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529-할머니의 마지막 수업과 재숙이모네 집들이파티!

천마리학 2010. 2. 17. 03:48

 

 할머니랑 아리랑 528

 

 

*2010년 1월 8일 금-할머니의 마지막 수업과 재숙이모네 집들이파티!

 

 

오늘은 할머니의 마지막 수업 날. 할머니가 원고를 쓰기 위해서 3 개월 동안의 휴학을 하기 때문이지. 또 아리가 데이케어에 가지 않는 날이기 때문에 할머니는 궁리 끝에 아리랑 함께 등교했지. 피로 때문에 몸이 무거웠지만 이틀 동안 프란시스가 결근했기 때문에 오늘이라고 가서 프란시스를 마지막으로 보고 끝내고 싶어서였지.

영하 11도의 기온에 바람까지 불어서 매우 매섭기 때문에 단단히 무장을 했지. 두터운 옷에 모자. 장갑, 간식거리, 여벌 옷 등. 그리고 스트롤러에 비닐 커버까지 씌웠지. 평소보다 약간 늦은 시간인 10시 30분에 도착. 그런데 왠일. 오늘도 프란시스는 오지 않고 써플라이 티쳐 제이슨이 가르치고 있잖아. 사흘째 결근이야. 리사아줌마도 사흘째 결석이었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을까. 나중에 사무실에서 프란시 스는 아프다고 칼에게 들어 알았지만 리사아줌마는 그동안 두 번이나 전화를 해도 전화가 끊겨있으니...

암튼 오늘도 아리는 할머니 수업에 동참, 아주 잘 보내주었지.

 

 

왼쪽은 토론토의 피얼슨 공항에서 프랑크프르트로 가는 비행기 안입니다. 그리고 오른 쪽은 프랑크 프르트에서 제네바로 가는 비행기 안입니다.

아리는 앞에 켜져 있는 스크린을 보기도 하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도 하고...

3개 월 때 여권 받았고, 6개월 때부터 시작한 비행기 여행이라선지 아주 적응을 잘 합니다.

6개 월 때 한국에도 갔고, 한 살 때 스위스에도 가고... 2살 땐 두 번째 한국방문을 했었죠.

비행기 안에서 스튜어디스 누나에게 '브레드 앤 에플쥬스, 플리이즈!' 하고 주문을 해서 스튜어디스 누나가 깜짝 놀라며 귀엽다고 오며 가며 말을 걸곤 했습니다. 아무래도 저에게 관심이 많은 것 같더라구요^*^

 

 

 

 

할머니 친구들 중에서 아리가 기억하는 친구는 프란시스, 리사, 엠마, 피터인데 리사아줌마는 오늘도 오지 않았으니 볼수가 없었지. 아리가 자꾸만 리사아줌마 어디 있느냐고 묻곤했지.

또 할머니 친구 이란사람인 후세인과 중국인 릴리 아줌마, 터키쉬 퍼나를 소개해주었지만 역시 아리의 특징인 탐색 단계여서 말없이 지켜보기만 했지.

아리가 왔다고 하니까 할머니 친구들이 캔디, 쿠키 등을 가져오기도 했고 여기저기서 놀아주고 말을 걸어오기도 하고 다른 반에서 보러 오는 친구들도 있었지.

엠마아줌마가 쿠키 한 봉지를 주어도 아리는 몇 개만 집어서 자꾸만 많이 가지라고 해도 마찬가지여서 모두 웃었지. 나중에 공부하는 엠마아줌마에게 가서 자꾸만 말을 걸어서 귀찮게 했지만 엠마아줌마는 싫어하지 않고 아리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사정을 하기도 했지. ‘아리야, 엠마아줌마는 매우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란다. 제발좀 봐주라’하면서.

수업시간 내내 중국인 홍아줌마가 수업에는 신경 끊고 아리와 전적으로 놀아주기도 했지. 또 티쳐 제이슨이 하는 말을 가끔 대꾸하기도 하고, 흑판에 문제를 내느라고 번호를 쓰니까 큰소리로 ‘세븐, 에잇, 나인…… ’하면서 따라 읽어서 모두들 귀엽다고 한마디씩 했지. 제이슨이 가끔 말을 걸기도 했고 그때마다 아리가 짧게 대답하기도 해서 ‘아리가 우리들보다 영어실력이 좋다’고 하기도 하고 할머니 친구들은 할머니더러 평소에 너에게 영어를 배울 수 있겠다고 하기도 했어.

