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490-그림그리기와 자전거 타기 연습

천마리학 2009. 10. 9. 15:17

     할머니랑 아리랑 490

 

 

*9월 12일 토-그림그리기와 자전거 타기 연습

 

 

엄마 아빠는 아침 일찍 우리가 일어나기 전에 집을 나갔지. 엄마 평통위원회 수련회가 있어서. 사실은 할머니는 알고 있었지만 네가 깰까봐서 가만히 있었단다.

엄마 아빠 무척 피곤할거야.

어제저녁에 혜영 선생님 댁 초대에 가서 자정이 넘어서 돌아왔잖아.

우리식구가 요즘은 모두 바쁘고 피곤하구나.

아빠도 회사일로 바쁘지, 엄마도 오래 동안 집을 비운데다 여기 저기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바쁘지, 할머닌 학교가 개학해서 바쁜데다 어제 안과에 다녀왔지, 아리는 프리스쿨에 다니느라 바쁘지 ^*^

 

 

 

 

 

아리는 지금 그려놓은 그림이 덩키(당나귀)라고 합니다.

안 같다고 했더니 계속 덩키라고 우깁니다.

아리가 덩키라고하면 덩킵니다.

^*^

 

 

 

 

 

어쨌든 오늘 하루 우리 둘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었지. 할머닌 할 일이 많지만 우리 아리를 위해서 몽땅 시간을 바치기로 작정했으니까^*^

약간 늦게 일어나서 9시경에 아침을 먹었지. 토스토, 씨리얼, 밀크… 그런데 갑자기 네가 할머니 피피 컴! 하더구나. 토일렛에 가서 쉬를 했지.

할머니도 쉬 마려우면

“아리, 할머니 피피 컴!”

하고 말하면 아리가 함께 화장실에 가주지.

그리고 나서 12시 15분에 두 번째 피피 컴! 그 다음엔 3시 10분에 세 번째 피피 컴! 와 정말 잘 한다. 아리!

김밥과 피스타치오, 초컬릿 케이크, 쿠키, 밀크…

수시로 먹어가면서 장난도 치고 게임도 하고 박수도 치면서 정말 재미있게 놀았지.

 

 

 

 

 

나무구슬들을 늘어놓아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중입니다.

알파벳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아리 혼자서 놀면서 즐기는 놀이입니다.

 

 

 

 

 

책도 읽어주고, 할머니 무릎에 앉아서 유튜브의 엘리펀트도 보고, 퍼즐놀이도 하고, 볼 놀이도 하고, 발코니에서 놀고, 자전거도 타고…

좁은 공간이긴 하지만 거실의 식탁을 가운데로 옮겨놓고, 의자를 치우고 네가 자전거를 돌릴 수 있도록 했지.

그런데 와~ 신나게 놀았는데, 갑자기 겁에 질린 소리로 울더구나. 그래서 보니까 네가 갑자기 쉬를 하고 말았잖아. 아마 노는 일에 정신이 팔려서 피피 컴! 하고 말하는 것을 깜빡 했나봐. 괜찮아. 아리야. 네 마음을 다둑여주느라고

“앗, 아리 실수! 아리가 실수했구나?”

했더니 그제서야 너도 실수! 하면서 웃었지.

아리야, 걱정 마. 앞으로 살아가면서 많은 실수를 하게 된단다. 실수하는 건 나쁜 것이 아니란다. 더 잘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주는 거야.

 

 

 

 

 

거실에서 자전거를 탑니다.

지난번 몬트리올 고모할머니네서 받은 선물입니다.

아직은 서툴답니다.

그래도 식탁 사이 요리조리, 좁은 공간을 오가며 즐기고 있습니다.

 

 

 

 

 

 

오후엔 자전거 타기를 연습시키려고 밖으로 나갔지.

로비에서 타고 왔다 갔다 하다가 밖으로 나가서 콘도 앞길을 왔다 갔다. 아주 익숙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잘 탔단다. 네가 스파다이터 쪽으로 가자고 해서 브릿지까지 갔다 왔지. 다시 로비로 들어와서 한참 동안을 탔지. 점점 익숙해지니까 신이 나서 더 잘 타게 되더구나.

 

7시경에 오랜만에 2층 비스타 클럽에 갔지. 브릿지에서 놀다가 엑서사이스 룸에 가서 또 한 바탕 운동을 했지. 반볼 위에 서서 봉을 잡고 깡충깡충 뛰기를 하는데 아주 신이 나서 거의 봉 높이까지 뛰어오르더구나. 또 할머니가 팔운동하는 기계 뒤에서 잡아다니며 장난을 치기도 하고, 운동기구 사이를 한 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뛰어다니기도 하고… 정말 에너제틱이었지.

어찌나 빠른지 할머니가 잡기 힘들 정도였단다.

 

 

 

 

 

내친 김에 로비까지 나왔습니다.

요리조리 잘도 타고 다닙니다.

로비를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한 마디씩 건넵니다.

아리는 우리 콘도에서 아기 때부터 이미 유명인사가 되었거든요.

 

 

 

 

 

9시경, 고단해서 잠자리에 들었지.

“할머니 쎄쎄쎄”

할머니가 쎄쎄쎄를 하면서 불러주는 자장가를 들으며 잠이 들었지. 네가 잠 든 후에 엄마아빠가 돌아왔단다.

그때부터 할머니가 살며시 나와서 컴 앞에 앉아 밀린 일을 하고 있었어. 새벽 세시가 되었더구나.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는데 네가 할머니 하고 부르는 소리가 나서 얼른 들어가 보니까 네가 어느 사이 침대에서 내려와 문 앞에 서있더구나.

 

 

 

 

 

이번엔 한 단계 더 높여서, 로비에서 거리로 나왔습니다.

프론트 스트리트입니다.

아리는 신이 납니다.

아직은 서툰데도 자전거 운전에 신경 쓰는 게 아니라

유리창에 비치는 제 모습에 관심이 더 많아서

할머니가 소리치곤 한답니다.

아리! 조심! 비캬풀! 아땅시옹!

그제서야 겨우 앞을 보고 달리곤 한답니다.

이그, 아리는 째쟁이!

 

 

 

 

 

울지도 않고, 할머니가 다시 안고 침대 위에 눕혀서 자장가를 불러주며 재웠지. 할머니 품에서 안심하고 만족해하는 표정으로 잠이 드는 네 모습을 보면 할머닌 항상 천사를 보는 것 같단다.

그리고 다시 나와서 컴 작업을 하면서 이 일기를 쓰고 있단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할머닌 정말 시간이 없잖아. 지금 몇 시일까? 새벽 4시 10분,

지금 지난주에 몬트리올에 가서 찍은 사진들을 네 일기에 쓸 사진을 올리고 있는 중이란다.

아무래도 할머닌 또 밤을 새우겠구나. 내일이 일요일이니까 하고.

 

 

 

 

타다가 힘들면 이렇게 내려서서 굴리기도 합니다.

스파다이너 앤 프론트 스트리트의 사거리입니다.

스파다이너 스트리터 브릿리로 가는 길 입구인데

사실은 여기서부터 약간의 오르막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