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543-무지개=부침게? 햇님 땡큐!

천마리학 2010. 4. 12. 12:21

 

할머니랑 아리랑 543

   

*2010년 2월 23일 화- 무지개=부침게? 햇님 땡큐!

 

 

밖에 나와서 까이유 카드 맞추기 놀이를 하다가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는데 할머니가 마루바닥에 그어진 무지개를 발견했지.

맑은 햇살이 커튼 사이로 어딘가에 부딪쳐서 바닥에 무지개를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아리야 아리야. 빨리 이리 와서 이것 봐. 이게 뭔지 아니?”

현관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갔던 아리가 빨리 되돌아와서 할머니가 가르키는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맞추면서

“why?"

"저기 봐. 저기, 보여? 보이지?“

고개를 끄덕이는 아리.

“뭐가 보여?”

“파랑,노랑, 빨강”

“초록도 있잖아 그리고 오렌지도.”

끄덕끄덕.

“저게 뭔지 아니?”

“아이 던 노우!”

“무지개, 영어로는 레인보우”

“아, 레인보우?”

하면서 아리가 아는 체 한다. 그 동안에 한 번쯤 들어본 기억이 나설까?

“빨강, 주홍, 노랑, 초록, 파랑 보이지? 저게 무지개. 영어로는 레인보우, 한국말로 무지개, 알겠어?”

“부침개?”

“아니 무 지 개”

“하하 부칭게 무칭개? 무칭개?”

짓궂게 웃는 아리. 하지만 무지게 발음에서 부침개를 떠 올린 아리가 신기하고 기특하기만 하다.

 

 

창가에 앉아서 고우 추레인을 보고 있습니다.

간혹, 빨간색이나 하얀색의 광고가 그려져있는 열차가 끼어있는데,

그걸 발견하면 저렇게 좋아합니다.

'아이 화운드 잇!'

하고 소리칩니다.

 

 

 

 

즤 아빠가 '처제'를 '잡채'로 알듯이. 그 일이 떠올라서 할머닌 웃었다.

“why?"

"글세 누가 무지개를 만들었을까?“

“할머니.”

“아냐, 무지개는 할머니가 만들지 않았어. 누가 만들었을까?”

“아이 던 노우.”

“해, 햇님이 만들었어.”

“오우 더 선? 더선 땡큐!”

갑자기 그렇게 말하는 아리가 할머닌 더더욱 신기하단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햇님에게 감사하다는 아리. 벌써 두 번째야.

지난 주 말에 엄마아빠가 퍼니쳐 샵인 리안에 간 동안 할머니와 아리는 파킹 랏 차 안에 있었잖아. 그때 차창으로 햇살이 들어와 따뜻하다고 아리가 말했지.

“따뜻해”

“아, 그렇구나. 아리”

“햇님, 고마씸니다!”

아리가 그때도 그렇게 말했었지.

할머닌 너의 엄마 어렸을 때가 생각났지.

네 엄마가 다섯 살쯤 되었을 때 화분에 물을 주는 할머니를 따라서 물을 주다가 네 엄마가 할머니에게 이렇게 말하는 거였어.

“엄마, 아, 이게 사랑 같아” 하면서 햇님과 물줄기를 번갈아보는 거였어. 그래서 할머니가 뭐가?하고 물었더니 햇님이 따뜻하게 해주고 물을 고루 뿌리는 것이라고 하는 거야. 그때 할머니가 감동먹었었단다.

 

지금은 우리 아리가 할머니를 감동시키는구나.

우리 아리, 고맙다! 그리고 예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