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470-8월3일 월-처음으로 토일렛 사용.

천마리학 2009. 8. 26. 19:34

 

      할머니랑 아리랑 470

 

 

*8월3일 월-처음으로 토일렛 사용.

 

 

 

 

오늘은 시빅데이(Civic Day)라서 공휴일이지만 아리 아빠만은 회사 일이 바빠서 출근했다. 토요일부터 계속된 롱 위켄 사흘째, 아리와 둘이 보내면서도 내일아침, 다시 데이케어에 가려고 하지 않을까봐서 걱정된다.

그런데 오늘 오전, 아리가 참 신통한 일을 한 가지 했다.

 

갑자기 조용해지며 심각해지는 아리, 아, 응까가 마렵구나 하고 아리, 응까? 하고 물었더니 노우~ 도리도리. 늘 하던 행동이다. 아리는 항상 응까만 하면 해놓고도 안했다고 하고, 다이퍼를 갈자면 싫다고 하고… 그럴 때마다 할머닌 늘 마음 편하게 가지도록 다둑이지.

“아리, 응까 하고 싶어? 응까 해, 괜찮아~”하고 자리를 비켜주기도 하고, 무심한 척 하기도 하지. 또 요즘은 응까 할 한 기미가 보이면

“아리야. 응까 하고 싶어? 우리 워시룸에 가서 해볼까? 토일렛, 어때? 지난번에도 한번 앉아봤지?” 하고 유도하곤 한다. 그때마다 노우~ 하거나 도리도리로 거부하고 혼자서 책상 모서리나 의자 밑으로 들어가 쪼그리고 앉아서 조용히, 용을 쓰는 아리.

그렇게 응까가 끝나면 곧바로 그 자리를 벗어나며 직전처럼 다시 놀이에 빠지며 활발해지는 아리.

“응까 했지?” 하고 물어도 대답은 여전히 노우~다.

그럼 할머니가 체크해보자 하면 여전히 노우~다.

안 돼, 아리, 아리 고추가 아우이 하거든. 그러니까 할머니가 한 번 보자 하고 거의 반 강제로 엉덩이 체크를 한다. 아니라 다를까. 응까한 아리.

할머니가 더 적극적으로 유도해서 엉덩이를 씻고, 다이퍼를 바꾸고… 어렵게 작전 완료하지만 때로는 응까를 정말 안 했을 때도 있다.

“아리, 방구?”

그러면 베시시 웃으며 방구! 하고 대답하고, 아유 냄새~ 하고 할머니가 코를 막으면 다시 웃으며 놀이에 열중이다.

 

 

 

 

 

처음으로 토일렛에 앉았답니다.

어쩐지 어색해요.

할머니, 내려주세요.

 

 

 

 

 

그런데 오늘 또 응까할 것 같은 기미가 보여서 응까? 하고 물었더니 노우~ 하면서 도리도리.

그럼? 하고 물었더니 피~ 하며 몸을 약간 움추린다.

“토일렛? 갈까? 지난번에도 했었지이? 다시 한 번 해보자, 어때?” 했더니 끄덕 끄덕, 약간의 호기심이 발동하는 눈치다. " 와 우리 아리, 다 컸구나, 정말 우리 아리가 이젠 할머니랑 엄마아빠처럼 토일렛 사용하는 거야. 이따가 아빠 오면 말해주자…어쩌구저쩌구… 마음 바뀌지 않도록 계속 이야기를 꾸며나가면서 토일렛에 겨우 앉혔지. 잠시 후에 응까는 아니고 쉬만 하는 아리. 고추를 만지작거리기에 자세를 바로 잡아주며 만지지 않게 하고 쉬~ 했더니 잠시 후에 쉬~. 이내 내려오려고 하기에 응까는? 했더니 노우~ 온리 피! 하고 대답한다.

그리고는 다시 놀기 시작하는 아리.

 

 

 

 

 

늘은 토일렛에 앉은 두 번 째 날이니까 좀더 잘 할 수 있어요.

지금 기다리고 있는 중이랍니다.

빨리 나왔으면 좋겠는데...

 

 

 

 

 

 

 

지난주에 처음으로 변기에 앉았었다. 그날도 유도했지만 응까도 쉬도 안하고 잠시 앉았다 내려왔었다. 오늘이 두 번째인 오늘은 토일렛에서 쉬도 했으니까 토일렛을 사용한 첫날인 셈이다.

토일렛에 앉은 것이 어색해서 자꾸만 내려오려고 하는 것을 할머니가 쉬~, 쉬~ 하면서 유도했더니 조금 후에 정말 쉬가 나왔다. 손으로 고추를 잡은 채 쉬가 나오는 것을 유심히 바라보더니 스스로도 무척 신기하게 바라보며, 할머니 할머니, 피이, 노똥! 하고 말했다.

저녁 때 제 아빠가 퇴근했을 때

“아리, 오늘 무슨 일 있었지? 아빠에게 이야기 해줘야지” 했더니 대뜸 스스로 변기에서 쉬~ 했다고 자랑삼아 보고하는 걸 보니 스스로도 신기하긴 신기했던 모양이다. 제 아빠가 와우~ 정말? 하고 오버액션으로 반응하자 으쓱! 하는 아리, 오, 귀여워!

 

 

 

 

 

피이(오줌) 가리는 일, 이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신이 생겼다구요.

 

 

 

 

 

오늘 할머니는 아리의 이발을 시작했지. 요즘 더워서 가끔 네가 귀와 이마를 신경 쓸 때가 있거든. 머리가 길어서 걸리적거리나 봐. 그래서 네가 할머니 무릎에 앉아서 유튜브에서 좋아하는 엘리펀트 행진을 보고 있는 동안 오른 쪽 귀 주변부터 다듬기 시작했는데 네가 마구 움직여서 그것으로 고만. 이발도 좋아하지 않는 아리. 이그! 짝머리 됐잖아?

그래도 이쁘다 우리아리^*^

하지만 빨리 이발을 마무리 해야 돼.

약간 곱슬에 실크처럼 부드러운 머리칼은 제 아빠와 할머니(?)를 닮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