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504-센스티브 아리! 미운오리새끼를 보고 우는 아리!

천마리학 2009. 11. 30. 08:06

   할머니랑 아리랑 504회

 

*10월 29일 목-센스티브 아리! 미운오리새끼를 보고 우는 아리!

 

 

 

갑자기 아리가 엄마아빠 방에서 울면서 나왔다. 할머니는 아리가 또 아빠하고 놀다가 꾸지람을 당했나했지. 아빠에게 꾸중 들었나했지. 가끔 말썽부리다가 아빠에게 제지당하곤 울리도 하잖아. 그런데 아니었어. 아빠에게 꾸중 들은 게 아니었어.

왜 울었을까?

유튜브에서 미운오리새끼를 보다가 갑자기 울었다는 거야. 그래서 할머니가 물었더니, 엄마닭이 베이비 오리를 콕콕 찌르더라는 거야. 아빠도 아리가 그 장면을 보더니 갑자기 울먹이기 시작하더라고 설명해주더구나.

오, 놀라워라. 감성적인 우리 아리!

불쌍한 오리새끼를 보고 함께 슬퍼해주다니, 정말 센스티브하구나.

 

그것 말고도 아리는 요즘 다른 변화를 많이 보여주지.

그중 한 가지는 바로 소꿉놀이지. 요즘 소꿉놀이를 시작했는데 없는 것을 이미지화해서 많이 즐기는 일, 그걸 아주 잘 해. 예를 들면 자, 여기 홀쓰를 데려오자. 그러면 아리가 다른 장소로 가서 홀쓰를 가지고 오는 시늉을 하면서 할머니에게 손에 움켜잡은 것은 건네주지. 또 그림속의 사과나무 찾기, 꽃나무나 풀숲을 가리키며 사과나무구나 하면 노우 하면서 진짜 사과나무 그림을 가르키는 아리. 사과 한 개만 먹자 하면 사과를 따서 할머니 입에 넣어주는 시늉을 하고 이어서 자기는 쁘띠사과, 하면서 그 중 작은 것을 골라 따서 입에 넣는 시늉을 하지. 엄마 아빠에게도 보내자 하면 사과를 한 개씩 따서 엄마~ 하면서 한 개 던지고 다시 한 개 따서 아빠~ 하면서 던지는 시늉을 하는 아리.

 

 

 

 

크레딧 강의 풍경 감상에 빠져서 엄마가 재촉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또 한 가지는 집짓기.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한 것이긴 하지만 여전히 즐기고 있는 아리. 모든 곳에 구획을 긋고 경계를 만들어 ‘아리 집’이라고 만족해하는 아리. 심지어 침대위에서조차 할머니 다리를 펴게 하고 그 안에 들어앉아서 ‘아리 집’이라고 하면서 안심하고 만족해하는 아리. ‘아리 집?’하고 물으면 ‘마이 하우스!’하고 대답하지.

장난감, 종이, 책, 볼펜, 의자, 볼 등의 모든 물건이 울타리를 만드는 기구로 동원되는 바람에 집안은 때로 어수선하지만 그래도 우리 아리가 놀이를 통해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가며 자라는 모습에 할머니는 흐뭇하기만 하단다.

 

연극도 잘하는 우리 아리.

혼자서 노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혼자서 중얼중얼, 1인 다역을 해가면서 대화를 만들어 꾸며댄다.

“오노우, 미쓰 캐런, 던두뎃!”

하면서 있지도 않은 미쓰 캐런을 향해서 손을 저으며 말리는 시늉을 하며 계속해서 뭔가를 연기하고 있다. 미쓰 캐런은 프리스쿨의 선생님이다.

할머니를 끌어다 놀이에 동참시키면서, 그림책의 내용들을 연기하기도 하고, 장난감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말과 토끼, 원숭이, 개 등 자기가 가지고 있는 동물 인형들에게 주사를 주기도 한다.

 

 

 

 

 장난꾸러기 아리 때문에 엄마도 함께 나딩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엄마는 이런 시간이 행복하답니다.

 

 

 

 

할머니를 떼를 쓰듯 화장실로 불러들여서 바닥에 또 화장지, 샤워가방, 타월 등을 이용하여 경계를 만들어놓고 ‘흐흐흐 아리집!’하면서 그 안에 서서 할머니를 그 안으로 불러들인다.

“똑똑똑”

“녜에”

“이거 누구 집이예요?”

“할머니, 아리집!”

“아하, 할머니하고 아리가 함께 사는 집이예요?”

“녜, 엄마는 아빠는 오버 데어 집”

하며 안방 쪽을 가리킨다.

 

놀 때도 잘 때도 언제나 할머니를 끌어들이니까 할머니 일이 밀리고 힘 들지만 그래도 우리 아리가 얼마나 예쁜지 할머니는 시간이 없어 늘 쩔쩔 매면서도 아리를 거절하지 못하지.

 

아직도 할머니는 아리에게 보여줄 것이 많고 알려줄 것이 많단다. 이 세상은 그렇게 무궁무진한 호기심의 세계임을 아리가 알까? 그 끝없는 호기심과 도전으로 우리 아리가 무럭무럭, 키도 크고 생각도 커서 큰 지혜의 사람이 되길 바란단다.

알지 아리 할머니 마음?

안다구?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