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544-빅보이의 키즈 앤 컴파니 마지막 날

천마리학 2010. 4. 14. 12:45

 

 할머니랑 아리랑 544

 

*2010년 2월 26일 금-빅보이의 키즈 앤 컴파니 마지막 날

 

오늘은 아리가 키즈 앤 컴파니 데이케어로 가는 마지막 금요일. 다른 때는 엄마랑 데려고 오후에 할머니가 픽업하지만 오늘은 엄마가 일이 있어서 아침에 데려다주는 것도 할머니가 했지.

쌀쌀한 거리를 지나면서 쫑알쫑알 재잘거리는 아리가 대견스럽다.

신호등 앞에서 ‘레드라잇’하며 할머니 손에 힘을 주며 잡고 서 있다가 하얗게 불이 켜지면 ‘런, 런, 런’하며 할머니 손을 잡고 달린다.

“데이케어에서 재미있게 놀면 할머니가 오후에 데리러 갈테니까 그때 우리 만나자” “오케이! 아이 엠 어 빅보이!”

하는 아리. 떨어지지 않으려고 울며불며 떼를 쓰던 작년의 일을 생각하면 정말 많이 달라졌다.

“그럼, 아리가 빅 보이지.”

의기양양해 하는 아리.

아리의 요즘 꿈은 언제나 ‘빅 보이’다.

찬 우유를 마시면서도 ‘아이 엠 어 빅보이 나우.’

혼자 펜티를 입으면서도 ‘아이 엠 어 빅보이 나우.’

어쩌다 고분고분 제 물건을 제자리에 놓으면서도 ‘아이 엠 어 빅보이 나우.’

토일렛에 가서 혼자 쉬를 하면서도 ‘아이 엠 어 빅보이 나우.’

펜티에 응까를 하고나서 민망해서 내일은 토일렛에서 하겠다고, 언제나 그렇게 약속까지 하고도 부도 내 버리지만, 그렇게 쫑알쫑알 변명을 하면서도 ‘아이 엠 어 빅보이 나우.’ ……

 

 

 

 

벤치에 엎드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쭉 펴서 양끝에 닿게 하고,

'할머니, 아리 빅보이 나우!' 합니다.

아리는 지금 키가 크는 것이 가장 소원이랍니다.

 

 

 

 

교실 앞에 도착하자마자 여기저기서 선생님과 친구들의 인사가 들려온다.

“하이, 아리?”

“굿모닝, 아리?”

그런데 아리는 들은 척도 안하고 할머니 자랑을 한다.

“디스이즈 마이 그랜마. 아이 해브 그랜마. 소우 아이 엠 해피. 유 해브 어 그랜마?”

이내 아이들 속으로 빠져드는 아리. 할머니에게 손 흔들어 바이바이!

할머니도 아리를 향해서 바이바이, 이따 저녁때 만나자!

참 많이 자랐다 우리 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