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436회-장난감 부자가 된 아리

천마리학 2009. 6. 1. 07:00
 
    할머니랑 아리랑 436

 

*4월 27일 월-장난감 부자가 된 아리!   

 

 

 

요즘 아리가 신나하는 건 기차의 기관사아저씨에게 손 흔드는 일, 브릿지에 가서 기차를 기다리다가 기차가 오면 손을 흔들고 기관사 아저씨가 마주 손을 흔들어주면 더욱 신이 나서 연신 흔들어대지.

며칠 전에 할머니가 아빠에게 눈높이와 마음 높이를 너와 맞춰달라고 한 이후로 엄마아빠의 태도가 바뀌어져서 집안 분위기가 확 달라졌단다. 너를 버릇 좋게 들인다고 혼내는 일이 없어지니까 네가 자유롭고 늘 신나게 놀고 의사표시도 자유롭고… 그래서 집안분위기도 좋아졌지만 가장 중요한 건 너의 정신연령이 빠르게 자라는 것 같단다. 그걸 네 엄마아빠도 느끼고 아주 기분좋아해.

 

 

 

커피타임!

아리는 커피마실 때도 아빠의 잔에

할머니 식으로 

짜자자안!


그리고 또 한 가지, 우리 아리가 아주 좋아진 것이 있지.

할머니 방에서 자면서 이젠 아예 습관이 되었는데 울지 않는 점이야. 전엔 자다가도 한 두 번씩, 새벽녘에도 울고 밀크 달라고 울고… 그랬잖아. 그런데 할머니 방에서 잔 이후로는 자다가 배가 고프면 할머니에게 밀크! 하고 말하고 할머니가 늘 준비해둔 밀크를 주면 맛있게 단숨에 먹어버리고는 다시 잠이 들곤 하지. 어떤 땐 살그머니 할머니가 나온 후에 잠이 깨어도 울지않고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서 할머니가 들어가 보면 침대 위에 일어나 앉아서 두리번두리번 할머니를 기다리고 있는 거야. 그러다가 할머니가 들어가면 빙긋 웃고 안심했다는 듯이 할머니 품으로 파고들어서 눕히는 대로 누워서 잠이 들지. 정말 얼마나 착해졌는지 몰라.

아리가 잠들 때까지 할머니가 천사노래도 하고, 선녀노래도 해주고…


할머니가 아리 친구 꽃님친구… 하면서 노래를 계속하면 천사친구 하면서 가사를 바꿔달라고 요청하기도 해. 그뿐이 아니지.

할머니가 장난삼아 '아리친구 방구친구 방구 방구…' 하거나 '아리 친구 코딱지 친구 코딱지…' 하면 '노우'하면서 고개를 젓고, 다시 '아리친구 천사친구…'하고 고쳐 부르면 '오케이!'하지.

그렇게 장난치는 것이 재미있었던지, 할머니가 가사를 바꿔부를 때 아리 네가 '엉덩이' '똥' 하고 말해주기도 해.

'아리친구 엉덩이 친구…' 하거나 '아리친구 응까친구…'하고 바꿔서 불러주면 아주 재미있어하면서 까르르.

 

 


으음~ 커피맛 좋군!

커피삼매에 빠진 아빠와 아리.

 

 

 

 

요즘 아리가 장난감 부자가 됐지.

어떻게?

엊그제 금요일에 치과에 갔었지? 아빠랑 할머니랑 함께.

그날 치과의사 빅 아리가 장난감 한 상자를 내주어 놀게 해주고는 돌아올 땐 너에게 마음에 드는 건 가지고 가라고 해서 네가 말들을 다 가지고 왔잖아. 말 10마리, 그 중엔 브라운 호스 3마리, 블랙호스 3마리, 점백이 한 마리, 지브라 1마리, 아리가 가장 좋아하는 화이트 호스 2마리, 그리고 라이온 1마리. 다이나소어 색깔별로 5마리(분홍, 빨강, 파랑, 노랑, 초록)씩, 기린 1마리. 무쓰 1마리.

갑자기 아리가 좋아하는 말들이 많이 생겨서 날마다 즐겁게 놀지.


그런데 오늘은 또 10층 아줌마네가 네 장난감과 책들과 흔들의자까지 많이 가져오셨구나. 부자가 된 우리 아리 흥분해서 볼이 붉어진 채 새 장난감으로 노느라고 정신이 없어졌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