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473-제3의 아리나라 말과 가족 이름 부르기

천마리학 2009. 9. 1. 23:07

      할머니랑 아리랑 473

 

 

*8월 5일 수-제3의 아리나라 말과 가족 이름 부르기

 

 

 

아리는 요즘 요상한 말을 다시 만들어내어 사용하는 횟수가 늘어났다.

“아따따따노미노... 아바마마미노노... 카카미마따따따...”

아무 의미도 없고 뜻도 없는 저혼자의 말이지만 말이 입안에서 씹히는 맛이 있어 재미있나보다.

“아따따따노미노? 아바마마미노노? 카카미마따따따?....”

하고 할머니가 그대로 따라서 답을 해주면 씨익 웃으면서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아리나라 말을 계속한다.

처음엔 옹알이처럼 '응 응 디스, 응 응 오버 데어 응응 오케이?'하는 식으로 마음 앞서 눈짓 몸짓으로 말을 하더니.

 

두어달 전쯤엔 아리는 장난 삼아 단어를 바꿔 불렀다.

할머니를 ‘함퍼니’ 하고 부르기에 제 이름 ‘아리’를 ‘아요리’하고 대응해 주었더니 엄마를 ‘엄파’ 아빠를 ‘아파파’ 하고 지어내서 부르며 재미있어 했는데 지금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서 대화를 그런 식으로 한다.

 

 

 

 

 

너, 어디서 왔니?

갈매기에게 말을 거는 아리.

하버 프론트.

 

 

 

 

 

아마 언어가 발달해가는 과정인 모양이다.

 

또 어떤 때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할 줄 모르고, 마음이 급하기도 한 아리는 제가 아는 단어에 억양을 넣어가며 눈빛과 몸짓으로 최대한 표현하고는 오케이? 하는 말로 맺는다. 그럴 때의 아리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정말 천사가 따로 없다. 어느 꽃이 예쁜들 이렇게 예쁠까?

 

“아빠, 아빠야아~ 아리 응 응 응 중얼중얼 디스 오버 데어 중얼중얼 에니멀 앤 중얼중얼 아빠랑 할머니랑 중얼중얼 고우 앤 중얼중얼 홀쓰 아빠 중얼 중얼 카아 중얼중얼 오케이?”

(아빠, 오늘은 아리랑 할머니랑 함께 동물원에 가서 동물들 보고 그 다음에 홀쓰도 보기로 해요. 아빠가 운전해서요, 오케이?) 대충 이런 뜻이다.

 

아리가 숨도 안 쉬고 지껄이는 동안 할머니랑 아빠는 신기한 그 모습에 정신 팔려서 지켜보면서 들어준단다.

 

 

 

 

 

지나가는 보트를 향해 손도 흔들고...

하버프론트에서.

 

 

 

 

 

“할머니 기다여, 아리, 중얼중얼 오버 데어, 앤 컴백, 오케이?”(할머니 기다려 아리가 저기 갔다가 금방 올게)하기도 하고,

“할머니, 하나, 엘리펀트, 으음 투, 프레이, 쓰리 하다가 퍼, 파이브, 씩스 앤 다이퍼, 오케이?”

말하자면 제일 싫어하는 다이퍼 첸지를 가장 뒤로 미루고는 저도 염치가 있는지 할머니 눈치를 살피면서 대답을 기다린다.

“노케이! 하나, 다이퍼 첸지, 투 도도”(아니, 하나, 다이퍼 첸지, 투, 잠자러가기)

할머니가 단호하게 대답하면 잠시 생각을 고른 다음 못 들은 척 하거나 막무가내로 저 하던 대로 하곤 한다. 어떤 땐 다시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 협상에 들어오기도 한다.

 

그래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아리는 협상해서 정한 약속을 못마땅해도 거의 다 지킨다.

젠틀 아리!

 

 

 

 

 

걸어가는 모습이 의젓하죠?

지금 뱃고동 소리를 따라가고 있답니다.

 

 

 

 

 

“아리, 몇 살이지?”

“두 살!”

“아리, 이름이 뭐지?”

“아리!”

“할머니 이름은?”

“처낙!”

“엄마 이름은?”

“하나!”

“아빠 이름은?”

“빠뜨릭!”

 

그러고는 가끔 제 아빠를 ‘빠트릭’하고 부르기도 한다.

또 이름이 뭐지? 하고 물으면

“김 아리!”

“다시”

“에메메 김 아리!”

‘에메네게어’ 발음이 안돼서 ‘에메메’ 하는 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