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380-함머니 똥~ 그리고 씻다운

천마리학 2009. 1. 23. 20:49

 

 

  할머니랑 아리랑 380

 

*10월 9일 목-함머니 똥~ 그리고 씻다운    

 

 

 

와~ 우리 아리가 오늘 아침에 또 한 마디 했다.

무슨 말?

"함머니 똥~"

할머니를 부르기에 다가갔더니 펜스에서 놀던 아리가 어정쩡한 자세로 다이퍼를 가리키며 '함머니, 쫑' 하는 것이다.

"똥 쌌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얼마 전부터 똥이 마려우면 '할머니 똥 하고 말해라. 그러면 할머니가 다이퍼 바꿔줄 거야. 알았지?' 하고 가르쳤는데 그때마다 그저 듣는 둥 마는 둥, 그러더니 오늘은 처음으로 똥 쌌다는 말을 한 것이다.

아리는 다이퍼 바꾸는 것을 아주 싫어하지. 바꿀 때마다 칭얼대는 것은 물론이고, 다이퍼 갈자고 말하면 '노우~'하고는 얼른 달아나버리곤 하지.

억지로 바꾸려고 하면 떼를 쓰고 울고...

그때마다 아리 너를 설득시키느라고 '아리 똥꼬 아우이! 아리 고추도 아우이! 그러니까 바꾸고 놀자' 하면서 여러 번 시도하곤 하지만 언제나 석연찮아 하는 표정이고 거부하는 몸짓을 하며 피하곤 하는 아리가 오늘은 할머니 똥쌌어요 하는 말을 처음으로 한 셈이다.

비교적 순순히 다이퍼 바꾸는 일에 응해줬다. 할머니 화장실의 세면대에서 거울을 통하여 똥 묻은 엉덩이를 씻는 걸 유심히 보았지.

아리, 잘 했어.

그래 우리 아리는 언제나 무슨 말이든 하면 즉각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도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난 뒤에 꼭 반응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기도 해. 처음엔 못 알아듣나 보다 했지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야. 다 알아듣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제 딴에는 그걸 이해가 된 후엔 스스로 반응을 보인다는 걸 할머닌 잘 알지.

와, 스마트 우리 아리!

 

 

 

 

 


또 하나, 요즘 아리가 구사하는 말 한 마디. 바로 씻 다운!

유 튜브에서 좋아하는 라이너 송이나 에이비씨 송 등을 듣고 싶을 때 할머니를 컴 앞의 의자로 끌고 가서 의자에 앉으라는 시늉을 하면서 손가락으로 의자를 짚으며 하는 말,

"함머니 씻 다운"


또 요즘 아리가 할머니를 부르는 호칭이 달라졌지.

어떻게"

'함머나~'로.

할머니 하고 불러서 할머니가 빨리 가지 않으면 큰소리로 강조해서 부르는 것이 바로 '함머나~'

요즘은 아예 '함머나'로 통용해버리고 있지.


 

 

 

 

 

 

'에이비찌'라고 발음하는 것을 고치게 하려고 '에이비씨' 하고 강조하여 말해준 이후로는 '에이비씨'로 고쳐 발음하곤 하는 아리.

'에이비씨이~'하고 고쳐 발음하느라고 힘주는 모습을 보면 너무 귀여워.

가끔 저도 모르게 에이비찌로 발음이 될 땐 저 스스로도 느끼는지

"에이비찌' 노우, 에이비씨이~"

하고 반복하며 눈을 반짝반짝, 고쳐 발음하고는 스스로 의기양양해하는 모습이라니... 정말 귀여워.


할머니를 컴 앞으로 끌고 가면서

"함머니, 에이비찌, 에이비찌..."

에이비씨 쏭을 보자고 조르면,

"아리 지금 뭐라고 했어?"

그러면 얼른 '에이비씨이'하고 고쳐 말하며 씨익 웃곤 하는 아리.

이그 속이 노란 녀석!