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446-엑서사이스 룸과 브릿지에서

천마리학 2009. 7. 5. 06:23

446-

  할머니랑 아리랑 446

 

*5월 26일 화-엑서사이스 룸과 브릿지에서

 

 

 

 

와아! 정말 아리, 운동신경이 아주 좋아.

진즉부터 알고 있었지만 오늘 다시 한 번 그걸 확인했지.

데이케어에서 돌아와도 요즘은 해가 길어져서 날이 밝고 아리의 노는 시간이 더 많아졌지.

"할머니, 고우아웃, 브잇지? 오케이?"

할머닌 네 속셈을 알지. 브릿지에만 자려는 게 아니라 거기 가면 또 다른 데로 가자고 뱡향을 틀곤 하니까. 밖으로 기차보러 가자고 하거나, 스위밍 풀에 들어가자고 하거나, 농구장을 지나서 옆 동으로 나가자고도 하고.

자꾸만 조르는 바람에 할 수 없이 나가기로 했지. 그런데 아리가 어쨌는지 아니?

읽던 책을 모조리 챙기는 거야. 가지고 가겠다는 거지. 아침마다 데이케어에 갈 때도 항상 책이나 장난감을 가지고 가려고 해서 실랑이를 하곤 하는 아리! 아리의 떼를 누가 말리니? 할 수 없이 할머니가 책 보따리를 들었지. 아리는 두 권을 양손에 직접 들고.

 

 

 

 

짐볼 위에서 팡팡 뛰어오르는 아리!

정말 신나게 잘 합니다.

 

 

 

 

브릿지에 가더니 아니나 다를까, 다른 제안을 하는 아리.

"할머니, 하나 책, 노 기차, 앤 투 액서시스"

(첫째 책 읽고, 기차보자고 안 할 테니까 두 번째 엑서사이스 룸에 가자)

검지 손가락을 세워가며 열심히 말하는 아리, 그럴 줄 알았지. 하지만 어떡하니. 밖에 나가자고 안하는 것만도 다행이지.

사실 엑서사이스 룸에 가는 것도 꺼려지거든, 어른들만 가는 곳이니까. 아리는 아기 때부터 드나들었지. 그래서 유일한 아기 손님이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지.

브릿지 바닥에 주저앉아서 한쪽에 책을 쌓아놓고 한 권씩 읽어나가는 아리. 읽은 책은 바닥에 나란히 늘어놓았지. 지나가는 사람들만다 모두 웃으며 지나가고, 말도 걸고, 하이~ 하고 인사도 나누고…

 

책을 읽다가 싫증이 나는지 이번엔 손잡이 스탠레스 봉에 매달리기 시작하는데, 와, 아리 정말 많이 컸다. 키도 많이 컸고 운동기술도 많이 늘었고.

봉 아래에서 두 손을 뻗으면 손도 닿지 않았는데, 지금은 키가 훌쩍 넘을뿐만 아니라 매달려서 유리벽에 발을 대고 거꾸로 올라가서 완전히 180도로 매달리기도 하지. 정말 대단하구나.

 

 

 

 

자꾸만 할머니더러 다른 기계위에 올라가서 하라고 권합니다.

이그, 제걱정이나 하지~

할머닌 앞을 보고 하라고 강조강조 하면서 지켜봐야합니다.

 

 

 

 

다음은 엑서사이스 룸, 맨 처음 하는 것은 런닝머신 위에서 3분 정도 걷기. 스피드는 1,8. 다음은 짐으로 가서 볼 위에 올라서서 뛰어오르기. 거울 앞의 손잡이 봉대를 잡고 반원위에서 마치 공처럼 잘도 튀어 오르는 아리. 또 초록색, 회색, 노란색, 블루의 짐볼이 있는데 그 중에서 블루를 가장 좋아하는 아리. 블루 짐볼 위에 엎드려서 구르거나, 올라서서 튀어 오르기를 시도하지만 이땐 할머니의 보조가 필요해. 짐볼의 크기가 아리에겐 너무 크고 또 공이 구르기 때문에 균형 잡는 일이 어렵거든. 그래도 볼 위에서 서너 번 구르곤 하지. 물론 할머니 손잡고, 그러나 아리가 서툴거나 겁이 나는 것은 일찍 포기하는 것이 아리의 특징이기도 해.

다음은 근육운동 기구와 덤벨, 당연히 아리에겐 가당치도 않지만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는 아리의 의욕 때문에 할머니가 애를 먹지만 어떡하니, 도와주어야지. 덤벨운동 용의 벤치형 의자위에 올라서서 점프 업도 하고, 근육단련 기구도 하고, 물론 흉내내는 것에 불과하지만. 기구들의 단단한 모서리에 다칠까봐서 할머니가 전전긍긍. 어떻튼 운동신경이 대단히 좋은 아리!

 

 

 

 

자, 이만하면 아리가 얼마나 운동을 잘 하는지 아시겠지요?

^*^

두살 반, 처음엔 이 봉아래 서서 팔을 뻗으면 손이 닿을까말가 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거꾸로 매달리기가 식은죽 먹기랍니다.

 

 

 

 

 

 

아리는 책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글씨 쓰는 것도 좋아해서 할머니에게 백지위에 볼펜으로 에이비씨를 써달라고 조르지.

때로는 쁘띠(소문자)에이, 때로는 빅(대문자)에이, 아리가 부르는 대로 줄줄이 써주면 반복해서 읽고, 흉내내어 볼펜을 휘두르고... 낙서쟁이가 됐지. 그런 덕분에 요즘은 펜 잡는 손의 자세가 아주 자연스러워졌고 또 획 긋기도 훨씬 좋아져서 직선만이 아니라 곡선도 제법 모양을 만들어내며 긋지. 가정 먼저 쓰기 시작한 글자는 V, 그다음엔 e, 요즘은 A를 만들어가고 있지.

오, 스마트 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