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472-프리스쿨 먼저, 다음에 외줄준비! 주니어 ‘다람쥐’

천마리학 2009. 8. 29. 23:26

    할머니랑 아리랑 472

 

 

*8월 4일 화-프리스쿨 먼저, 다음에 외줄준비! 주니어 ‘다람쥐’

 

 

 

오늘부터 오후에 아리를 데이케어에서 픽업한 후 시내투어를 하던 것을 안 하기로 했다. 그리고 보통 때 같으면 아침에 아예 할머니 외출준비까지 다 하고 같이 집을 나서던 것을 우선 너부터 프리스쿨에 데려다 주기로.

 

왜냐구?

네가 항상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프리스쿨에 가는 시간이 항상 늦잖아. 어떤 땐 10가 다 되어서야 갈 때도 있었잖아. 또 재미 붙여서 프리스쿨에 안 가려고도 해서지. 너를 다 꾸며놓고 할머니 준비하려면 마음도 바쁘고 시간도 늦어지니까. 네가 어디 한시도 할머니를 놔주어야지.

그래서 오후 스케줄을 줄이고 일찍 자게 하려는 거지. 그러면 잠도 충분히 잘 것이고 또 일찍 일어나니까 프리스쿨에도 일찍 갈 것이고.

이제 엄마가 돌아오면 엄마 출근할 때, 8시 반 경에 나서야 되잖아. 느림보 습관이 들면 안 되잖아.

오늘도 늦었지만 할머니가 다른 일 생략하고 너부터 프리스쿨에 데려갔지. 8시 30분경.

그랬더니 마침 니사가 아기들에게 음식을 주고 있더구나. 그래서 너도 먹었지. 맞아, 8시 반경엔 아침 스넥을 먹이니까 네가 일찍 가면 그걸 먹을 수 있잖아.

요즘은 늦게 일어나니까 아침마다 집에서 밀크만 먹고 밥도 먹지 않으려고 하는데 잘 되었지.

할머니는 너를 프리스쿨에 데려다주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외출준비를 한단다.

 

 

 

 

지금 늑대아저씨가 돼지들을 잡아먹으려고 해요.

큰일 났어요.

돼지들은 그것도 모르고 노래만 부르고 있다니까요.

Who's afraid of the big bad woolf?

 

 

 

 

 

아리야,

사실 할머니도 잠이 없고, 늦게 자는 습관이어서 너를 그렇게 하는 것이 너에게 얼마나 힘들까 생각한단다. 하지만 아직 넌 아기니까 지금부터 그런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겠어.

저녁 9시에 잠자리에 들고 아침엔 늦어도 8시에 일어나자꾸나. 그러면 우린 11시간을 자게 되고, 물론 할머니도 중간중간 일어나긴 하지만 그래도 많이 자게 되겠지. 그럼 아기인 너도 잠이 충분해지고 할머니도 좀 더 자게 되겠지.

할머닌 지금도 잠이 없는 편이지만 요즘은 바빠서 할머니 시간을 따로 가질 수 없으니까 일도 밀리고 잠도 부족해. 그래서 늘 두통이 있잖아.

아리 네가 그렇게 잘 따라주면 할머니에게도 아리에게도 다 좋을 거야.

 

그래서 오늘 저녁때 너를 픽업하러 갈 때 스트롤러를 가지고 가지 않았더니 네가 두리번 두리번 찾더구나. 블루밀크도 찾고. 할머니가 설명했지. 그래서 할머니는 오늘은 레스토랑에 가서 냠냠, 아리 좋아하는 치킨 먹자고. 그렇게 달래어서 나왔지. 건물 입구의 인디언 레스토랑, 아리 너도 잘 알잖아. 우리가 오갈 때마다 손 흔들어주고, 네가 누나라고 부르잖아. 또 우리가 거기서 음식을 살 때마다 언제나 공짜로 네 몫을 따로 더 주잖아. 사실은 너를 데리러 갈 때도 할머니랑 마주 손을 흔들었고, 오랜만에 치킨 샤와마를 사먹어야겠다고 생각했었거든.

그래서 그렇게 말한 거야.

 

 

 

 

 

Who's afraid of the big bad woolf?

Who's afraid of the big bad woolf?

아유, 지금 밖에서 늑대가 처들어오는데 저렇게 노래만 부르고 있다니까요.

바보같은 핑크 피그!

 

 

 

 

 

치킨 샤와마, 할머니몫과 아빠몫을 주문했는데 그 누나랑 아저씨가 또 아리 네 몫을 주더구나. 네가 거기서 먹겠다면서 테이블에 앉기에 거기서 먹고 왔지.

스트롤러가 없으니까 네가 얼마나 빨리 잘 달리는지 보는 사람들마다 다시 보곤 했지. 꼭 네 엄마 어릴 때 같아. 네 엄마도 아주 날렵하고 날쎄서 동네 사람들이 ‘다람쥐’라고 별명을 붙였었단다. 할머니가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집앞의 동네 놀이터에 빙 둘러서 있는 사람들. 무슨 일인가 싶어 할머니가 가서 사람들 틈으로 안쪽을 들여다보면 거기에서 네 엄마가 혼자서 그네를 타고 있는 거야. 아무도 밀어주지 않는데 제힘으로 굴러서 높이 높이 올라가니까 사람들이 빙 둘러서서 놀라며 찬사를 보내니까 네 엄마는 더욱 신이 나서 높이높이 올라가고…

그뿐이 아니란다. 철봉도 잘했고 높은 철봉 위를 기어올라 기어다니는 것도 얼마나 잘했는지 정말 ‘다람쥐’가 딱 맞은 별명이었지. 그런데 지금 아리 너도 잽싸고 날렵해서 꼭 네 엄마 닮았어.

거리에선 네가 워낙 빠르니까 할머니 간이 졸아. 혹시 차길로 뛰어들까봐서. 그래도 넌 어려서부터 ‘아리길’ ‘차길’ 가르쳐놔서 지키긴 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마치 다람쥐 같았어.

그러니까 넌 ‘새끼 다람쥐’,  ‘주니어 다람쥐’인 셈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