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512-바스락 이야기와 리, 리, 리자로 끝나는 말은?

천마리학 2009. 12. 20. 22:15

   할머니랑 아리랑 512

 

*11월 18일 수-바스락 이야기와 리, 리, 리자로 끝나는 말은?

 

 

할머니가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바스락 바스락’이란 단어를 반복 사용했더니 아리가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기에 무슨 이야기 해줄까? 하고 물었더니 ‘바스락 바스락’하면서 몸짓과 손짓, 얼굴표정까지 지어가며 말했다. 그래서 ‘바스락 이야기’가 됐다.

 

“할머니가 산에 갔는데 어디선가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나서 바라봤더니 갑자기 나무 위에서 어흥! 어흥! 소리가 나는 거야…”

하면, 아리가 얼른 말하지.

“타이거”

“타이거가 뭐지 한국말로?”

“호앙이(호랑이)”

“아하, 그렇구나 호랑이구나, 알려줘서 고마워. 할머니가 무서워서 살금살금 기어가는데 또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나는 거야. 그래서 살펴봤더니 이번엔 푸륵푸륵 소리가 나는 거야”

“레빗”

“레빗이 뭐지?”

“산토끼”

 

 

CBC 앞에 있는 글렌 글스의 동상. 유명한 피아니스트.

할머니가 처음 토론토에 왔을 때부터 좋아해서 에세이도 쓰고 가끔 찾아오기도 하는 아저씨다.

아리도 좋아한다.

"아저씨, 잘 지내셨어요?"

장갑 낀 아저씨의 손을 어루만지는 아리!

 

 

 

 

“아하, 그렇구나. 산토끼였구나. 할머니가 산토끼에게 쉿 조용히 해, 호랑이가 있어, 도망가자 하는데 저쪽에서 또 바스락 바스락 하더니, 바아아아, 바아아아아…”

“쉽”

“한국말로?”

“양”

“그렇지, 양이 있는 거야. 그래서 할머니가 양아 너무 무섭지? 함께 도망치자 했더니 갑자기 옆에서 매에에에, 메에에에 하는 소리가 나는 거야”

“고우트, 염소”

“맞아, 염소가 옆에 있었어. 할머니 저도 함께 가요 하는 거야”

“그래 모두 함께 도망가자 빨리빨리, 막 뛰어가는데 저쪽에 말이 있는 거야. 그래서 말에게로 뛰어가서 호랑이가 쫒아온다고 말했지. 그랬더니 말이 등을 구부리면서 할머니 빨리 타세요 하는 거야. 탔지. 꽉 잡으세요, 꽉 잡았지. 기차놀이 할 때도 기관차 아저씨가 할머니랑 아리랑 손을 꽉 잡으세요 했었지?”

“응 응 선녀누나도”

“그래, 선녀누가가 화이트 홀쓰 마차 태워줄 때도 그랬지. 와, 우리 아리가 다 기억 하는구나아. 그때도 우리 재미있었지?”

“끄덕끄덕”

“할머니를 태운 말이 달리는데 집이 보이는 거야. 그 집으로 갔지. 갑자기 왈프왈프!”

“도기, 개”

“옆에서 또 멍멍멍멍”

“베이비 도기”

“한국말로?”

“강아지”

“마당에서 꽥꽥꽥!”

“오리”

“저쪽에서 오잉크, 오잉크”

“피그, 돼지”

“오, 돼지가 있구나 하고 할머니가 돼지에게 막 가려고 하는데 울타리 쪽에서 이익 이크, 찌이익”

“마우스”

“한국말로?”

잠시 생각하더니 생각이 안 나는지 머리를 잘래잘래 흔드는 아리.

 

 

 

 

CBC안에 있는 아저씨 이름의 글렌글 스튜디오에서 열린 콘서트 보고 나오는 길이예요.

오늘은 할머니 친구 리사아줌마랑 함께 왔어요.

리사아줌마도 소개해드릴게요.

그리고 요즘 매일 할머니랑 만나셨다면서요?

오늘은 할머니랑 리사아줌마랑 베이에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만나러 가야 해요.

나중에 다시 와서 얘기해드릴게요.

그때까지 안녕!

뽀뽀!

 

 

 

 

“아이던노우~”(아리는 언제나 끝을 약간 길게 뺀다.)

“쥐”

“오우, 쥐!”

“딩동댕! 이젠 잊지 마, 알았지?”

“끄덕끄덕”

요즘 아리가 가끔 잊어버리는 단어가 바로 ‘쥐’와 ‘반딧불이’이다.

반딧불이를 그림책을 보면서 두어 번 설명을 해주었는데 그 상황은 기억하고 책을 뒤져서 보여주면서도 ‘반딧불이’라는 말이 잘 떠오르지 않는 모양이다.

 

얼마 전에 과수원 그림책을 보면서 책에 그려진 팬스와 레더를 한국말로 ‘울타리’와 ‘사다리’라고 가르치고, 거기 있는 오리까지 포함해서 할머니가 노래가사를 만들어 불러주며 따라하게 했다.

 

“리 리 리자로 끝나는 말은 울 타 리, 사 다 리, 오 리, 우 리, 아 리!”

 

그 다음에 ‘리 리 리자로~‘하고 할머니가 노래를 시작하면 그 다음을 ‘울타리’하고 아리가 잇게 했다. 할머니가 ‘사다리’ 하면 아리가 ‘오리’하고… 그렇게 서너 번 반복했더니 금새 그 노래를 기억하고 엄마아빠 앞에서 혼자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