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479-노 다이퍼! 퍼스트 데이!

천마리학 2009. 9. 16. 08:35

    할머니랑 아리랑 479

 

 

 

*8월 17일 월-노 다이퍼! 퍼스트 데이!

 

 

 

와우~ 아리!

성공, 노 다이퍼!

어제 밤에 다이퍼를 채우지 않고 재우면서 우린 또 약속해었지.

쉬 마려우면 피 컴! 응까 마려우면 응까! 또는 푸 컴! 하고 소리치기로.

 

발코니에서 신나게 놀다가 잠자러 가기 직전에 토일렛에서 쉬~(피~) 한 번 하고, 머리맡에 이동용 꼬마변기도 가져다 놓았지.

그렇게 노 다이퍼로 첫밤을 보내면서 할머니가 얼마나 노심초사했는지 모른단다.

자정 무렵에 앗차, 생각이 나서 아리 네 밑에 다시 더 블랑켓 한 개를더 접어 깔고, 꼬마변기에 앉혀서 쉬하자고 했더니 단호하게 노! 그때부터 할머닌 살그머니 나와 컴 앞에 앉았지. 매 시간마다 살그머니 손을 넣어봤는데 뽀송 뽀송한 채로였단다.

2시경에 잠결에 밀크 달라고 보채기에 다시 한 번 변기에서 쉬부터 하고 밀크 먹자고 했더니, 밀크먼저 먹자고 해서 밀크를 먹였는데, 웬걸, 먹자마자 변기 거부하고 잠에 떨어지는 거야.

새벽 4시경, 그때도 여전히 젖지 않았고, 잠결에 밀크 달라는 너를 그냥 자장자장하면서 재웠지.

 

 

 

 

 

 

평소에도 다이퍼 차기도 싫어하고 갈기도 아주 싫어하는 아리.

다이퍼 갈자고 했더니 요리조리 뺑소니치며 다니더니

결국은 요렇게 머리에 쓰고 나타났습니다.

아직도 떨떠름한 표정입니다.

 

 

 

다시 6시경, 마찬가지.

그리고 7시 30 분경에 잠을 다 잤다싶어서 살짝 깨워서 쉬 하자고 했더니 또 짜증스러워 하면서 노우!

8시 경, 네가 스스로 눈 부비고 잠에서 깨어나더니 할머니를 더듬더듬, 그래서 노 다이퍼로 잔 사실을 오버액션으로 말해주면서 화장실에 가자고 했더니 밀크 먼저 달라고 하는 거였어.

밀크 먹이고 나서 칭얼대는 걸 얼려서 변기에 앉혔지. 그래도 제법 순순하게 따르는 편이었단다. 변기에 앉아서 할머니가 쉬~ 하고 아리는 힘을 주니까 고추가 대답하느라고 까닥거리고, 그러면 둘이 마주 보고 한 차례 웃고…,

(아리는 요즘 바지위로 자꾸만 제 고추를 만지는데 그러다가 커진 고추를 신기해하면서 할머니에게 보이기도 하고, 힘을 주어서 까딱거리게 하곤 한다. 다이퍼를 한 상태에서도 자꾸만 고추로 손이 가곤 하는 것을 보면 제 몸에 신경이 가는 시기인 것도 같다.)

다시 쉬~ 하고…

쉽게 쉬를 했지. 밤새도록 한 번도 안했으니 쉬웠을 수도 있어. 아직 덜 깬 잠 때문에 행동도 기분도 낮아진 네가 장난감을 둘러보는 동안에도 쉬~ 하고 싶으면 알지?

푸~도 알지 아리?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잠시 후,

할머니 푸! 하고 아리가 말하면,

할머니가 급하게 변기에 앉히고 시도했지만 안 나왔어.

 

 

 

 

 

계속해서 다이퍼 입자고 했더니

화장실에 들어가 이렇게 거울에 비춰보기까지 합니다.

별로 나빠하지 않는 걸 보니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아리는 다이퍼를 채울 때도 그렇지만 젖어서 바꿀 때는 더욱 어렵습니다.

흠뻑 젖었는데도 언제나 대답은 노우! 입니다.

그러다가 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가 되면

마지못해 다이퍼 첸지에 응합니다.

 

 

 

 

 

 

네가 배 아우이! 하고 말하기에 푸 나오려고 그래, 우리 기다려 보자 하면서 기다렸지만 실패. 그래도 마려우면 곧 말하라고 거듭 당부하면서 다이퍼 없이 옷과 양말,

슈즈까지 신겼지. 혹시 몰라서 여분의 바지와 셔츠를 한 개씩 더 챙겼지.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만난 아저씨에게 하이! 해놓고는 쑥스러워 할머니 뒤로 숨는 너를 앞세우며, 오늘 아침 처음으로 토일렛을 사용했고 다이퍼도 하지 않았다고 말

했더니 그 아저씨 반색하며 굿 쟙, 굿 퍼 유! 하면서 칭찬.

 

다음엔 컨씨어즈 아저씨.

굿 모닝!하기에 또 말했지. 오늘 아침 처음으로 노 다이퍼라고.

콘씨어즈 아저씨 또한 굿잡! 유 아 어 빅보이!

 

 

 

 

 

 

뉴팻션!

지금 아리가 쓰고 있는 모자는?

밀라노에서도 파리에서도 못 보는 새로운 첨단의 디자인이랍니다.

다이퍼를 머리에 썼거든요.

수영장에 갈 때 입는 팬티형의 다이퍼예요.

저는 요렇게 개구장이랍니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만난 청소아줌마, 항상 그러듯이 너를 보자마자 다가오면서 헤이, 베이비! 큐티 보이! 하기에 또 말했지. 청소아줌마 역시 환호성을 쳐주었지.

그럴 때마다 으쓱한 기분이 들면 면서 쑥스러워 하면서도 기분 좋아하는 아리.

할머닌 어린 아이들이 쉬를 못 가리고 자다가 요 위에 지도 그린 날 아침이면 키를 머리에 씌운 채 이 집 저 집으로 소금 받으러 보내고 그럴 때마다 이웃 사람들이 소금 한 줌씩을 주면서 키를 막대기로 두드리는 일을 생각했지.

 

그게 뭐냐고?

아이들이 쉽게 오줌을 가리게 하려는 한국 사람들의 관습이란다.

할머닌 그런 식으로 여러 사람 앞에서 이야기를 해서 네가 자부심을 느끼고 더욱 쉽게 오줌을 가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그런 거란다.

이제 첫날이니까 혹시 앞으로 이불을 젖게 하거나 다이퍼를 다시 사용하게 되는 일이 있을 수 있을 수 있긴 하지만 이젠 그래도 곧 가리게 될 거라고 생각한단다.

 

오늘 아침, 정말 잘했어, 아리!

계속 노력해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