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382-에어 캐나다 센터에서 농구게임을

천마리학 2009. 1. 27. 22:22

 

 

 할머니랑 아리랑 382

 

*10월 10일 금-에어 캐나다 센터에서 농구게임을    

 

 

옆집 올리브 아빠가 에어캐나다센터에서 하는 농구 게임 티켓 두 장을 주었어.

토론토 팀과 모스코바 팀의 경기라는구나.

엄마가 아빠의 퇴근이 늦기도 하니까 할머니랑 가자고 우겼지만 할머니가 아빠 오면 함께 가라고 할머니도 우기며 양보했지.

왜냐하면 아빠도 이번 주에 FDA의 감사 받느라고 수고가 많았으니까 잘 됐다 싶었기 때문이야. 아빠는 운동경기를 좋아하기도 하잖아. 

게다가 할머닌 며칠 전에 Princess of Wales Theatre에서 <Sound of music>을 봤거든.

그래서 아빠가 퇴근하자마자 서둘러서 아빠랑 엄마랑 너를 데리고 다녀오게 했지.

 


 

 바구니 엎어놓고 그 위에 깨금발로 서서 물장난 하는 아리!

 

 

 

 

밤 10시경에 돌아왔는데 기다리던 할머니가 놀랐지 뭐니.

지금쯤 아리는 잠들어서 아빠에게 안겨 오겠거니 하고 생각했는데 웬걸,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채 흥분한 상태로 현관을 들어서는 아리 너 때문이었지.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함머니!'하고 부르더니 다녀온 이야기를 시작하는 거야.

"아저찌, 아줌마, 많이...."

두 손으로 커다랗게 동그라미를 그리며 설명하기 시작하는 거야.

"으응, 아저씨 아줌마가 많이 왔어?"

고개를 끄덕. 이번엔 입을 쫑끗쫑끗 내밀며

"누나..."

치어리더 누나들을 말하는 거라고 옆에 섰던 엄마가 귀띔해줬지.

네가 치어리더들을 그렇게 좋아하더라는구나.

"오우, 치어리더 누나들이 춤을 추었어?"

고개를 끄떡. 눈을 반짝반짝, 볼그레한 볼에 흥분을 그대로 담고 이번엔

"다나쪼쯔..."

양 손가락으로 가슴을 콕콕 찔러 보이는 거야.

"다이너쏘어가 아리에게 와서 아리에게 장난 걸고 놀았어요"

엄마의 설명이다.

자리가 아주 좋은 앞자리였는데 아리가 어른들과 함께 응원하고 손뼉치고... 하니까 카메라도 아리 모습을 포착하여 전광판에도 나오고, 다이너쏘어로 분장한 인형사람도 다가와서 아리 가슴에 손을 대면서 장난을 치기도 했다는구나.

"어머나, 다이나쏘어가 아리에게 장난 걸고 놀았어? 아리가 정말 신났겠구나"

고개를 끄떡, 두 눈을 반짝, 숨을 크게 몰아쉬며 계속해서 웅얼웅얼, 체육관의 분위기를 할머니에게 옮기느라고 여념이 없는 우리 아리의 귀여운 모습을 할머니의 짧은 표현으로 어떻게 다 전할 수 있을까, 안타깝구나.

 

 

 

냉장고 문 열어놓고... 말썽장이 아리! 상관 안 하는 것이 없다니까요~

 


 

네 모습이 스포츠 중계방송 TV화면으로도 중계가 되었대. 전광판에도 여러 번 나오고... 네 엄마아빠도 그렇게 나오긴 처음이고, 주변좌석의 어른들도 아리 네 덕분에 화면에 나오고 TV에도 나가게 됐다면서 아리에게 고맙다고 했대. 처음엔 옆 자리의 아저씨 아줌마들이 너의 귀여운 모습에 반했었는데 나중엔 주변의 사람들은 물론이고 전광판을 통해서 모든 사람들이 아리의 모습에 홀딱 빠졌었대.

 

네가 잠투정을 하거나 지루해하면 어떻게 할까 은근히 걱정도 하고 각오를 하고 있었던 네 엄마아빠가 의외의 분위기에 아주 아주 기분이 좋았다는구나. 지루해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쌩쌩해져서 어른들이 하는 대로 함께 손 흔들고 함성을 지르고 웃고 소리치고... 어린 네가 그 분위기를 완전히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아서 엄마아빠도 신기했대.    

할머니가 우리 아리에게 경험시키라면서 데리고 가라고 한 것, 잘했지? 네 아빠에게 양보한 것도 잘 했지?

 

와아~ 우리 아리가 아주 귀여움을 독차지했구나.

잘 했어. 아리! 


 

이렇게 돌아오자마자 할머니에게 이야기하느라고 열심인 우리 아리 때문에 할머닌 너무 행복해.

땡큐 아리! 땡큐, 땡땡큐 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