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시마을

시-5월, 장미의 이름으로

천마리학 2009. 5. 31. 02:28
 
 

 <시>

 

5월, 장미의 이름으로

              -모시는 말씀


                    권   천   학(시인)



가시를 갈아

꾹꾹 눌러 쓴 초청장을 보냅니다

초록 모자를 쓰고

은빛 바퀴를 가진 바람 우체부편에


짤막한 파티

절정에 이른 몸짓으로 밤잠 설치며

겹겹이 타오를 줄 아는

당신만을 모십니다


들숨과 날숨 사이

빗물에 적신 햇볕을 끼워 짠 아랑주(紬)에

살점을 문질러 진하게 물들인

새빨간 야회복을 입고 기다리겠습니다


당신이 꼭 오신다면

몰래 감추어 둔 꽃술 한 잔도 마련하겠습니다

5월이라고 쓴 팻말을 따라

꿈의 계단을 올라오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