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542-할머니 행복해? 응, 그러엄! 미투!

천마리학 2010. 4. 10. 01:20

 

 

할머니랑 아리랑 542

 

*2010년 2월 21일 일- 할머니 행복해? 응, 그러엄! 미투!

 

 

 

어제 저녁에 또 존 아저씨가 왔기 때문에 번역작업 마치고 온가족이 함께 저녁을 먹으러 나갔지. 오늘은 존 아저씨가 오징어볶음을 먹고 싶다나? 그래서 크리스티로 가서 한국레스토랑에 들어갔지. 아리가 얼마나 나대는지 또 엄마아빠가 편할 수 없었지. 할머니도 물론. 그런데 약간 열이 있는것 같았어.

 

저녁에 자는데 아리의 몸이 뜨겁더구나. 색색 코 소리도 나고 기침도 가끔 하고. 감기에 걸린 것 같아 걱정이었지.

9시경 아리를 재우고 모처럼 할머니가 컴 앞에 앉아서 작업을 했지. 요즘 한동안 할머니가 계속 두통이 오고 지쳐서 도서관에도 안 가고 힘들잖아. 그래서 시를 정리하던 작업도 이삼일은 완전 손을 놓고 있었거든. 마음은 급하고 시간은 쫒기는데말야.

11시쯤, 아리가 잠에서 깨어나는 듯 하더니 부시럭부시럭하더니 할머니! 클리포드! 하면서 나오는 거야. 몸이 뜨거웠어. 그래서 할머니가 안고 다시 들어가려고 하니까 할머니 컴퓨터에서 클리포드를 보겠다는 거야. 그래서 딱 세 번 만 보기로 약속을 하고 클리포드를 열었지. 할머니 무릎에 앉아서.

다른 때 같으면 세 번 보고도 더 보겠다고 우길 텐데 몸이 고달파선지 선듯 자자는 말에 동의하더구나.

침대에 눕히고 옷을 걷고 등이랑 가슴이랑 쓰다듬으면서 쎄쎄쎄를 해서 재웠지.

잠결에도 할머니를 놓치지 않으려고 손이나 옷자락을 붙잡고 있는 아리의 귀에 대고 할머닌 노래를 불러주었지. 자다 깨다하는 아리, 아무래도 열리 나니까 몸이 부대끼는 것 같았지만 지난번 언젠가도 한 번 그랬듯이 이번에도 밤을 무사히 보내기를 기도하면서 계속 아리를 쓰다듬고 있었단다.

자다깨다를 계속하는 아리. 그때마다 할머니가 곁에 있음을 확인하고는 안심하는 아리였단다.

 

 

 

 

 

 

 

 

한번 아리가 또 잠에서 깬듯해서

“우리 예쁜 아리, 할머니 손자, 아프지 마라 쎄쎄쎄,”하다가 아리의 귀에 대고

“아리야, 행복하지?”

했더니 뜻밖에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깜짝 놀란 할머니가 물었지.

“안 행복해?”

“응”

“왜”

“할머니 없어져”

“할머니가 곁에 없어서?”

“응”

오, 아리. 미안. 할머니가 곁에 있지. 왜 없겠어. 걱정하지 마. 할머닌 언제나 아리 곁에 있지. 우리 예쁜 아린데, 할머니 손자 우리 아리! 지금도 할머니가 옆에 있잖아. 행복하지?“

그제서야 끄덕끄덕하며 웃으며 눈을 떠서 할머니를 확인하듯 한 번 보고는 눈을 감는다.

 

 

 

 

 

 

 

오, 우리 아리!

새벽녘이 되면서 열이 내리고 숨소리도 골라졌다. 오, 고마워 아리! 잘 했다 아리!

아침 7시경에 눈을 뜬 아리가

“할머니 웨이컵?”

“고만 잘까? 잘 잤어?”

끄덕끄덕.

“그럼 할머니에게 인사해야지?”

“할머니 아녀 주무시시오?(안녕히 주무셨어요?)”

“그래, 아리도 잘 잤니?”

“응, 녜, 할머니 플레이"

"그래, 우리 물 먼저 먹어야지?“

“오우!”

하며 물 마실 자세로 침대 끝에 걸터앉는 아리.

물컵을 주면서 할머니가 설명을 했다.

“봐봐, 물컵이 네 개나 되지? 어제 밤에 아리 잠자는 동안에 할머니가 아, 우리 아리랑 마실 물을 준비해야지 하고 물을 따라가지고 왔더니 글쎄 여기에 벌써 준비해놓은 게 있는 거야.”

“why?"

"할머니가 미리 준비해놓은 걸 깜빡, 생각 못한 거야.?“

“why?"

"할머니가 잊어버린 거지.“

그제서야 하하하 웃는 아리.

“자, 이렇게 후우! 숨 한 번 크게 쉬고.”

푸우~ 숨한번 크게 내쉬고 물을 마시는 아리. 입술이 꺼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