니가 안고 아리 손에 스트리트 카의 승차권을 들고 올라갔다. 덕분에 아리의 티켓 한 장을 저축한 셈이다. 히히히, 수지맞았다!^*^

 

레벨 4의 지하인 서브웨이에서 레벨 2로 올라가는데 오늘은 한 층 더 올라가서 레벨 1에서 내렸다. 같은 1층에서 가면 데이케어로 가는 계단을 이용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그런데 레벨 1에서 내렸더니 밖으로 나가게 되고 건물의 외부로 돌아서 주차장을 관통하여 들어가는 길이 걸어가는 경우 밖에서 들어가는 길과 연결되었다.

 

돌아오는 길은 운동 삼아 걸어서. 한 시간 거리다. 스파다이너의 챠이니즈 마켓에 들려 야채를 사 왔다.

 

저녁 때 아리를 픽업해서 데이케어에서 나오는데 아리가 사과주스가 먹고 싶다고 해서 그 건물의 서브웨이로 가는 통로에 있는 카페에서 한 병 샀는데 왠일인지 바로 마시지 않고 집에 가서 마시겠다고 한다. 어딘가 힘이 빠져있는 듯 했다.

서브웨이 프랫홈에 가면서도 아리는 종알종알 이것저것 눈에 띄는 대로 잘도 이야기 하면서도 할머니를 잡은 손이 힘이 없게 느껴졌고, 스트리트 카로 갈아탔을 때는 할머니 무릎에 앉겠다고 했다. 평소엔 혼자서 입구의 의자를 차지하고 않는데.

할머니 무릎에 앉아서 거리풍경을 보면서 가만히 있기에 할머니가 이것저것 이야기했더니 고개를 끄덕이거나 간단한 대답으로 끝맺곤 했다.

이마에 열은 없는데…

그러더니 스트리트 카 안에서 잠이 들어버렸다. 그럼 그렇지? 졸리웠구나 아리!

 

 

 

 

오랜만에 간 뮤직가든!

이른 봄맞이입니다.

봄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아직은 바람이 서늘한 편이어서 할머니의 자켓을 덧 입혔습니다.

 

 

 

 

 

스트리트 카에서 내리느라고 잠이 깬 아리, 그래도 할머니 손을 꼭 붙잡고 신호등 켜진 횡단보도를 건너오면서 할머니가 아리의 잠을 깨우려고

“우리 저기 소비 앞의 벤치에 앉아서 사과 쥬스 마시고 갈까?”

했더니 아리가 너무나 뜻밖의 말을 한다.

“우이 고우 인사이드, 안에, 안 앗추워, 안에, 유노우?”

안에 들어가서 마시면 안 춥다는 것이다. 할머니는 미처 안에 들어가서 마실 생각을 못했는데 아리가 한 것이다. 쌀쌀한 날씨에 아주 좋은 생각이다.

오, 기특한 우리 아리!

“정말? 아리가 참 좋은 생각을 했구나. 우리 그렇게 하자 응?”

아리가 잠도 멀리 달아나고 아주 기분이 좋아졌다.

 

소비에 들어가서 손님용 테이블이 여러 개 놓여있는 테이블에 앉아서 사과주스와 할머니가 준비해간 바나나를 먹고 돌아왔다.

 

저녁 먹고, 놀이방에서 놀다가 저녁 9시경에 올라와서 할머니 침대에 나란히 앉아 요즘 푹 빠져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다가 10시가 되기 전에 도도타임. 벼개를 베고 눕자마자

“할머니, 토킹 스토리!”

하며 바싹 다가 누우면서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한다.

“뭐라고?”

“할머니, 이야기”

“무슨 이야기?”

“앨리스”

“금방 봤잖아”

“플리이즈!”

“앨리스의 무슨 이야기?”

“으음, 래빗”

“아임 레잇 아임 레잇, 그거? 할머니 이야기 들으면서 자려고?”

끄덕끄덕하면서 눈을 감는다.

 

“앨리스의 친구 고양이가 시냇물에 얼굴을 비춰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토끼 얼굴이 나타나는 거야. 그래서 고개를 들어보았더니 정말 토끼가 있는 거야. 커다란 시계를 들고 깡충깡충 뛰어가고 있었어. 그래서 앨리스에게 저기 토끼 토끼 하는데.....”

벌써 아리의 눈을 게슴츠레해지고, 이야기를 계속하는 동안 잠이 들어버린다.

잘 자거라 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