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454-큰일났다 아리! 프리스쿨에 안 가려고 해서

천마리학 2009. 7. 25. 05:24

      할머니랑 아리랑 454

 

 

*6월 23일 화-큰일났다 아리! 프리스쿨에 안 가려고 해서

 

 

 

큰일이다.

아리가 절대로 프리스쿨에 가지 않으려고 해서. 엄마가 오스트랄리아로 떠나고 이틀째. 어제 아침에도 프리스쿨 교실까지 들어갔지만 절대로 할머니를 놓치지않으려고 하고 할머니를 꼭 붙든 채 밖으로 나가자고 울고 불고, 소리소리, 손을 잡고 늘어지는 바람에 어쩔 수가 없었단다. 필사적으로 떼를 써서 아무도 못 말릴 지경이었지.

맞은편 키 가게의 한국아저씨도 와서 말을 걸었지만 네 상태를 보고는 밖으로 나가서 진정을 시켜야겠네요 할 정도였어.

 

무조건 거리로 할머니를 끌고 나간 너는 데이케어쪽으로 방향만 틀어도 필사적이야. 기차구경하자고 씨엔타워 쪽으로 끌고 가더니 거기서 또 빅레몬, 쁘띠레몬! 하면서 광장으로 내려가자고 하고, 다시 그 너머 공원으로 가자고 하고… 계속해서 할머니를 리드해나가는 우리 아리!

솔직히 할머닌 네 의견을 우기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단다.

물론 이유는 지난 이주일 내내, 그랑마망이랑 따따 에디뜨와의 함께하게 하려고 데이케어에 안 갔으니 당연한 일이지. 매일매일 같은 환경, 같은 선생님들, 같은 친구들, 같은 장난감으로 같은 말만 듣는 데이케어의 프리스쿨이 지겨운건 당연한 일이지. 특히 호기심도 많고, 직접해보려고 하는 자아가 강한 아리에겐 더더욱 그럴만 하단 생각이란다. 또 그동안 다른 아기들에 비해서 아리는 다르게 자랐다고 생각하거든. 실제로 해보도록 하고, 실제고 보고 만지고… 운동신경도 많이 발달했고, 자아도 강하고 따라서 자기주장도 강해. 욕구도 강하고. 그런 모든 것을 할머닌 나쁘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되도록 유도한 셈이지. 그런 점을 개발하려고 노력했으니까.

 

 

 

 

 

 

 

 

 

 

씨엔 타워를 한 바퀴 돌고 다시 스파다이나 스트리트 까지 갔다가 밀크를 먹자고 하면서 집으로 돌아왔지. 집에 와서 밀크만 먹으려는 너를 유도해서 김밥과 김치를 먹이고, 수박도 먹이고… 잘도 먹고 많이도 먹어서 할머니 기분이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옷을 갈아입히고, 네 분위기를 맞춰서 놀다가 오후 2시경, 다시 나갔지.

웰링턴 스트리트!

할머니가 좋아하는 거리지.

할머니가 새로 다니기 시작한 영어학교를 다니면서 늘 그 거리를 지나는데 높은 빌딩들과 깨끗한 광장, 모두모두 좋아. 그런데 그 곳에 커다란 소 조각이 일곱 개나 있는 풀밭과 커다란 코끼리와 아기 코끼리 두 마리의 조각이 있는 분수 광장도 있어. 그동안 아리에게 코끼리와 소들을 보여주겠다고 몇 차례 말했었지. 그래서 오늘은 그곳으로 간 거야.

할머니 짐작이 맞았어. 아리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럴 줄 알았다니까.

“아이 라이크 히어.”

“아이 라이크 엘리펀트!”

아리의 표현이 할머니를 얼마나 행복하게 했는지 모른단다.

또 있지. 아리가 분수광장에서 맨발로 뛰어놀면서 할머니도 슈즈를 벗으라고 졸라대는 거야. 할머니도 별 수 없지 벗을 수밖에. 누구의 청이라고 할머니가 거절하겠니? 맨발로 뛰어다니는 할머니와 아리를 보는 사람마다 웃으며 바라보곤 했지. 발바닥은 시커멓고, 땀은 나고… 그래도 세 시간동안 즐거웠어.

아리가 화강암 바닥이라서 위험하긴 했지만 아리의 왕성한 의욕을 어찌 말리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