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437-엄마가 삐지고 아리는 열나고

천마리학 2009. 6. 4. 00:48

 

    할머니랑 아리랑 437

 

*4월 30일 목-엄마가 삐지고 아리는 열나고 

 


평소에도 아리는 슬그머니 할머니 가슴에 손을 넣고는 '할머니 찌찌'하면서 짖궂게 웃기도 하고 어떤 땐 손가락에 힘을 주어 아프도록 쥐기도 하는 아리. 자다가도 할머니 가슴에 손을 넣고는 "할머니 찌찌" 하며 빙긋이 웃고, 놀다가도 살며시 할머니의 앞가슴 옷자락을 들추고는 "할머니 찌찌!" 하고 빙그레 만족한 듯 웃는 아리.

"할머니 찌찌 누구 꺼지?" 하고 물으면 거침없이 "아리!" 하고 대답하는 아리!

정말 귀여운 우리 아리!

스마트 아리!

게다가 요즘은 몸도 마음도 잘 자라는 모습이 눈에 보인단다.

고맙다 아리!


그런데 엄마는 요즘 너 때문에 몹시 서운해 한단다.

왜냐구?

네가 엄마에게 '고우 어웨이!'하고 밀어내기 때문이야. 물론 네가 아기여서 그런 것을 알면서도 네가 그럴 때마다 엄만 서운해 하는 거 너도 알지?

아니 모르지, 넌 아기니까^*^

넌 곧잘 네가 필요 없다고 느낄 땐 '고우 어웨이'하는 말을 사용하지. 그렇게도 할머니만 따른다고 엄마가 서운해 하는 할머니에게도 그럴 때가 있잖아.


 

이렇게 이쁜 엄마가 정말 삐졌겠어요?

 

 

 

 

어제 저녁 도도타임에도 엄마가 우리방에 와서 "아리야, 엄마랑 잘까?"하니까 네가 "노우, 엄마 고우 어웨이!" 했지.

엄마가 다시 "잉잉, 그래도 엄마는 아리랑 자고 싶은데…"하면서 네 옆에 누우니까 네가"노, 노, 마미 가, 고우어웨이, 아빠, 데어,"하면서 엄마를 밀어내었지. 그래서 엄마가 서운해하면서 엄마방으로 갔잖아. 그런데 오늘 아침에 엄마가 '굿모닝'하고 우리 방으로 왔는데, 네가 또 '마미, 고우 어웨이!'하면서 엄마를 밀어냈잖아. 그러니까 엄마가 정말 서운했나봐.

엄마가 시무룩해져서 나가버렸잖아.


계속 엄마는 말도 안하고 너를 튕기는데, 아무 짬도 모르는 네가 '마미'하고 다가가면 '넌 엄마 필요 없잖아'하면서 외면하고…

아무 영문도 모르는 네가 어리둥절, 어색해 하는 걸 보면서, 네 시중을 들면서도 내내 할머니도 속으로 화가 났단다. 그런데 오늘 아침엔 식탁에 앉아서 할머니와 함께 토스트를 먹으면서 네가 데이케어에도 안가겠다고 하면서 '엄마, 바이바이' 하니까 문간에서 기다리던 엄마가 너무나 서운해서 그냥 가버리는 거야.

물론 알지만 할머니가 정말 난감했단다.

잠시 후 엄마가 다시 들어왔더구나. 그럼 그렇지. 설마 엄마가 너를 버리고 가겠니? 했는데, 방으로 들어간 엄마가 시무룩하게 침대 곁에 앉아 울고 있는 거야.


결국, 언짢은 기분으로 너를 데이케어에 데리고 나간 출근길을 지켜보면서 할머니가 걱정스럽기도 하고 화도 났단다.

그런데 저녁때 퇴근해 올 때도 갈앉은 기분으로 너를 데리고 왔고, 오자마자 엄마가 침대로 가버리고…

너도 왠지 시들시들, 부대끼며 잠시도 할머니 손을 놓지 않으려고 하고.

네 엄마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어린 너를 상대로 그러는 엄마에게 할머닌 정말 화가 났지만 꾹 참았단다.


네가 전적으로 할머니를 따르니까 엄마 속이 안 좋다는 걸 알지. 하지만 그런 일로 삐지는 엄마가 더 어이없어서 할머닌 난감할 뿐이란다. 내참!


 

 

엄마의 노트북은 언제나 아리 차지!

아리는 유투부에 빠졌다.

 

 

미열이 있는 넌 저녁이 되어서도 넌 밀크만 먹고, 점점 열이 높아지는 듯 하면서 부대끼니까 자꾸만 칭얼대는 너를 안고 할머니가 얼마나 애가 탔는지 몰라. 밤새도록 네 머리에 물수건을 갈아 얹어주면서 끊임없이 노래 불러주고 다둑거려주고…

자다 깨다 하면서도 할머니가 옆에 있는 것을 확인하면 잠결에도 안심하고 눈을 감는 너, 정말 할머닌 네 엄마가 어렸을 때 일이 떠오르더구나.

네 엄마도 한번 열이 많이 나서 밤새도록 옷을 벗겨놓고 부채질하며 애타게 밤을 보낸 일이 있단다. 동네 의사선생님이 그 밤에 열이 내리지 않고 응급상황이 되면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기 때문에 할머니의 마음은 더욱 조급하고 걱정이었단다. 새벽이 되면서 다행히 열이 내렸지.
그런데 어제 밤, 너도 새벽 3시쯤이 되었을 때부터 열이 내리더니 비로소 푹 깊은 잠에 빠지는 거야. 얼마나 고맙던지…

여전히 할머니 옷 속으로 손을 넣고 잠을 자는 귀여운 아리!

아리야, 고맙다!

그리고 속상해하는 엄마마음도 이해하지?


엄마가 항상 바빠서 너와 함께 해주는 시간이 부족하고, 할머니가 늘 보살펴주니까 네가 할머니를 따르게 되는데, 그래도 엄마는 항상 네가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잠시라도 너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하는 거야. 그런데 네가 엄마를 밀어내니까 엄마가 서운하지.

엄마가 너를 너무나 사랑한다는 증거이기도 하단다^*^

알지? 그러니까 아리야, 우리, 엄마랑도 함께 놀아 주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