홍아줌마가 종이접기를 해서 손가락을 끼우고 노는 놀이도 하고 비행기도 접어서 쉬는 시간엔 그 비행기를 날리기도 했지. 이사람 저 사람에게 날아가는 비행기를 주워가며 잘도 노는 아리. 와!

할머닌 아리에게 잘 해주는 친구들이 정말 고맙단다.

우린 니가 보고 싶을 거야. 그리울 거야 하고 말하는 친구들 때문에 고맙기도 했고 뭉클하기도 했단다. 할머니가 휴학을 한다니까 섭섭해 하는 친구들이 많았어.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는 친구들도 있고. 모두를 깊은 허그를 했지. 할머니가 학교에서 얼마나 인기가 좋은지 알겠지? 히히히.

 

 

 

 

제 생일파티랍니다.

엄마 아빠 그리고 니꼴라, 보누아 삼촌들과 그랑 빠빠 그랑 마망, 장막 고모부, 크리스틴 고모, 뽈 형....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끌레어 누나가 곁에 있어서 아주 좋았습니다.

 

 

 

 

수업이 끝난 후 우린 캐네디언 퍼스트 플레이스로 왔지. 지난 번 리사 아줌마랑 왔을 때도 놀았던 곳. 폭포 근처에서 3층까지 오르락 내리락 준비해간 간식을 먹으면서 놀았지. 그곳에서 참새를 발견하고 참새를 따라다니기도 했지.

5시가 넘어서 집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는데 마침 그때 아리가 응까를 해서 그걸 처리하느라고 시간이 촉박했어. 스트롤러를 타자마자 아리는 잠이 들고 할머니는 어두워지기 시작한 거리를 바쁘게 스트롤러를 밀고 오느라고 땀이 났단다. 집 앞에 왔을 때 라바 앞에서 지우누나의 엄마아빠를 만났어. 이민허가가 나왔다고 하면서 매우 반가워했지. 아리가 잠이 든 데다 비닐커버를 해서 그냥 들여다보기만 했고, 한번 놀러오겠다고 하고 헤어졌지. 그러느라고 우리가 약속시간인 6시를 넘겨 집에 들어섰지. 6시 15분, 그런데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리라고 생각한 아빠도 아직 오지 않고 있어서 아리 너를 스트롤러에서 잠자게 한 채 두었지.

오늘 저녁엔 재숙이모네가 새 집을 사서 이사했다고 집들이 파티가 있거든. 재숙이모네와 혜영선생님네가 엄마의 가장 친한 친구들이잖아.

 

 

 

 

저의 사촌 뽈형과 끌레어 누나.  제가 하도 좋아하니까 끌레어 누나가 저를 안아주었는데요. 끌레어 누나가 힘겨워보이죠? 저는 좋기만 한데...

이 끌레어 누나가요 엄마아빠 결혼식 피로연 파티 때 식탁 밑으로 살그머니 기어들어와 할머니 무릎을 쿡쿡 찌르더니 직접 그린 그림을 선물이라고 내밀더래요. 할머니께선 그 때 너무나 귀여운 아기였다면서 그 일이 아주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고 합니다.

 

 

 

잠시 후에 아빠가 도착하고 그제서야 우린 아빠 차를 타고 엄마를 픽업하러갔지. 그 다음엔 재숙이모네 집으로.

환하게 불 켜진 현관 앞까지 눈이 하얗게 쌓여있었지.

혜영선생님네 딸 내외와 손녀 8개월 된 나리도 와 있었지.

재숙이모네 집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릴 때 잠이 깬 아리. 집안에 들어가서도 한동안 할머니 품에 안겨서 깨어날 줄 모르더니 잠시 후에 정신을 차리면서 몸을 풀기 시작한 아리.

음식솜씨 좋은 헌이이모의 요리, 잘 꾸며진 집, 가장 친한 친구들만의 모임이라서 아주 즐겁고 편한 시간이었지.

아리는 재숙이모의 피아노를 두드려대면서 노래를 불렀지. 알고 있는 온갖 노래 래퍼토리를 자랑했고, 위 아래 층을 오르내리고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말썽도 부리고... 에너제틱 아리가 평소의 모습을 숨길 수 있나!^*^

 

11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지.

오늘 하루도 빅 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