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랑 아리랑 540
*2010년 2월 19일 금-프린세스 브라이드
요즘 아리가 즐겨보는 디비디가 있지. 할머니가 전에 학교에서 보았던 <프린세스 브라이드>를 영어 회화공부 하려고 며칠 전에 시청 도서관에서 빌려 온 거지. 그런데 아리가 아주 좋아해. 놀랍게도 한 시간이 넘도록 집중해서 보는 걸 보면 놀랍단다. 무슨 내용인지 정확히 파악을 못하면서도, 이점은 할머니와 비슷하다. 할머닌 영어를 못 알아들으니까 정확히 대화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거든.^*^ 그런데도 아리는 벤치에 앉은 채 자세를 흩트리지 않고 집중하는 거야. 그러다가 몬스터계곡의 무서운 괴물이 나오고 불이 뿜어져 나오는 장면이 나오니까 무서워하면서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고 할머니 옆으로 당겨 앉기도 하지. 아리가 특히 관심 있는 장면은? 앗뜨거물, 앗차거물.
복수하려고 하는 아저씨가 적에게 붙잡혀 가서 고문 당하고 기절해 있는데 동료가 와서 구했는데 밥을 먹으면서도 정신이 깨어나지 않아서 슾 그릇에 고개를 쳐박자. 친구가 정신 들게 하느라고 찬 물과 더운 물에 얼굴을 번갈아 쳐 박았다가 꺼내는 장면이 있는데 그것을 보고 왜 그러느냐는 것이다. 또 할머니가 이용하는 장면도 있지. 나무속집에 주인공이 붙들려가서 치료를 받는데 시중드는 아저씨의 모습이 푸르스름하고 입 주위가 지저분했는데, 그 아저씨가 이야기 하다가 에취취 재채기도 하며 돌아서는 장면을 보고 왜 그러느냐고 묻기에, 할머니가 말했지. 저 아저씨는 평소에 샤방샤방을 안해서 뱃속에 벌레들이 많이 들어있어서 말을 하다가 벌레들이 기어나오니까 재채기를 하는 것이고 또 지저분한 입 주변도 벌레들이 파먹어서 그렇다고. “어때? 우리 아리도 샤방샤방 잘 하니?” (우리 아리도 이 잘 닦니?) 끄덕끄덕, “정말?” 끄덕끄덕. 능청스럽게 대답하는 아리. 아마 이럴 땐 속이 근지러운지 슬몃 웃기도 한다. “그래, 잘 하는구나. 그러니까 우리 아린 잘때랑 아침에 일어나서랑 양치질 꼭 해야 돼. 알았지?” 끄덕끄덕. 이내 영화 속으로 빠져든다. 요즘은 잠 들 때도 가끔 <프린세스 브라이드> 이야기로 각색하여 들려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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